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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의 열쇠
타티아나 드 로즈네 지음, 이은선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8월
평점 :
이 책을 여는 순간 역사적 아픔의 장소 '벨디브 검거',프랑스의 숨기고 싶은 역사의 한 장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프랑스만의 역사의 치부가 아님을 알기에, 잊고 지냈던 그리고 외면했던
우리역사의 단면들이 떠올라 함께 미안하고 부끄러워지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1942년과 2002년 60여년 이어져온, 같은 공간인 파리의 한 아파트에서 시간을 교차해서 보여주는
사라와 줄리아의 이야기, 1942년 7월 16일 사라는 갑자기 들이닥친 경찰들에 의해 엄마, 아빠와 함께 어딘가로 끌려가게 됩니다. 네살 남동생을 안전한 곳?, 둘의 비밀의 공간인 벽장 속에 숨겨둔 .....동생이 좋아하는 책을 보고 있는 동안 돌아올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 사라의 믿음에는 자신들을 해칠지 않을거라는 프랑스 자국 경찰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길에서 마주치면 윙크를 보내주던 친절하고 성실한 프랑스 경찰이었기에.... 
"나중에 와서 꺼내줄게.꼭" 사라는 약속하지만 사라의 가족에게는 잔혹한 시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같은 공간이지만 2002년 파리의 아파트로 이사갈 준비를 하는 잡지사 기자 줄리아는 '벨디브 60주년 기념식' 취재를 맡게되면서 1942년 7월 16일 있었던....벨디브 검거사건속으로 한발 한발 다가가게 됩니다. 사라가 위험한 탈출을 하고 벽장에 갇힌 동생을 향해 맹목적으로 달려갈 때 함께 느끼는 초조와 불안, 자신들의 목숨을 걸고 사라를 구해주고 함께 하는 노부부의 감동적인 모습, 줄리아 자신의 가족들과 결코 무관하지 않은 진실을 찾아가는 힘든 시간, 세월의 간극을 넘어 사라와 줄리아가 과연 조우할 수 있을지 마치 추리소설처럼 끌어당기는 묘미와 가해자와 피해자가 아닌 역사의 아픔을 함께 간직한, 육십년동안 비밀을 간직해 온 시아버지의 진한 눈물에서 묵직한 아픔과 감동을 주는 책입니다.
서문에서 작가는 인물들이 허구라고 했지만....사라와 동생, 그리고 1942년 7월 16일 벨로드롱 디베르 일제검거의 아픈 역사현장에서 걸어나온 것 같은 인물들의 이야기는 결코 허구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목숨을 걸고 끝까지 동생에게로 향했던 사라의 용기를 보며 전쟁을 일으키고 아이들과 무고한 사람들을 희생시킨 어른들, "그게 파리에서 있었던 일이야?" "기억이 안나. 안 배운 것 같은데.".... 외면한 후손들에게 기억하라고 잊지말라고 경종을 울립니다. 무엇보다 나치가 아닌 프랑스가 주도한 범죄로, 시라크 대통령이 연설했듯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저질렀기에 변명이 아닌 진정한 용서를 구해야 하는 거겠지요. 동족이 동족을 밀고하고 일본인보다 더 잔혹하게 굴었던, 친일한 사람들을 제대로 재판하지 못한 역사의 잔재와 일제 앞잡이들에 대한 배신감을 역사에서 이미 진하게 느꼈기에 믿었던 프랑스 사람들에게 수많은 프랑스 유대인가족들이 느꼈을 절망감과 배신감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광주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한 5.18민주항쟁, 그리고 55년이 지난 후에야 정부의 사과발표가 있었던 제주4.3 사건도,....죄없는 시민들과 어린아이들까지 폭도와 빨갱이라는 거짓된 이름으로 둘러싸고 희생시켰던 우리 역사에서도 절대 잊지 말아야할, 꼭 기억해야 할 아픈 사건이 우리 역사를 관통하고 있기에 사라의 열쇠가 프랑스의 숨겨진 역사의 치부를 끄집어냈듯 아직도 우리가 외면하고 있는 역사의 진실을 바로보는 열쇠를 우리가 갖도록 해야겠습니다.

p.398 Zakhor. Ai Tichkah.기억할지어다. 절대 잊지 말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