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룬겔 선장의 모험 2 - 배꼽 잡는 세계일주 여행
안드레이 네크라소프 지음, 박재만 옮김, 박수현 그림 / 고인돌 / 2010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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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신문에 작년 10월 최연소 요트 세계일주에 나선 17세 호주 소녀가 '엘라스핑크레이디'라는 이름의
요트를 타고 200여일 만에 3만8000km의 논스톱 단독항해 세계일주를 무사히 마치고
시드니에 도착해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사진이 실렸다.
어린 나이의 험난한 여행에 반대도 많았지만 부모는 '딸을 잃는 것보다 평생의 꿈을 꺾는 게
더 잔인한 일'이라고 했다고 한다. 그 소녀의 환한 미소를 보면서 꿈과 도전이 얼마나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지 느껴지는 것 같았다.
우리는 자주 아이들에게 "그건 안돼" 라고 말해오진 않았는지.....
무모해 보이는 브룬겔 선장의 세계일주 이야기가 소녀의 미소와 함께 다르게 다가오는 것 같다.

고래멸종방지위원회의 어이없는 회의결과 무인도에 갇힌 브룬겔 선장 일행들
그들의 좌충우돌 우여곡절 여행은 또 시작된다.
무인도가 폭파되면서 선원 롬이 행방불명되고 푹스와 선장은 하와이로 떠내려간다.
하와이에서 신문에 난 조수선원 롬의 기사를 보고 브라질로 출발,
하지만 비행기가 아마존 강에 불시착한다. 도대체 브룬겔 선장의 여행은 왜 이런건지^^
믿을 수 없지만 소화기로 아나콘다를 격퇴하고 쫓아오는 브라질 헌병들에게 우리가 어릴 적
곧잘 하던 장난, 등에 이상한 내용의 쪽지 붙여서 쫓아내는 브룬겔식 비법이 선보인다.
1권에서부터 괴롭혔던 쿠사키 대장
쿠사키 일본대장을 언급하면서 1930년대의 일본에 대한 정확한 분석도 빠뜨리지 않는
브룬겔 선장, 그래서 더 사랑스럽다^^
'그들(일본인들)은 모든 일에 간섭을 했던 게야. 여지저기 부추켜 전쟁을 일으키는가 하면 몰래 빼앗기도 하고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이득이 되는 곳이 있나 냄새를 맡고 다니지 석유가 나나 안나나
고기가 많이 잡히나 안 잡히나 황금이 나나 안나나 물론 이런 사실을 우리만 알고 있던 건 아니었어.
하지만 우리가 도착했던 그 곳에서는 보고도 못본체 해 버렸던 거야. 도와주지도 않고 방해도 않는다는 식이었지.
말하자면 위협도 않고 서로 안전을 보장해준다고 하면서 그렇게 눈가리고 아웅을 했던 거라네.'
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 끼여 아무소리도 못냈던 그당시의 우리나라가 떠오르고
지금도 여전한 강대국들의 힘겨루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브룬겔 선장의 말을 보면 80년 전의 작품임이 믿기지 않는데....
신문에 실린 건 대부분 광고, 우스갯소리, 거짓소문, 유언비어, 날조라며 신문을 보며 투덜대는 브룬겔 선장
그조차도 요즘과 딱 들어맞는 말이다. 공감백배^^
요트가 부서져도, 야자나무에 올라타 바다에서 목숨을 유지하고 있어도 항상 '괜찮아, 괜찮아' 브룬겔 선장 일행은
개와 순록이 이끄는 썰매를 타고 러시아로 돌아가는 마지막 여행에서도 반전을 준다.

각 이야기의 짧지 않은 제목들도 이야기의 발랄함을 더하는데
그 중 하나를 보면 [롬과 푹스가 물건을 사면서 주의를 하지 않은 이야기 그리고 브룬겔 선장이
사칙연산 법칙을 몸소 체험한 이야기] 우리의 상상력을 뒤엎는, 부족한 둘이 만나 상승의 효과를
보인다는 (-)에 (-)를 곱하면 (+)가 된다는 결과를 보여주는, 엉뚱한 사칙연산 이야기나
독자가 읽지 않고 넘어가도 되는 보충 이야기, 책 마지막엔 정말 알아도 되고 몰라도
좋은 해양 뜻풀이 사전까지 끝까지 기발함을 놓지 않는 책이다.

브룬겔 선장은 폭풍이 몰아쳐도 절대 당황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연현상을 감상한다. 어느새 나도 브룬겔 선장의 느긋함과 여유, 유머에 동화된다.
브룬겔 선장의 요트가 아슬아슬 한국을 비켜갔지만 만약 한국에 왔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그 뒷이야기를 상상해보는 건 책 읽는 우리들의 몫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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