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가는 은빛 그물 ㅣ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66
황선미 지음, 윤봉선 그림 / 시공주니어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명하처럼 어린 시절 물장구치던 냇가와 조금만 걸어가도 만날 수 있었던 푸른 바다가 지척이었던.....고향! 하지만 이제는 옛모습이 아니라 씁쓸하기만 합니다. 황선미 작가도 자신의 고향을 볼 때마다 그런 슬픔과 아쉬움을 느꼈기에 사라져가는 자연에 대한 아쉬움을 명하의 이야기에 담아 우리에게 전해줍니다.



쉰에 자신을 낳은 아버지 때문에 쉰둥이, 늦둥이라고 놀림받는 게 누구보다 싫은 명하
게다가 얼마전까지 자신과 놀았던 친구 귀영이마저 열 살 생일이 지났다고 자신을 외면하고 형들과만 어울려 심통이 날대로 났지요. 명하는 이런 차별을 받는 게 다 아버지 탓인 것만 같아....억울하고 명하가 얄밉고 속상하기만 합니다. "넌 조금 더 커면 시켜줄게...." 라는 말에 속상하고 어제까지 했던 놀이가 유치해지고 언니나 오빠가 하는 사소한 행동조차도 위대해보이는^^ 그런 어린 시절의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었기에....마치 성인식처럼 열 살이 지나야 가질 수 있는 그물과 뱀장어잡이를 하고싶어 안달하는 명하가 이해되고 형들과 뱀장어 잡는다고 으시대는 귀영이가 얄밉기도 하고 귀엽기도 합니다.

마흔 넘어 나를 낳으신 엄마 덕분에 엄마를 할머니로 오인받아 섭섭하고 화났던 나의 어린시절이 겹쳐지는 늦둥이 명하와 어른인척 잘난척 으시대는 귀영이, 그리고 바닷물이 막히기 전 아이들이 바다 속에서 첨벙대는 모습이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사람들이 만든 방파제로 인해 바닷길이 막히고 실뱀장어가 더이상 찾아오지 못하는 소사천의 삭막함이 더 답답해집니다. 바닷물 들락날락하는 생명이 숨쉬던 소사천이 사람이 만든 방파제로 점점 죽어가는....더이상 뱀장어가 없는 소사천은 아이들의 놀이터가 될 수 없지요. 
p.90 "이제 저기는 들어가지 마. 흐르는 물은 막히면 죽는 거여. 죽은 물에 몸 담그면 쓰간디."

"이놈아, 제대로 커서 제대로 살아봐야 할 거 아녀! 그래야 아비가 떳떳하지. 고작 실뱀장어처럼 크지도 못하고 죽으면 이 아비는 어쩌라고!" 다 자라지도 못한 실뱀장어를 잡은 걸 미안해하는 명하.... 하지만 그 뱀장어가 다시 자신의 고향인 바다로 나가지 못하게, 숨쉬지 못하는 소사천으로 만든 우리 어른들의 잘못이기에 더이상 그런 자연의 풍성함을 전해주지 못한 우리를 부끄럽게 합니다.
이제 더 이상 은빛 그물을 펼치며 뱀장어와 함께 헤엄치지 못하는 명하의 뒷모습이 참 안쓰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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