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슈비츠의 바이올린 ㅣ 시소 10
야엘 아쌍 지음, 양진희 옮김, 세르주 블록 그림 / 시소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영화 [피아니스트]와 책[안네의 일기]가 겹쳐 떠오르는 책이다.
나치의 공포 속에서 가족을 잃고 홀로 살아남은 유태인 피아니스트의 실화를 보여준 영화 [피아니스트]에서
절망속의 피아노 선율을 들었었고 공포 속에서 매일매일 일기에 적은 10대 소녀의 일기를 보며
마음 아팠던 기억이 난다.

이 책도 내내 나치의 공포와 유태인의 슬픔을 보여줄거라 생각했는데
실제 아우슈비츠의 기억은 단 두 페이지 정도에 언급된다.
하지만 그 기억의 상처 속에 갇힌 시몽선생을 보면서 그 상처가 얼마나 깊었는지 그 상처를 낱낱이
보여주는 것보다 더 절실하게 다가왔다.
무려 35년 동안 혹독한 기억 속에 갇혀 학생들을 두려워하는, 우울한 시몽선생이 나온다.
그런데 교직 마지막 해를 맞은 그에게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될 학생을 만나게 된다.
음악을 사랑하는 꼬마 말릭이다.
말썽꾸러기 녀석들에 대항하는 소심한 음악선생님의 마음 속 주문 '권-위-있-게' 를 되내는
시몽선생이 우습기도 하고 운명인듯 매해 선생님을 괴롭혔던 악동형제들의 막내를 배정받은
선생님의 절망에 "제가 막내인데 제일 얌전해요." 라는 말릭 슈크리의 순진한 대답이 귀엽다.
사랑하는 가족이 죽어간, 아우슈비츠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해야했던.....소년 시몽
오랜 세월이 지나도 쓰라린 상처를 가진 시몽선생의 아픈 기억은 바이올린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말릭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데...
"세상과 맞설 용기를 갖지 못했어요. 당신 스스로가 불행을 선택한거라고요. 아무도 당신에게 그것이 무엇이었든
그게 누구였든 잊어버리라고 하지 않았어요. 다만 당신이 원해서 인생을 저버렸던 거예요."
아내 벨라의 말처럼 상처를 깨고 나올 수 있는 건 바로 자신
동료 실비 선생의 제의로 2차 세계대전 중 겪은 유태인참사에 대한 강연을 부탁받는다.
가족을 모두 잃고 아우슈비츠의 실험대상으로 온 몸이 만신창이가 된 채 살아남은 벨라와
다른 이들이 죽어가는 아우슈비츠의 수용소광장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연주하고 또 연주해야 했던 소년 시몽
그 힘든 기억을 끄집어내어 용기있게 학생들에게 말해준다.
고통스러운 기억으로의 다리를 놓아 준 건 꼬마 말릭의 음악에 대한 열정일지 몰라도
오랫동안 죄책감과 고통으로 넣어두었던 바이올린을 꺼내 연주한
시몽의 용기는 바로 그 자신으로부터 나온 진정한 용기일게다.
상처를 이겨낸 시몽의 바이올린 선율과 열정으로 가득한 어린 제자의 바이올린
선율이 아름다운 멜로디를 선물한다.

웃고 울린 한 권의 책
돈이 우선이 아닌 아름다운 사제관계를 그리고 사랑으로 감싸안는 가족,
무엇보다 아픈 상처를 극복한 이야기가 감동적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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