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抱天) 2막
유승진 지음 / 애니북스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점쟁이 이시경과 함께 펼쳐지는 조선시대 역사와의 만남 2권입니다.
딸 초희와 함께 스승을 찾아나선 이시경, 전국을 누비는 장사치들에게 "완력은 임꺽정이오, 술법 능하기론 정우치, 사람 모으는 재주는 홍길동인 놈이 나타났다고 소문내주시오......나와 스승님이 제일 싫어하는 놈이오. 그 놈이 나타났다는 말을 들으신다면 무덤 속에 계시더라도 깨실 겁니다."이러한 소문을 내달라고 청합니다. 바로 그 놈이 함께 배움을 받았던 정도령임을 짐작케 하는데....더군다나 2권에서는 비로소 눈을 잃게된 사유를 알게 됩니다. 1권에서 "내가 이시경을 죽였소."라는 말로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던 강생원과의 인연의 시작, 24년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화담스승께 훔쳐낸 비책과 귀동냥으로 한 밑천 잡고자 정희량을 사칭하며 앞날을 예언하다가 좌포청 종사관 강현응과 고포교에게 잡히는 소년 이시경, 국법으로 다스리겠다는 종사관에게 스승 서경덕은 말합니다. "그 값을 매와 벌 같은 육신의 고통으로 치룰 수 밖에 없습니까? 호패도 안 나온 어린 철부지에게 국법의 무서움 이전에 세상의 무서움을 가르친 후, 이 나라 조선에 도움이 되는 지혜로운 이로 만들겠습니다......그 아이를 벌하기 보다 못난 스승인 저를 벌해주십시오" 채찍이 아닌 너그로움으로 제자를 사람됨으로 이끄는 진정한 스승, 절세미인 황진이의 유혹에도 오히려 황진이를 감복시킨 대학자 화담 서경덕 선생이기에 철없던 이시경을 깨우치는 큰 스승으로 고개 끄덕여집니다. 어린 이시경을 모질게 고문하는 고도리로 불리는 고포교의 잔혹함과 스승의 인품에 이시경을 풀어주는 강생원이 묘하게 대비됩니다. 고포교의 잔혹한 고문으로 잃었던 두 눈, 마음의 눈을 뜨며 한 쪽 눈으로나마 세상을 보게 된 이시경....하지만 스승은 그리 오래 그의 곁에 있지 못했습니다.
새롭게 스승으로 모시는 전우치를 따라나선 이시경, 전우치의 제자 정도령과 이시경의 만남을 보여주며 새로운 긴장감을 불러일으킵니다. 과연 이시경은 스승 전우치를 만날 수 있을까요? 이시경이 왜 그렇게 스승을 찾으려고 했는지.....그 뒤에 드러나는 정도령의 음모, 나라를 훔치려는 악한 욕심으로 스승을 끌어내려는 정도령과의 악연은 어떻게 펼쳐질지 3권으로 달려가야겠어요^^

 

여전히 경박함과 카리스마가 공존하는^^ 점쟁이 이시경, 그를 둘러싼 인물들이 점점 다양해집니다. 도참서를 만들자며 이시경을 따라다니는 집요한 청년, 길동무로 우연찮게 만난 소곰(소금)장수 여장부 설레, 도적두목 백만석과의 내통을 의심하며 이시경을 쫓는 포교 김복순, 다양한 캐릭터가
녹아있어서 더 재미있는, 그리고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사극분위기가 잘 어울리는 느낌의 그림체가 마음에 드는 만화책입니다. 1권에서도 느꼈지만 야사와 실록의 역사를 넘나들며 보여주는 조선시대, 작가 유승진(필명 하록)의 탄탄한 역사지식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역사의 중요성을 새삼 말할 필요는 없겠지요. 이 책은 이시경이라는 인물이 실존인물이 아니라 작가가 빚어낸 상상의 인물임을 아는 순간 역사를 확인해보고 싶게 하고 더 공부해야겠다는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책입니다. 어른들을 위한 역사만화책이라고 할 수 있을 듯~

 

p.250 서경덕의 시조 [마음아, 너는 어이]
마음아,
너는 어찌 늘 젊어 있느냐.
내가 늙을 때면 너인들 늙지 않겠는가.
아마도 너를 좇아다니다가
남을 웃길까 두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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