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실크로드와 둔황 그리고 혜초와 함께하는 서역기행]이라는 제목으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그 전시의 중심에 우리가 1300여년만에 만나는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원본이 있다. 하지만 전시회를 만나기 전의 내게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은 학창시절 시험을 위한 암기대상일 뿐이었다. 전시회를 다녀오고 이 책을 읽고 역사스페셜 속의 어렴풋한 발자취를 함께하면서 혜초스님과 그 위대한 기록 왕오천축국전에 대한 무지를 반성하고 또 이제라도 알게됨을 감사하게 생각했다. 더불어 3월17일까지밖에 만날 수 없는 소중한 문화유산인 그 여행기를 다시금 만나고 와야겠다. 책 첫머리에 저자는 인류의 역사는 일종의 그림조각 맞추기와 같다고 했다. 남겨진 역사흔적이나 유물을 통해 시대와 공간을 넘나드는 그림을 완성해나가는.....역사의 조각을 채우기도 하고 새롭게 쓰기도 한다고 말이다. 책이름도 저자 이름도 떨어져 없어진 한 권의 두루마리를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이라고 알아볼 확률이 얼마나 될까? 하지만 장경굴이라 불리는 둔황석굴 17굴에서 그 두루마리를 펼치면서 혜초의 여행기를 알아본 프랑스의 펠리스에 의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혜초의 왕오천축국전! 불과 100여년전에 발견된 이 여행서가 21세기의 우리를 8세기의 인도와 서역으로 안내하고 있다. 구법의 꿈을 안고 당나라로 간 혜초는 스승 금강지의 권유로 불교가 탄생한 스승의 나라 인도로 떠난다. '천축'은 5개 나라로 이루어진 인도를 일컫는 말로 뱃길로 인도로 간 혜초는 동천축에서 북천축까지 자신이 직접 다녀간 기록을 남겼으며 들르지 못한 나라에 대해서도 묻고 또 들어서 기록했다. 이 책에서는 장경굴에 묻혀있던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이 세상 밖으로 나온 이야기부터 혜초의 여행기를 따라 함께 여행하듯이 펼쳐진다. 현재의 지도와 복원된 유적의 그림이나 사진자료 등 옛자료들에 숨을 불어넣어 다소 어려운 지명에도 불구하고 여행기의 기록이 생생히 전달된다. 혜초는 책제목의 인도 뿐 아니라 중앙아시아와 서아시아의 여러나라들을 다니면서 역사, 정치, 문화, 풍습, 종교 등을 사실적으로 기록 그의 여행기는 중세 세계사 연구의 귀중한 사료원천이 되고 있다고 한다. 왕오천축국전에서 특이할 만한 것 중 하나는 각 지역의 이름을 그 지방 사람들이 발음하는대로 적어놓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록은 당시 지역이름이나 나라 이름이 실제로 어떻게 불렸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귀중한 역사적 사료가 된다고 한다. 227행 총 6000여자 40여개의 나라에 대해 기술한 왕오천축국전 그 일부의 기록만으로도 우리를 전율시키는 왕오천축국전 동서양의 많은 학자들이 연구하고 있음에도 원문의 완전하고 정확한 복원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또 혜초의 생애에 관해서도 모르는 것이 아는 것보다 훨씬 많을 뿐더러 기록에 남아있는 것마저도 제대로 알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하니 안타깝다. 떨어져나간 두루마리처럼 혜초의 기행 앞 뒤의 기록이 너무나 없는 아쉬움..... 남은 그림조각 맞추기는 이제 우리 몫이 아닐까 싶다. 3월 17일이면 다시 돌아가야만 하는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을 놓치질 말기를.... 잠깐이라도 보고 온 아이들이 그 여행기에 담겨있는 책너머 세상과 혜초의 열정과 도전을 오롯이 배우기를 또 일시적 대여가 아닌 온전히 우리 품으로 돌아오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