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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비싼 잡동사니는 어떻게 박물관이 됐을까? - 수집광과 편집광이 만들어낸 박물관의 나라, 영국 26개 박물관 인문학적 탐방기
이지희 지음 / 예경 / 2014년 11월
평점 :

<값비싼 잡동사니는 어떻게 박물관이 됐을까?>읽으면서 감탄 연발한 책이다. 박물관의 천국, 영국이라고 불리기는 하지만 영국여행을 해본적도 없기에 짐작조차 못했는데 대영박물관처럼 널리 알려진 박물관 외에도 곳곳에 숨겨진 정말 보석같은 박물관이 이렇게나 많구나!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틴 프라이어 주한 영국문화원장도 자신도 몰랐던 작가의 박물관 소개에 놀라니 작가의 박물관에 대한 열정이 어느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을 듯. 전에 어느 작가는 더블린에 다녀온 감동을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얘기했더니 "아예 책을 써라 써"라는 친구핀잔에 덜컥 책을 썼다고^^ 작가 역시 '오 이런 박물관은 혼자 알고 있기에는 아까워!'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영국에 친구나 지인들이 온다면 주저없이 이끌고 싶은 곳들로 담았다고 말한다. 작가의 애정이 듬뿍 담겨있는 박물관 이야기는 사진들과 함께 우리를 영국의 다양한 컬렉션의 매력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작가가 아는 사람이 많지않은 숨어있는 보석이라고 말한 윌리스 컬렉션을 비롯 엘섬 궁, 78 던케이트, 안위크 성처럼 저택이 바로 박물관이 된 하우스 박물관의 경우 건축 디자이너의 개성과 함께 집주인의 개성이 고스란히 담기는 듯. 건축의 완성은 살고 있는 사람이라는 말처럼 디자인이 아닌 그 속에 담긴 유물과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자취가 더해져 품격을 더해주는 것 같다.

자유로운 감상평을 마음껏 남기고 낙서같은 자유분방한 후기가 또 다른 즐거움을 주는 맨체스터 미술관, 관람객과의 소통이 풍부한 창의적 전시, 무엇보다 이런 인터랙티브 전시가 나중에 추가한 것이 아니라 기획단계부터 작품과 함께 구성되었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단순히 시대순으로 배열하는 전시가 아닌 주제별 전시나 디지털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지역주민들에 의해 가꾸어지는 텃발 또한 기획전시의 일부가 되는, 개성강한 색다름과 실험정신이 가득한 매력적인 대학박물관, 맨체스터 박물관,
영국의회에서 노예제도 철폐법을 통과시킨 지 2백주년 되는 해에 개관해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
노예무역의 출발점인 리버풀에 있는 국제노예제도박물관,
살아있는 역사 속으로 이동한 듯한 영국의 민속촌, 빅토리아 타운,

지구의 사계절, 아니 극도의 기후변화를 온몸으로 체험해볼 수 있는 에덴 프로젝트,

애호가와 자원봉사자의 열정으로 운영되고 있는 런던 운하박물관, 영국국립수로박물관,
책 속 가상의 인물이니 박물관의 모든 것이 가짜라는 이색적인 기록을 가진,
하지만 드라마로 영화로 끊임없이 재등장하는 명탐정 셜록 홈스의 박물관.....
역사와 특유의 색채가 빛을 발하는 개성이 넘치는 박물관, 진정한 컬렉션의 나라, 영국임을 실감했다. 자신의 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귀족들에 의해 탄생한 박물관이 많음에 영국의 기부문화에 감탄했고 현대인의 삶 속에 자연스레 녹아있는 시민과 함께하는 박물관, 미술관이 부러웠다.
p.6 박물관의 기원은 '호기심의 방'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모든 수집의 시작인 호기심이 관심, 애정, 열정, 수집으로 이어지고 그 감동을 함께 공유하는 공간, 박물관의 탄생으로 이어지지 않았을까....영국의 박물관과 미술관의 다양함을 보며 감탄했지만 무엇보다 수집을 넘어 연구하고 시민들과 함께 하려는 노력이 단순한 유물전시를 넘어서 박물관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해주는 것 같다. 작가는 우연히 접하게 된 미술사 강의를 통해 가슴뛰는 경험이 자신을 박물관학을 공부하게 만들었다고. 여전히 박물관에 대한 열정이 묻어나는 작가의 스물여섯개의 박물관 이야기는 보는 사람에게도 열정과 애정이 전해져 당장이라도 박물관 곳곳을 누비고 싶다는 의욕을 불러일으킨다. 작가의 박물관 애정이라면 미처 소개하지 못한 귀한 컬렉션을 더 보여줄 것 같은 기대감이 든다. 다음 책도 만나고 싶다.

'알고 가면 더 좋은 박물관 잡학'에서는 할인혜택을 누릴 수 있는 회원제정보 등 실용가이드와
각 박물관 소개글 끝에 담겨진 배낭족이나 실속여행자를 위한 교통편 tip도 유용, 시간이 충분하다면 라는 전제하에 알려준 가까운 거리의 또다른 박물관 소개도 빼놓지 말아야 할 실속정보다.


마치 거실같은 편안한 분위기, 영국의 모든 박물관, 미술관이 그런줄 모르겠으나 관람객을 위한 의자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딸아이도 이 사진들을 보곤 자신도 작품을 오래 감상하고 싶지만 다리가 아파서 얼른 나와야 할 때가 많아 아쉬운데 이렇게 곳곳에 쉴 수 있는 의자가 있으면 여유롭게 관람할 수 있겠다며 부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