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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타의 일본산책
로타 사진, 강한나 글 / 브레인스토어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성공한 덕후^^라고 자신을 재미있게 소개한 사진작가 로타, 작가에 대해선 미처
알지 못하지만 그래서 더 편견없이 사진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로타의 사진과
사랑스러운 에세이를 쓰는 강한나 작가의 감성 가득 글이 만나 여운이
오래도록 남는 사진집이 완성되었다. 마치 사진과 글을 쓴 작가가 한 사람인 듯
감성의 결과 공감의 폭이 어우러진 사진집 <로타의 일본산책>
'산책'이란 단어 속에 천천히 걷는다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처럼
아주 천천히 느리게 걸어야만 담을 수 있는 소박하고 잔잔한 일상들을 만날 수 있다.
'걷는다는 것은
두 발로 풍경과 마을을
한 땀 한 땀
박음질한다는 것이다"
어떤 시인의 싯구처럼 스쳐지나가는 일상 속 소소한 풍경을 박음질 하듯 세심하게
담은 사진들이 우리들의 가쁜 호흡들을 쉬어가게 하는 여유를 준다.

p.94
선택(チョイス)
모두 똑같이 생겨 보여도 내가 뽑은 너는 분명 다른 얼굴을 하고 있을 거야.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는 법.


"똥 가져가세요"공원에서 만났을 사랑스러운 표지판에 미소짓게 되고,
대합실의 빈 의자, 출근길 인파로 북적이는 시부야의 한 교차로 앞,
일본의 전통 기모노를 입은 여인의 사진이나 자판기천국이라는 말처럼
수시로 만나는 다양한 자판기 사진 등 일본임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진부터
귀여운 고양이의 자태^^ 등 다양한 표정의 일상들이 친근하게 담겨있다.
무조건 가까이서 찍으려는 욕심을 비운 채, 멀리서 넓게 담은 일본의 도시,
그 속의 수많은 사람들의 움직임들이 마치 시간이 정지된 듯한 고요함과 편안함을 주기도 한다.
여행을 처음 시작할 땐 다름이 눈에 들어오지만
오래 다니다 보면 사람 사는 삶의 모습은 어디든 다 비슷하다는 말처럼
놀이터 속 아이들, 공원에서 자전거 타는 사람들, 꾸밈없는 일상의 풍경들,
낯설지 않은 이웃들의 풍경도 만날 수 있었다.
우리가 여행에서 유독 작은 것에도 감동하고 자연에 감탄하는 건 여행지의 풍경이
더 멋질 수도 있겠지만 일상에서는 하늘과 땅과 바다를 눈여겨 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누군가는 말했다. <로타의 일본산책> 이 책 속의 평범하고도 소소한 풍경들이
이토록 사랑스러운 건 작가가 오래도록 눈여겨본 마음의 눈으로 카메라에 담았기
때문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