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아저씨 ㅣ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10
진 웹스터 지음, 김양미 옮김, 김지혁 그림 / 인디고(글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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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풋한 10대에 읽었던 책을 40대 아줌마가 되어 다시 읽는 느낌 정말 다르다.
제목만 들어도 익히 아는 명작들은 으레히 다 아는데 뭐...하고 나자신은 훌쩍 건너뛰고 아이들에게만 읽어라고 강요하다가
인디고의 삽화에 매료되어 또 소장하고 싶기도 해서 만난 책 키다리 아저씨
책을 읽어나가기만 했는데도 주디의 발랄함과 맑은 심성이 나까지도 방방 띄워 주는 것 같고
괜스레 입가에 미소가 머문다. 삽화와 책의 내용에 이끌려 손에 들면 끝까지 읽게 되는 책이다.

우리가 흔히 상상하듯 우울하고 갇혀있는 공간인 고아원에서 가장 나이 많은 소녀,
하지만 밝은 천성으로 즐거운 상상력을 발휘하는 열일곱 살 소녀 주디
후원자들이 방문하는 매달 첫 수요일은 평소보다 더 많은 일을 해야하는 우울한 수요일인데
그 우울한 수요일이 주디의 인생을 바꾸는 행복한 수요일이 되는 기적같은 행운이 찾아온다.
주디가 쓴 '우울한 수요일'이라는 수필을 들은 평의원의 배려로 대학에 다니게 된 것이다.
단서는 한달에 한번 편지를 쓰면 된다는 조건으로.....
주디는 한 달에 한 번이 아니라 매순간의 감사함과 일상, 즐거움 그리고 17년간 살아온 고아원을 떠나
세상속으로 나가 보고 배운 것을 고스란히 편지글에 써 놓았다.
그녀를 후원해주는 후원자에게 마음대로 키다리아저씨라 부르고 친구들의 할머니가 부러우면 할머니로
삼촌이 부러울 땐 삼촌으로,......하늘을 뚫고 올라갈 것 같은 주디의 속사포같이 쏟아내는 편지들
학교이야기, 세상이야기, 목장이야기, 생애 처음으로 갖게 된 6벌의 새 옷에 대한 찬탄과 새로운 경험,.....
이 모든게 얼마나 신나고 가슴 떨리는 일인지 막상 쓰기 시작하면 펜을 멈출 수 없는 소녀
누구라도 이 사랑스러운 소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게다.
"전 천국에는 못가지 싶어요. 여기서 이렇게나 행복을 누리고 있는데 죽어서까지도 복을 받는다면 불공평하지 않을까요" 라고 말하며
아이들이 행복한 고아원을 꿈꾸는 마음이 따뜻한 주디 그리고 자신의 힘으로 당당히 독립하겠다고 선언하는 주디를 보며
사랑에 빠진 성숙한 여인 주디가 되어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그녀의 편지들과 함께 주디는 어느새 소녀에서 숙녀로 또 작가로 성장해 있었다.
'고아들을 대학에 보내주시는 친절한 평의원님께'로 시작한 딱딱하면서도 공손한 첫 편지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께'
로 시작하는, 사랑이 가득한 연애편지로 마무리된다.

이 책을 읽었을 때의 10대의 설레임과 나에게도 키다리 아저씨가 있었으면 하고 바랐던 공상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100여년 전 책 속의 소녀가 깨달은 행복이 나의 평소의 생각과 꼭 닮아 반갑다.
'정작 중요한 건 엄청난 즐거움보다는 작은 것에서 즐거움을 찾아내는 자세랍니다.
전 행복해지는 진짜 비결을 알아냈어요. 바로 현재를 사는 거예요......
전 위대한 작가가 못되더라도 길가에 앉아 작은 행복을 쌓아 올리기로 마음 먹었어요.'
우리 아이들도 주디처럼 주변의 작은 행복을 온전히 느끼는 따스한 소녀가 되었으면 좋겠다.

키다리 아저씨에게 장난스런 농담을 던지고 싶어진다.^^
"솔직발랄 이런 귀여운 아가씨의 편지를 계속 받는 키다리 아저씨 당신은 행복한 겁니다." 라고 ㅎㅎ 

 

내가 좋아하는 인디고의 삽화...책 내용과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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