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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야구부의 영광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야구하면 떠오르는 도시 부산에서 나고 자란데다 오빠들의 세뇌로 어릴 때부터 야구에 빠졌던
나는 지금도 야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물론 아이들을 키우면서 야구와 점점 멀어지긴 했지만......촌스러운 하늘색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친근하게 기억하고 김용철, 김용희 선수를 응원했던,부산이 고향이 아닌 아이들도 모두 롯데를 응원하게 만든 영원한 롯데팬이다^^
오빠 따라 가 본 사직구장의 드넓은 초록구장을 처음 봤을 때의 그 통쾌함과 열기는 아직도 생생하다. 얼마전 본 영화 [글러브]에서 듣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못하는 청심고교 야구부의 소리없는 열정에 감동했었는데 1승 1무 265패 이 믿을 수 없는 전적의 서울대 야구부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궁금하다. 가만..... 그런데 서울대도 야구부가 있었나? 그런 의문이 먼저 들었다.
대한민국 학부모들의 최종점이기도 한 1% 수재들의 집합체인 서울대 학생들이 야구까지 하나? 싶은데.....
서울대 야구부의 투수였고 한때 잘나가는 영화투자사의 실세였으나 지금은 직장도 가정도 실패한 지치고 지친 중년의 남자 김지웅, 그가 마치 궁지에 몰린 쥐처럼 더이상 도망칠 곳이 없을 때 미칠 듯이 생각난 사람은 14년전 서울대야구부의 감독님이었다.
인생의 작전타임을 요청하는 그에게
"생각하기 나름이다. 지금 니 상황에서는 직장도 잃고 가정도 깨지고 앞이 깜깜할지도 모르겠지마는 내가 보기에 니는 절망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야구는 9회말 투아웃부터 아이가? 인생도 마찬가지다." 그의 역전은 과연 가능할까? 인생에 한 번이라도 내가 던지고 싶었던 공 하나쯤은 던지고 싶다는 그의 꿈은 바로 자신의 야구이야기를 영화로 제작하는 것이었고 뒤늦게 찾은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면서 매번 지기만 했지만 끝내 포기하지 않았던 야구부의 이야기를 찾아 다닌다. 14년이 지난 뒤 야구부의 기억이 저만치 사라진 그들은 야구라는 꿈을 향해 달려온 바보같은 프로야구 2군 포수의 삶을 살고 있는 한 사람을 응원하러 모인다. 그토록 듣고 싶어하던 관중들의 응원으로 가득찬 사직구장에서.....실제 사직구장에서 그의 마지막 은퇴경기를 응원하고 온 듯 가슴 벅찬 감동이 퍼진다.
"저만큼 경기에서 많이 져 본 선수도 없을겁니다. 패배는 두렵지 않았습니다.
패배를 반복하면서 꿈을 잃고 열정이 식을까봐 두려웠습니다. 함께 꿈을 꾸고 뛰어준 야구부 부원들과 감독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돌아보면 참 좋은 시절이었습니다."
3개월의 이혼유예기간과 그의 꿈찾기는 함께 진행되는데 14년전의 야구부의 스토리와 현재의 자신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내내 42살 불사조 박철순의 잊을 수 없는 은퇴경기, 연습생 장종훈의 신화, 인생 최고의 한 경기 이후 불꽃 같은 삶을 태우고 간 해태의 김상진 선수,.....수많은 감동과 벅찬 희열을 우리에게 전해주었던 그들의 땀과 열정이 만든 경기들이 때로는 어렴풋이 때로는 선명한 기억으로 겹쳐지면서 순식간에 나를 야구장으로 데려가는 책이었다.
서울대 야구부의 이야기지만 야구의 규칙을 몰라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도저히 따라할 수 없을 것 같은 대한민국 1% 수재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꿈을 버리지 못한 바보들의 꿈같은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정말 영화로 만들면 꼭 보고 싶은 영화 1순위다.
국가대표, 우생순,....하나의 꿈을 향해 달려간 그 바보같은 열정 '단 한 번도 질거라고 생각하며 연습한 적은 없었으니까 항상 믿었으니까 적어도 믿으려고 애썼으니까' 이 고스란히 느껴지기에.....이 책을 덮으며 꿈을 포기하지 않은 아니, 못하고 있는 세상의 모든 장태성을 응원한다.
또 작년 2월 기적을 못내 바라는 우리 팬들의 소망에도 불구하고 10년의 투병생활을 마감한 롯데의 영원한 포수 임수혁 선수의 명복을 마음속깊이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