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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가족 레시피 - 제1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문학동네 청소년 6
손현주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레시피는 일명 요리법, 음식을 만드는 방법이다. 그 레시피와 어울리지 않는 가족 그것도 불량가족이라니! 불량가족을 만들기 위한 최상?의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여울이네 가족! 밖에서 데려온 자식, 혼외자라는 자괴감을 안고 있는, 지금의 자신이 싫어 코스튬에 빠져있는 여고생 여울이, 여울이만 만났다하면 으르렁대며 욕을 쏟아내는 언니, 다발경화증 희귀병으로 기저귀를 차야하는 스무살 배다른 오빠, 이렇게 엄마가 다른 세 남매에 여든이 넘은 나이에 아들, 손주 뒤치닥거리에 양로원 좀 보내달라는 소원을 입에 달고 있는 할머니, 군더더기 식구에 뇌경색 수술후유증으로 몸이 불편한 삼촌, 힘과 강요로만 몰아부치는 채권추심원 하청일을 하는 불곰아빠까지.....
이보다 더 불량할 수 없다!
우리는 종종 문제아, 문제엄마,.... 이런 소재의 책을 접하곤 한다. 하지만 이렇게 불량가족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가족의 구성원은 좀체 보기 힘들다 싶다. 여고생 여울이가 학교에서 내준 숙제 '자서전'을 써서 보여주는 듯 낱낱이 자신의 불량가족을 이야기한다. 물살이 세게 흐르는 곳을 뜻하는 자신의 이름처럼 여울이의 불량가족은 갈등과 충돌 속에 출렁거린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여울이의 첫사랑 세바스찬까지....절대 인간은 평등하지 않다며 비분강개하는 열일곱 여울이
불량의 반대말은 양호일까 완벽일까 평범일까! 어느 가족도 완벽이라고 쉽게 불리어지지도 않겠지만 또 불량이라고 불리고 싶지도 않을게다. 흩어지면 산다는 아이러니한 여울의 말대로 자의든 타의든 가출을 감행한, 또 흩어져버린 가족들. 하지만 처음보다 더 힘들어진 상황에서 오히려 더 힘을 내는 여울이를 보면 외부의 여건만이 가족을 힘들게 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오히려 가족 구성원 서로가 서로를 힘들게 했었다는....사람은 사랑 때문에 산다는 톨스토이 책 속의 천사말을 믿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아빠에게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책을 건네는 여울이의 마음에는 자신도 낯설어하는 가족에 대한 사랑이 담겨있다. 여울이네 가족의 불량탈출에 작은 희망이 엿보이는 것 같다.
'나같은 아이도 잘 살 수 있는 건지....내게는 희망적인 이야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 희망적인 이야기를, 다른 아이들과 같은 방법이 아닌 자신만의 방법으로 세상을 향해 출사표를 던지는 여울이가 보여주리라 믿어본다. 레시피의 또 다른 뜻인 처방전처럼 이토록 절망적으로 불량하지는 않아도 힘들어하는 가족들에게도 이 책은 조금씩이나마 나아지도록 도와주지 않을까!
추리소설도 아닌데 한 번 잡으면 끝까지 읽고만다.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 시상식에서 작가를 만나서인지 더 정감가는 책. 수원시 장안구 친숙한 지명도 반갑고 무뚝뚝한듯 정감있는 할매의 부산사투리도 정겹다. 불량가족이 오돌도돌 손에 잡힐 듯 바로 눈앞에서 만나듯 입체감있게 생생하게 살아난다. 낄낄 웃기도 하고 어처구니 없기도 하고...여울이가 불퉁불퉁 내뱉는 가족이야기를 읽다보면 우리는 정말 '양호'한 가족일까 아니면 조금 덜한 불량가족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제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건요, 사람들 마음에 사랑이 있다는대 어른들을 보면 사랑이 없는 것 같아요." 여울이의 말
청소년을 많이 접한 작가의 이 책은 그 당시에 가장 힘들게 다가오는 청소년기가 지나고 오면 가장 사랑스러웠던 시기임을 잊고 사는 엄마들에게도 그 시기의 중심에서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에게도 의미있는 책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