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 거룩한 기억이 흐른다 - 아메리카 원주민 속에 전승되는 영혼의 노래 ㅣ 민주주의 인권 평화 글방 1
신명섭 엮고 옮김 / 고인돌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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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국어교과서에서 [시애틀 추장의 편지]를 읽었을 때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큰 울림을 주는 글들이,
폭력과 욕심에 가득찬 백인의 탐욕에 대한 답장이 너무나 순수하고 아름다워서 마음이 아팠다.
'....궁금하고 이상한 것은 저 하늘과 따사로운 땅을 어떻게 사고 팔 수 있다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신선한 공기와 맑은 물을 우리가 소유하고 있지 않은데 어떻게 그대들에게
하늘과 땅을 팔 수 있겠는가?......'
빼앗길 수 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는 현실앞에서 그들에게 당부하는 시애틀 추장의 간곡한 말은
자신들의 안위가 아니었다. '이 땅의 짐승들을 형제처럼, 개울과 강을 흐르는 물은 조상들의 피이며
땅은 우리 조상의 뼈와 살이니 온힘을 다해서 온 마음을 다해서 그대들의 아이들을 위해 이 땅을 지키고 사랑해달라'
는 정말 바보같은 순수한 당부였다.
'동물에게 일어난 일은 사람들에게도 일어나게 마련이다.'는 추장의 말은 예전에 만난 환경운동가의 말과 다르지 않다.
새가 살 수 없는 곳에서는 인간도 살 수 없다던.....
세상의 모든 것은 마치 한 그물망으로 맺어진 가족처럼 여기는 그들은
탐욕스런 백인에게조차 자연 앞에 결국 한 형제라고 말한다.
그들의 자연과 하나 된 마음을 진즉 온 몸으로, 온 마음으로 받아들였다면
환경오염에 괴로워하는 지구가 되지는 않았을게다. 각박하고 거친 마음으로 뾰족한 사람들이
서로에게 상처주는 일도 없지 않았을까!
우리가 미개인으로 함부로 판단했던 아메리카 원주민의 노래를 보며
문명인이라고 자부했던 우리의 자만심이 터무니없음을 느끼게 된다.
옥수수, 비, 바람, 대지, 햇빛 모든 자연현상을 의인화하며 생명을 불어넣는 그들은
그 모든 것들을 소중하고 경건하게 다루었다.
그들의 아름다운 언어와 마음이 들어있는 노래의 한 부분 펼쳐보면
[여명으로 지은 집]
여명으로 지은 집
저녁 빛으로 지은 집
먹구름으로 지은 집
남자 비로 지은 집
검은 안개로 지은 집
여자 비로 지은 집
꽃가루로 지은 집
메뚜기로 지은 집
꽃가루로 지은 집
......

내 앞이 아름답게 되어지이다
내 뒤도 아름답게 되이지이다
내 아래도 아름답게 되어지이다
내 위도 아름답게 되어지이다
주위의 모든 것들이 아름답게 되어지이다
모든 게 아름답게 완성되나이다

그들은 살아가는 모든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을 이렇듯 흥겹게 경쾌하게 때로는 철학적으로 노래로 표현해낸다.
'늑대와 춤을' 이라는 영화속에서 특이한 이름, '주먹쥐고 일어서', '머리에 부는 바람' 들을 신기해하며
작명게임을 하곤 했던 기억이 난다. 대륙이동설이라는 과학적 근거가 없더라도 아메리카 원주민, 우리가 흔히
인디언이라고 하는 그들이 우리 민족과 참 많이도 닮았다 싶었는데 자연과 동일시하는 그들의 옛이야기와
노래를 들으니 더욱 친근함을 느끼게 된다.
우리의 단군신화같은 아메리카 원주민의 씨족의 기원신화 속에 등장하는 곰 씨족과 거미 씨족 이야기를
들을 때는 물론, 우리네 할머니들이 들려주던 자장가와 너무도 흡사한 테와족의 자장가를 보면 더욱 정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옛날 한국식으로 여자들이 물통을 이고 다닌다는 주니족의 이야기나
고향마을을 벗어나 몇 리만 되어도 향수병에 걸린다는^^ 테와족의 순수한 모습,
평화를 노래하는 그들과 백인과의 전쟁, 천연두, 콜레라 등의 질병으로 희생된 원주민의 모습이
겹쳐져 더욱 아련하게 다가온다.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어 오는 이야기를 엮은 우리의 전통설화같은 이야기와
원주민들의 모습과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소품이나 그림, 벽화등과 함께 실려있는 그들의
생생한 노래가사는 마치 한 권의 시집같다.
자연과의 조화를 노래하고 생명의 탄생과 사랑을 즐거워하며 대지의 풍요로움과 전사의 용맹함을 노래한
아이들 깨끗한, 동시같은 그들의 순수한 마음, 자연과 하나 되는 그들을 다시 한번 책으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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