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얼간이
체탄 바갓 지음, 정승원 옮김 / 북스퀘어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아이가 먼저 학교에서 보고와 엄마인 저에게 강추강추해서 함께 본 영화, 카이스트 학생들의 자살사고와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이 행복해 하지 않는다는 뉴스가 우리를 마음 아프게 했는데...
이 영화는 그런 마음까지 아우르며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왠지 통쾌하고 재미있고.... 그 감동을 책으로 다시 느끼고 싶어 읽게 된 [세 얼간이]

정보통신분야의 핵심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인도의 명문 공과대학  IIT, 세 친구 중 가장의 책임감을 지고 있는 알록이 늘 말하는 것처럼 "나는 학위를 따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야 한다고!" 이 학교의 졸업장은 미국으로의 성공보증티켓이라고도 할 수 있는 꿈의 학교! 수재들만 보이는 우리나라의 카이스트와 같은 인재들의 집합소입니다. 작가 자신이 공과대학 출신이어서인지 공학도들의 모습이 더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인도의 명문대학 IIT가 주 무대지만 낯설지 않은 건 공부와 성적에 짓눌리고 있는 우리 학생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고 그들의 고민과 미래에 대한 걱정이 또한 다르지 않음에.....

엄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 구술시험만 보면 얼어붙는 하리와 부유하지만 부모님과 함께 하지 못해 외로운 라이언, 힘겨운 가족의 미래를 양어깨에 짊어진 알록, 이들이 바로 유쾌한 반란을 보여줄 세 얼간이입니다. 선배들의 신입생 길들이기 관습을 단숨에 깨버린 라이언과의 첫만남으로 세 친구의 우정은 시작됩니다. 앞만 보고 달리는 교수들의 고정관념과 틀에 박힌 성적평가시스템 p.37 "계속 공부하고, 시험 보고, 숙제하고....그럼 도대체 새로운 아이디어는 언제 시도해 보지?" 라이언의 부추킴으로 이 불합리한 시스템에 도전하는 세 친구들!
하루에 세시간만 공부하는, 선긋기 프로젝트와 분업과 협동으로 과제 제출하고 나머지는 하고 싶은 일을 하자는 달콤한 도전부터 시험지를 훔치려는 무모한 시도까지...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세 친구의 이야기에 푹 빠져들어 읽었습니다. 


학과장의 딸 네하와 사랑에 빠진 순진한 청년 하리의 모습도 슬몃 웃음 짓게 만들고, 엄하고 차갑게만 보이던 교수 체리안의 부성애도 감동적이었어요. 무엇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푹 빠진 라이언이 보여주는 열정과 도전이 즐거웠어요. 초등학교때나 했던 시험지 훔치는 상상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무모함을 보이는 세 친구를 보면 얼간이라는 제목이 어울려보입니다. 평가시스템에 척척 적응하고 어떤 고민도 없이 책상에 앉아 공부만 하는 학생들에게 이 세 친구는 얼간이, 바보로 보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먼 인생의 행로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그들이야말로 지혜로운 사람들 같네요. p.125 "우리 자신의 뜻에 따라 사는 겁니다.....이 시스템 안에서 나는 내 친구들을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나의 우정이 이 시스템을 이길 겁니다." 라고 말한 라이언의 말대로 그들은 그들의 길을 당당하게 찾아간 것 같아요.  

교실을 감옥에 비유할 정도로, 12년의 학교생활을 출소한다는 뜻으로 두부를 먹는 퍼포먼스를 보인 고등학교 졸업한 학생들의 퍼포먼스를 신문에서 보았습니다. 학교와 집, 학원 숨쉴틈 없는 공간에서 답답해하는 아이들....마음을 들여다봐주기보다는 성적으로 평가하고 잔소리하기 바쁜 어른들도 함께 읽어보아야할 책입니다.

이 책을 옮긴 역자도 번역이 끝났을 때 주위사람들의 한결같은 질문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영화가 더 재밌어? 책이 더 재밌어?" 그럴 때마다 역자의 대답 또한 한결같았다고 합니다. "둘 다. 전혀 다른 에피소드도 있지만, 같은 내용도 전혀 다르게 느껴지거든. 보면 알아."
저도 누가 물으면 이렇게 답할 수 밖에 없네요. "영화와는 또다른 감칠맛을 내는 책의 재미에 빠져보세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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