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이 오던 날 네버랜드 자연 그림책 5
한병호 그림, 김용안 글, 한성용 감수 / 시공주니어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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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망똘망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의 수달표정이 너무나 귀여운 책 표지입니다.
하지만 수달이 오던 날은 기쁜 날이 아니네요.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는 어미 수달 옆의 새끼 수달 그림이 보여주듯, 5월 10일 수달이 센터에 온 날은 어미수달이 차에 치여 죽은 후 사람들에 의해 센터로 온 날입니다. 겨우 몸무게1.5킬로그램의 아주 작은 동물, 생후 2개월된 아기수달입니다.

 

 

 


또 수달이 차에 치여 센터에 들어왔다.
"또!"
라는 글자가 참 슬프게 와 닿습니다.

한달전 들어왔던 새끼수달은 일주일만에 목숨을 잃었다고......
초롱초롱 눈이 별처럼 빛나는 아기수달은 초롱이라는 예쁜 이름을 갖게됩니다. 사람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초롱이는 쑥쑥 자랍니다. 점차 회복한 초롱이에게 이제 보금자리는 너무 좁아보이네요.

 

 

 


넓은 연못과 굴이 있는 야외보금자리로 옮겨진 초롱이는 새를 쫓고 물고기를 쫓지만 쉽지는 않지요. 어미한테 사냥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지만 드디어 9월 20일 첫 사냥에 성공합니다. 훌쩍 자란 초롱이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게 되네요. 겨울을 보내고 드디어 3월 13일 초롱이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날 엄마품 같은 강물에 스르르 헤엄쳐가는 초롱이, 천적인 수달이 돌아온 강물 속 물고기들은 무서워하기도 하지만 초롱이가 돌아온 강물은 한층 생기있어 보이네요.

 

 

 


초롱이를 떠나보낼 때의 바람대로 초롱이가 짝도 만나고 새끼에게 물고기 잡는 법도 가르치며 자연과 함께 하기를 응원해봅니다. 은은한 파스텔 색상과 펜으로 쓱쓱 그린듯한 다듬어지지않은 그림이 오히려 자연 속 풍경과 새끼수달 초롱이의 모습을 더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듯합니다. 그래서 어미 잃은 새끼수달의 두려움이 더 생생하게 전달되기도 하구요.

 

둥글동글한 얼굴에 동그란 눈. 수달은 야생동물이지만 귀여운 모습에 표정까지 풍부해 아이들은 물론 사람들의 귀여움을 받고 있지만 현실은 이렇게 새끼수달의 어미처럼 로드 킬을 당하거나 사람들이 수달의 공간을 잠식해 들어가는 바람에 살 곳을 빼앗긴 수달이 자꾸 사고를 당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뉴스에서는 심지어 길 잃은 수달이 대구의 지하철 역에서 발견되는 일도 있었지요. 홍수 피해를 막는다며 금호강 버드나무를 베어낸 이후...갈 곳 잃은 수달이 그만 길을 헤매다가 지하철 역까지 오고 만 것이지요.
전에 낙동강 하구에코센터의 야생동물치료센터에 견학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들어가 본 적이 있습니다. 날개를 다치거나 상처를 입은 동물들이 힘없이 보호받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안쓰러웠는데요. 수달 뿐 아니라 솔부엉이와 황조롱이, 파랑새, 큰소쩍새, 재갈매기, 고라니 등 다쳐 들어오는 동물들이 연간 900여마리가 넘는다고 합니다. 센터의 강신영 수의사는 사람 사는 세상이 야생동물들에겐 하루하루 불안한 전쟁터나 마찬가지라며 사람들의 배려를 부탁한다고 말합니다. 사람이 지어올린 고층빌딩 유리창에 부딪히고, 농약에 중독되고, 길이 없어 도로를 횡단하다가 다치는 등 인간들은 무심코 지나가는 공간들이 야생동물들에겐 치명적인 지뢰밭같은 위험을 안고 있다는 걸 새삼 알게 됩니다. 그런 환경의 위험을 사진이나 딱딱한 책이 아니라 수달의 눈망울을 자꾸 보게되는 예쁜 그림책으로 수달과 자연의 소중함을 전해줍니다.
전에 강원도의 선암마을에 갔을 때 그 곳에 사는 아저씨는 그 곳의 아름다운 바위 중 하나가 수달바위라고 하시며 천연기념물 제330호인 수달이 사는 곳이라고 수려한 자연환경을 자랑하셨지요.
누군가 수달을 직접 본 적 있냐고 물었을 때 당황하시며 아무 말씀 못하시는 걸 보고 일행들은 웃었지만 그 모습이야말로 사람들이 수달을 대해야 하는 자세가 아닌가 싶습니다. 낮에는 휴식을 취하고 밤에 주로 활동하는 수달을 볼 수 없는게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니까요. 수달이 사는 영역을 간섭하지 않고 자연그대로 살게 두는 것, 그렇게 함께 살아가는 모습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아이들과 함께 새끼수달 초롱이의 성장을 만나보세요~
아이들은 책을 읽으며 자연스레 어미잃은 새끼수달의 외로운 성장을 보고 '수달아, 이젠 오면 안돼' 라고 수달이 더이상 다치지 않기를 응원하게 됩니다. 강물 속에서 힘차게 사냥하는 초롱이를 보며 수달이 어디서 살아야 정말 행복한지를 느끼게 될 거고 또 우리 사람들이 수달들과 공존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하지말아야 하는지 자연스레 배우게 되지요. 그림책 한 권이 선물하는 자연과 수달 이야기, 참 따뜻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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