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또 올게 - 아흔여섯 어머니와 일흔둘의 딸이 함께 쓴 콧등 찡한 우리들 어머니 이야기
홍영녀.황안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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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리운 엄마라는 이름.....아흔 여섯의 어머니가 예순의 늦은 나이에 한글을 배워 삐뚤빼뚤 쓴 일기에 담은 가슴 속 이야기와 그 어머니의 딸이 어머니가 없는 빈 뜨락에서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쓴 사모곡이 함께 담긴 책입니다. 16년 전 우연히 옷장에서 발견한 어머니의 일기장 8권! 공책에 꽉 채웠던 어머니의 가슴 속 이야기는 자식들의 손에서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고 합니다. 그 후 절판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노후의 삶을 꾹꾹 눌러썼던 어머니의 글이 이렇게 따스한 책으로 다시 나왔습니다.

 

넉넉한 형편이었음에도 여자는 공부할 필요없다며 동생 돌보게 하고 일을 시키는 바람에 글자 모르는게 평생 한이었던, 아들 하나 어릴 때 병원 늦게 데려가 속절없이 보내야 했던 슬픔까지..... 우리 친정엄마와 너무도 꼭 닮은 홍영녀할머니 할머니의 모습에 우리 엄마도 이렇게 가슴 속에 못 풀어놓은 이야기가 많았을까 싶습니다. 홍영녀 어머니가 남기신 글은 바로 우리 친정엄마가 하시고 싶은 말씀 같습니다.

 

"내 가슴 속에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꽉 찼다......" 잠 안오는 밤 일기장 위에 남기신 글에는 어머니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평생 마음의 상처로 남은 아홉달 밖에 살지 못한 자식의 죽음, 자식들에 대한 걱정,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남편을 떠나보내고 막막하고 서러운 마음, 인생에 대한 이야기,...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모두 마음을 깊이 울리는 고운 시입니다.



육남매에게 보내는 편지는 세상의 모든 어머니가 자식들에게 해 주고픈 말입니다.

눈시울이 붉어지는 책을 덮으며 '엄마, 엄마' 자꾸 불러보게 됩니다. 눈뜬 장님으로 글을 배우지 못해 답답해하셨던 엄마, 엄마에게 한글을 가르치려다 내 조급함에 짜증을 내고 말았던 그때를 반성해봅니다. 막내딸에게 "자꾸 이자뿐다. 아이구 내가 바본갑다." 라고 한탄하시던 엄마의 부끄러움을 타박하기만 했던 못난 딸입니다. 배운 것 없어 글은 몰랐지만 돈을 헤프게 쓰는 걸 보시곤  "와? 밑에 돈이 아야하더나?" 밥투정하는 손녀에게 "숟가락이 빌러 안간다..." 정곡을 찌르는 재치있는 말로 우리를 꼼짝못하게 하셨던, 책에서는 배울 수 없는 삶의 지혜가 가득한 엄마를 생각하니 자꾸 잊어버린다고 민망해하시더라도 글을 배우게 해 드릴걸.... 콩쥐팥쥐, 춘향전,.... 재미난 동화책 읽을 수 있게 도와드릴 걸 후회가 밀려옵니다.

 

‘엄마는 상식적으로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아온 인생이 아니야. 엄마는 엄마가 할 수 없는 일까지도 다 해내면서 살았던 것 같아. 그러느라 엄마는 텅텅 비어 갔던 거야.‘ [엄마를 부탁해] 둘째딸의  독백처럼 주고 또 주어도 더 못주어 안타까워하는 우리들 어머니의 깊은 사랑을, 자식들에겐 말 못했던 어머니의 마음을 만날 수 있는 책입니다. 엄마라고 자꾸 불러보고 싶게 그리고 엄마 목소리가 듣고 싶어지는 책입니다. 그리고 전화번호 열자리만 꾹꾹 누르면 "누고?~막내가" 라고 대답해주는 엄마가 있어서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는 책입니다.

 

"엄마, 나 또 올게.".....평생을 '또 온다' 는 말에 자식을 기다리다 가신....어머니를 향해 '...전화라도 자주 해드렸다면, 엄마 곁에서 하룻밤만 더 묵었더라면.....그랬다면 엄마가 얼마나 기뻐하셨을까.'후회를 하는 큰딸의 마지막 글에 또 눈물이 납니다.

 

'책 제목처럼 "엄마, 나 또 올게." 하고 인사하지만 엄마가 세상에 안 계셔서 다시는 찾아갈 수 없는 이들은 울게 되고, 엄마가 아직 살아 계신 이들은 한 번 더 찾아뵙고 좀 더 자주 전화를 드리게 만드는 이 책을, 정든 고향집 음식처럼 천천히 맛있게 음미해보시기 바랍니다." 이해인님의 추천사처럼 언제든 "엄마~" 하고 부르면 반갑게 대답해주시는 엄마가 계셔서 너무 다행인 저는 오늘이라도 달려가서 얼굴 한 번 더 보여드리고 엄마가 쓰지 못하신 이야기 들어드리고 싶습니다.



 

http://www.kbs.co.kr/2tv/sisa/human/vod/vod%2C1%2Clist%2C81.html

책을 읽고 2005년 방송됐던 [인간극장] 홍영녀 할머니의  [그 가을의 뜨락]을 다시 보았습니다. 햇님에게 감사인사를 시작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할머니의 글을 보고 싶다는 말에 "말도 안되는 소리야"라고 쑥스럽게 내미시지만 모두 마음을 울리는 고운 시였습니다. 칠순의 나이에 손자에게 등넘어 배운 한글로 써내려간 할머니의 일기와 아낌없이 자식들에게 주고 또 주는 어머니의 마음이 짠해지는....."언제 갈지 몰러...."씨앗 봉지 하나하나 손글씨를 쓰시는 할머니, 이제는 뵐 수 없음에 마음이 아파지는 방송이었습니다. "저 이제 가요~"라는 스태프의 인사말에 "밥 먹고 가, 밥 먹고 가야지" 한달 동안 함께 했던 스태프들에게 일일이 손수 지은 채소를 건네시는 할머니의 포근한 마음을 만날 수 있는 방송도 책과 함께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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