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이야 진메야
김용택 지음, 정순희 그림 / 살림어린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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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린시절, 그보다 더 너머.... 가끔 장난기 묻은 얼굴로 "엄마 어릴 적 옛날 이야기해주세요" 라고 졸라듣던 우리 부모님의 어린시절 이야기같기도 한 정감가득한 이야기다.
평생을 맑은 동심의 아이들과 함께 하신, 섬진강 시인 김용택 선생님의 순수한 글의 원천이 아닐까 싶은 고향이야기, 초등학교 2학년 아이들만 가르친, 지금도 눈가에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지으시는 김용택 시인의 첫 장편동화 '옥이야 진메야'는 알고보니 15년된 푹 삭은 동화다.
15년전 첫 선을 보인 이후 '정님이'란 제목으로 선보이기도 했다가 다시 원래 이름으로
우리 앞에 찾아온 진솔하고 정겨운 동화다. 정순희 작가의 수채화 같은 그림과 만난 책표지의 소박한 풍경이 먼저 친근하게 다가오는데 살짝 들여다 본 속 표지도 한 폭의 그림이다! 

 



진메 마을, 많아봐야 서른 여덞 집 정도가 옹기종기 살고 있는, 앞산과 뒷산 사이 집과 논과 밭,
강변이 마을의 전부인 자그마한 산골마을 잘난 사람도 못난 사람도 없는 마을 조곤조곤 진메마을을 길안내 해준다. 물이 차서 찬 샘, 슬픈 사연 있는 각시바위, 평평한 밭이라 평밭. 풀쩍 뛰어 건너야 해서 뛰엄바위, 슬픈 사연이 있는 각시바위......그림이 그려지듯 몽글몽글 진메마을의  풍경이 그려진다. 동네마다 비슷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이야기를 담고있는 동네사람들에 의해 불려지던 산이름과 강이름 속에 마을사람들이 나누던 따스한 정도 함께 묻어있는 것 같다. 지금의 나를 보면 아무도 믿지 않지만 앞산, 뒷산을 날다람쥐처럼 뛰놀았고 해가 질 때까지 숨바꼭질,...하며 즐겁게 자연 속에서 자연과 뒤엉켜 놀았던 이런 기억들이, 바쁜 일상에 쫓겨 저만치 묻어두었던 따스한 추억들이 스물스물 올라오는 책이다.
 


전쟁이 끝나 삭막한 동네에 교실도 없는 운동장, 모두가 비슷하게 가난하고 힘들지만
인정 넘치고 살가운 마을, 동네잔치가 되는 학교 운동회, 서로서로 품앗이 해 집을 올려주고
나누어 먹고 살뜰히 챙겨주는 오순도순 마을의 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진달래꽃과 함께 온 옥이는 어느새 소년의 마음에 두근거림과 함께 다가오는데....
칡잎에 싼 빨간 딸기로 마음을 전달해준 옥이한테 업히고 싶어 오래오래 발가락 붕대를 풀지 않는수줍은 소년, 작별인사도 제대로 못한 '소나기'의 소년과 소녀처럼 아주아주 먼 발치에서 떠나보낸 옥이와 산골소년
동족끼리 싸운 전쟁의 상흔이 옥이의 아버지 무덤을 통해 잔잔하게 그려지고 그 전쟁의 상처마저 서로 품어안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따스한 울림을 준다. 작가의 말 그대로 사람들의 마을이자 작가의 어린시절이 풍덩 담겨있는 마을에서 문득 찾아왔다 갑자기 떠난 옥이와의 덜여문 순수한 사랑이야기가 알싸하게 전해진다.

과거로 돌아갈 수 없기에 요즘 아이들은 이제 경험할 수 없는 곰살맞은 자연이야기
소박하고 진솔한 김용택 작가의 손에서 시처럼 쓰여진 동화책, 이 책으로나마 조금은 체온을 전달 될 수 있을 것 같다. 김용택 작가의 고향이자 어린시절 이야기이면서도 친정엄마가 들려주시던 옛 이야기같은 아련한 그리움과 추억이 함께 묻어나오는 책, 따스한 그림과 글로 인해 마음속 고향에 다녀온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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