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일의 신 택리지 : 충청도 - 두 발로 쓴 대한민국 국토 교과서 ㅣ 신정일의 신 택리지 5
신정일 지음 / 타임북스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18세기 이중환이 마음 편하게 살 곳을 물색하며 떠돌아다닌 20여년의 국토답사 끝에 내놓은 그 결과물이
우리가 역사시간에 배운 이중환의 [택리지]다. 택리지는 정감록과 함게 조선후기 가장 많이 필사된 베스트셀러였단다.
그만큼 현장에서 건져올린 생생한 정보가 많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우리땅 걷기모임 대표이며. 문학사학자이며 역사작가이자 도보여행가 신정일작가
1980년대 중반부터 작가가 30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우리나라의 산촌을 역사를 사람들을 두발로 또 가슴깊이 담아와
우리에게 신택리지라는 이름으로 만나게 해준다. 김용택 시인이 그런 그를 김정호 귀신이 씌었다고 표현할 정도로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쓴 신정일의 신택리지는 이중환의 택리지로부터 250여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과거와 현재의 역사지리서가 교차하는 듯하다.
옛날 충청동의 모습을 떠올리며 또 변모상을 되짚어보는 방식으로 만난 신택리지에서 옛모습과 지금의 충청도가 씨줄날줄처럼 교차하며
숨어있던 충청도의 숨맥이 느껴지는 것 같다.
전에 거북이투어로 공주와 부여를 잠깐 다녀온 적이 있지만 충청도는 경기, 서울과 가까운 팔도의 한 도로 그리고
근래에는 행정수도권 이전으로 들썩이던 지명일 뿐이었는데......
충주와 청주에서 한 자씩 따 온 충청도
가야산 자락의 내포 땅부터 청주의 상당산성까지.....충청도를 오르내리며 특히 삼국 중 백제의 흥망성쇠와 함께 하기도 한
충청도의 속살과 역사를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오늘의 충청도에서 옛모습의 충청도를 떠올리게 하는 시구와 문장들,
그리고 충청도에서 나고 자란 역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 과거에 불렸던 지명의 유래와 세월의 흔적과 계발이라는 이름 앞에 사라져가고 있는
현재의 충청도를 함께 만났다. 충청도 곳곳에서 만난 옛 인물들의 이야기는 지리서라는 이름을 뛰어넘어 골골마다 숨어있던 역사를 펼쳐보여주는 것 같다.
지방의 특산물, 마을의 전설, 논산의 3대 명물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 등 충청도가 담고 있는 재미난 이야기도 듬뿍 실려있는 이 책을 혹시나
제목과 두께만 보고 슬쩍 피해가는 실수를 범하지 말기를....지금의 모습만 휘돌아보는 사진만 화려한 그 어떤 여행서보다
훨씬 알찬 충청도를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이문구의 관촌수필 중 '세월은 지난 것을 말하지 않는다. 다만 새로 이룬 것을 보여줄 뿐이다. 나는 날로 새로 이루어진 것을 볼 때마다
내가 그만큼 낡아졌음을 터득하고 때로는 서글퍼지기도 했으나 무엇이 얼마만큼 변했는가를 알아내는 것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의 내용처럼 세월에 따라 변화한 우리네 국토를 이렇듯 알뜰히 살펴보며 사라진 것에 대한 아쉬움과 쓸쓸함 뿐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지켜내야할 우리땅의 소중함도 발견할 수 있을게다.
누구도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초라한 입석이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겨진 고구려 비석임을 발견한 것은 바로 발로 또 마음으로
우리것을 찾아다닌 향토인들이었다. 오늘 신문에서 서울에는 스토리가 없다는 차가운 논평을 읽었다.
신정일의 신택리지 [서울.경기도]는 아직 읽지 못했지만 우리 서울 뿐 아니라 방방곡곡에 스토리가 없는게 아니라
우리가 몰랐을 뿐이라는 사실을 신택리지를 읽으며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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