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2 - 본격 막걸리 만화, 그 두 번째 이야기
이종규 지음, 김용회 그림, 허시명 감수 / 북폴리오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우리네 음식 중에서도 기쁜 일이 있을 때는 기쁨을 확인시켜 주고 슬플 때는 위로가 되고 화가 날 때 친구가 되어주는 술, 그 중에서도 우리의 술, 막걸리 이야기를 태호라는 청년의 이야기를 통해 전해듣고 있습니다. 진솔한 그림과 내용으로 우리를 이끄는 만화라는 형식으로요. 2권부터 만화에 색채가 들어가서 더 생생하게 이야기가 다가오네요.



 

불법인 줄 몰랐지만....허가없이 할머니의 술을 팔아 영업정지를 당하고, 설상가상 대책없이 주먹을 휘두른 태호는 경찰서 신세를 지게 됩니다. 할머니는 태호걱정으로 어쩔 줄을 모르는데.....이 때 조선주조의 연구원이자 고향친구이기도 한 준한이 할머니를 찾아오지만 찾아온 목적이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태호를 도와주겠다는 명목하에 할머니의 술 만드는 비법을 계약서라는 한 장 종이와 오천만원의 돈으로 몽땅 훔쳐가는 준한 아니 그 뒤의 기업 조선주조. 하지만 ......경찰서를 나온 태호 곁에 할머니는 더이상 없습니다. 할머니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후 자포자기하며 점점 더 황폐해지는 태호

저의 어린시절 기억에도 시큼한 술냄새가 잔상으로 남아있지만 태호가 기억하는 할머니에게서 나던 술냄새는 진한 슬픔이었네요.



할머니 술에 매료당한 여배우 보미와의 취중 진담에 나온 태호의 진심....어린시절 좋아했던 새콤달콤 술익는 냄새가 부모님의 죽음과 할머니의 자책감으로 더이상 좋아할 수 없는 슬픔의 냄새로....."그때도 할매 손에서 막걸리 냄새가 났어." "울 할매는 자기 팔자가 사나워서 남편도 자식도 다 잡아 먹었대. 그래서 ...다 미안한대......나한테 전부 다 미안하대." 태호가 아무 이유없이 그렇게 막 살지는 않을거라고 1권에서 짐작했는데 역시나 태호의 아픈 어린시절이 가슴을 찡하게 하네요. 그리고 혼자 남은 태호의 외로움도...... 2권은 슬픔이 진하게 배어나오는 막걸리 이야기였습니다.

단지 많이 팔아야 한다는...목적으로 제조된, 조선주조의 라벨만 붙인, 실체도 없고 맛도 없는 '전주 할매 막걸리' 인기리에 판매됩니다. 하지만 할머니의 맛을 살려보자고 권유하는 대작주조 강명민을 중심으로 양조기술자 구인광고를 보고 전화하는 나영, 명함을 주고 간 명민에게 향하는 태호, 이렇게 할머니의 술맛을 기억하는 세사람이 모이기 시작하는데....할머니 술맛은 이대로 속절없이 사라지고 마는 걸까요?

"어이구 우리 강아지~"하시며 반갑게 맞아주시던 할머니를 떠올리며....태호 할머니의 영정 앞에 막걸리 한 잔 올립니다...

막걸리 학교 허시명님의 [허시명의 막걸리 이야기]를 통해 손쉽게 사먹던 저렴한 술로만 알고 있던 막걸리에 대한 이야기 뿐 아니라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전주의 문화와 음식에 대한 이야기, 누룩, 이화주 등 다양한 술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할머니가 담던 술맛을 찾기 위해서 왔습니다 " "돌아가신 외할머니의 술을 재현하고 싶어서 찾아왔습니다" 막걸리 학교를 찾은 중년 사내들이 종종 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촌 할머니들, 우리네 할머니들이 빚던 술 속에 한국술과 한국막걸리의 진정한 뿌리가 담겨있다고.....태호 할머니의 손과 땀으로 빚은 술 맛, 한국 막걸리의 진정한 맛이 다시 되살려지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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