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오노 나츠메의 작품을 이전에 읽어본 적이 없어 낯설기도 했지만 사실적이면서 섬세한 그림을 좋아했던 내게는 다소 엉성하고 대충 그린 듯한 그림에 극중 인물을 헷갈려 하기도 해서 딸아이한테 그림 보는 눈이 없다고 꽤나 한소리 듣기도 했지요. 그런데 이 책! 한 번 보고 끝나는 책이 아니라 두 번 세 번 보게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제목처럼 간단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이 이야기는....슬프고 아픈 이야기인데도 차갑거나 마냥 어둡게 느껴지지 않는 건 너무도 순수한 남자 이안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때 묻지 않고....원석 그대로인.... 이안의 어이없는 죽음으로 시작된 이야기....책을 읽기 시작한 처음에 나도 놀랐고 또 이안의 삶이 더없이 아파서 '만화가 이래도 되는 걸까?' 싶었지만 어느새 책에 빠져듭니다. 아빠의 눈을 피하기 위해 거리 부랑자를 애인처럼 보이게 하려던 아이린의 눈에 띈 이안, 3년후 같은 날 이곳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 장소에 온 이안은 기다리던 그녀를 만나기 하루 전 어이없는 죽음을 맞고 맙니다. 그것도 그가 사랑하는 그녀의 딸로 인해 비롯된.....친구 짐이 늘 말하듯 "정말이지 네 인생은 굉장해. 영화보다 더 영화같아. 네 이야기를 소설로 쓰겠어" 이안의 삶....친부가 딸을 임신시키는.....추악한 범죄와 복수심으로 태어난 아이, 이안 하지만 너무도 맑고 순수해서....그 추악한 일들이 비현실적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누가 봐도 가장 절망적인 삶을 살았던 이안이 오히려 다른 사람들을 위로하고, 그로 인해 힘을 얻습니다. 가족을 떠나려 했던 그녀와 만났을 때 그녀가 묻지요. "즐거워요?" "그런가봐요"."다이너 앞에서 내가 즐겁냐고 물었을 때 왜 그렇다고 대답한 거예요?" "...즐겁지 않은 얼굴을 하고 있길래...그렇다면 상대적으로 나는 즐거운 게 아닐까 싶어서...." 그녀의 표현처럼 그보다 더 많은 걸 가진 우리들보다 훨씬 더 많은 걸 품을 수 있는 사람, 단지 가족과 함께 하고 싶었던, 가족을 위해서 그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은, 이안이라는 남자의 맑은 얼굴이 마음을 관통하는 것 같습니다. 글이 많지도 않아 금방 읽을 수 있지만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조심스레 넘겨보게 되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