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 이대 - 하근찬의 대표 단편소설 ㅣ 아이세움 명작스케치 5
하근찬 지음, 오승민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수난 이대는 짧은 단편이 얼마나 깊이있게 역사의 아픔을 보여줄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책이다.
전쟁과 역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겪어내고 또 살아내는 부자의 모습이 내내 뇌리에 남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말도 있지만 이 책의 만도부자의 대물림되는 수난은 참으로 기가 막히다.
일제강점기에 팔하나를 잃은 아버지와 육이오 전쟁으로 다리 하나를 잃은 아들
[수난 이대]는 우리나라가 가장 힘겨워하던 시기,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의 아픔 속에서 이대에 걸친 우리민족의 수난사를 함축해서 보여준다.
작가 자신이 직접 목격한 일제 강점기의 태평양전쟁과 6.25 전쟁이었기에 이렇듯 생생하게 들려줄 수 있지 않았을까!

6.25 전쟁에 참전한 삼대독자 아들 진수가 죽지않고 신통하게 살아돌아온다는 소식에 어깨춤이라도 덩실거리고 싶은 박만도
병원에서 나온다는 소식에 일말의 불안을 가지면서도 그저 기쁜 마음에 장을 보고 외나무 다리를 건너 대합실에 간다.
하지만 박만도 앞에 나타난 아들의 모습은 수류탄에 다리를 잃고 바람에 바지가 펄럭이는 참으로 억장이 무너지는 모습이다.
13년 전 자신이 일제징용갔다 외팔이가 되어 돌아온 그 대합실에 다리가 없는 아들과의 재회.....
"이래 가지고 나 우째 살까 싶습니다." 라는 아들 진수의 말에 "우째 살긴 뭘 우째 살아. 목숨만 붙어 있으면 다 사는기다."....
"집에 앉아서 할 일은 니가 하고 나댕기메 할 일은 내가 하고 그라면 안되겠나. 그제" 격려처럼
또 자신에 대한 다짐처럼 위로하는 아버지의 대답에서 묵직한 아버지의 정이 느껴진다.
팔이 없는 아버지가 다리 없는 아들을 업고 건너가는 모습, 부자가 서로 의지하며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모습이 가슴 찡한 책이다.
술기운이 있음에도 조심조심 외나무다리를 꼭꼭 밟아 건너는 부자를 보며
우리 민족의 잡초같은 근성이, 어떤 어려움과 난관에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긍정과 의지가 책을 통해 전해진다.

전쟁과 역사하면 멀게만 느껴졌었지만
이번 연평도 폭격으로 우리가 분단국가임을, 전쟁의 공포가 사라지지 않았음을, 동족끼리 총부리를 또 겨눌 수 있음을......
휴가를 떠나려던 내조카나이의 젊은 군인이, 작업장에서 일하던 인부가 안타까이 죽음을 받은 충격이 내내 우리를 감싸고 있어서인지
전쟁의 상흔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만도와 진수 부자가 더 가슴에 콕 박히는 것 같다.

[명작스케치]시리즈라는 이름에 걸맞게 시간과 공간, 세대를 아우르는 깊이있는 명작을 그림과 함께 보여주는 책이다.
고학년을 위한 책이라고 해서 꼭 조그만한 판본에 글자만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마치 전시회에 전시된 그림처럼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운 힘있으면서도 강렬한 그림들이 책의 내용을 더 깊게 하고
어렵게 다가올 수도 있는  우리의 단편문학을 좀 더 가깝게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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