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작가와의 북한산둘레길]
2010.10.30.토요일

26일 당첨문자를 받고부터 설레었다. 조정래 작가님을 만날 수 있다니....게다가 꼭 가보고 싶었지만
쉽게 엄두를 내지 못했던 북한산 둘레길을 함께 걸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북한산 하면 험하다는 선입견 때문에 쉽게 마음을 먹지 못했는데 둘레길은 말 그대로 둘레둘레 걸어가는
산책길 같은 길이었다. 마실길, 솔샘길, 흰구름길, 옛성길, 구름정원길,.....정감있는 이름과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총13구간의 44km의 북한산 둘레길 중 우리는 소나무숲길과 순례길을 걷게 되었다.
안내센터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둘레길 지도에는 각 구간의 걸리는 시간까지 자세히 나와있다.
바쁘게 걷는 걸음이 아니라 천천히 둘러보면서 가는 시간을 적어놓았다고 한다.
북한산 둘레길 탐방안내센터에서 출발했다.
가장 먼저 만난 길은 순례길
살짝 오르락 내리락길이 있고 좀 가다보면 마을도 나오고 길이 좁은 곳에서는 내려가는 사람이 지나갈 때까지
잠시 기다리기도 해야하는, 너무나 맑은 계곡물에 감탄하기도 하면서 2.3km의 순례길을 걸었다.
조정래 작가선생님과 한길을 걸어온 시인 김초혜 선생님 뿐 아니라 귀엽고 똘똘한 손자, 아들, 며느리 온 식구가 모두 오셨다.
손자와 함께 둘레길을 걸으며 사람이 사는 인생도 이렇듯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다는 말씀을 해주시며
연신 손자의 보폭에 맞추어주시는 인자한 할아버지 조정래 선생님 그리고 함께 간 독자들과
친구와 함께 카메라에 둘레길도 담으며 이야기 나누며 올라갔다.
난이도 '하'라는 순례길과 소나무 숲길은 아직도 가을의 낙엽보다는 연초록의 녹음이 더 짙게 느껴졌다.
점심은 솔밭공원에서 출판사가 준비해준 정성스런 도시락
솔밭은 어릴 적 우리동네의 놀이터 이름과 똑같아서 너무 반가웠다. 주변에 소나무로 채워진 그 놀이터
동네의 유일한 놀이터라 어릴 적 추억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역시나 곧게 뻗은 소나무가 멋진 솔밭 공원에서 점심을 먹고 질문과 이야기가 이어진 작은 강연회가 열렸다.
짧은 강연회에서 번갈아 옆자리에 앉은 손자들에 대한 자랑이 끝이 없으시다. 어찌나 귀여우신지....
게다가 아내 김초혜 시인을 '날로 새롭게 피어나는 꽃이다' 라고 말씀하셔서 우리를 감동시킨다.^^
한 사람 한 사람 일일이 책에 사인을 해주시고 함께 포즈를 잡아주시는 조정래 작가님을 보며 감사함과 함께
오래오래 우리 곁에서 더 많은 책을 내줍시사 그래서 문명의 이기에 휩쓸려가는 바보같은 우리를 일깨워주십사 마음속으로 부탁드려본다.
이렇게 천천히 옆사람과 이야기 나누며 여기저기 주변을 바라보는 둘레길산행 참 즐거웠다.
좋아하는 작가선생님과 함께 또 좋아하는 관심분야가 같은 많은 사람들과 함께여서 더욱 좋았다.

둘레길의 또 다른 이름으로 다정한 길이라고 나혼자 붙여본다. 가족이 함께 친구와 함께 이웃이 함께 또 혼자여도 좋은 다정한 길이니까.....
길이 주는 의미는 참 큰 것 같다. 사람이 다니는 길이나 역사의 길에서도.....
문경새재길을 걸으면서 누군가 '길에는 주인이 없어서 걸어가는 자가 주인이다'고 말했다.
둘레길을 걷는 모두가 주인이 되는 북한산둘레길
다음에도 또 가고 싶은 길이다.......
 

 

여기서부터 순례길 시작~손자와 함께 다정하게 걸어가는 선생님  

 

 

둘레길에서 바라 본 국립4.19 민주묘지
많은 분들의 희생 위에 세워진 민주주의....감사함과 숙연함이 함께 느껴진다.

 

한 명 한 명 정성껏 사인을 해 주시는 선생님 

 

[봉황각]에서.....
백운대, 만경대, 인수봉
북한산의 세 봉우리가 보이는 봉황각에서 작가님과의 마지막 여정을 끝냈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을 모신 순례길을 걸어와서인지 독립정신이 살아있는 봉황각에서의
헤어짐이 또 의미있었다. 봉황각에서 또 한번 사인이 담긴 책[허수아비춤]을 선물받은 푸짐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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