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안단테 칸타빌레
김호기 지음 / 민트북(좋은인상)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제목을 보고 처음에는 베토벤 바이러스의 원작, 노타메 칸타빌레가 먼저 떠올랐다.
하지만 뒤이어 20년을 함께 했던 바이올린 연주자의 삶을 포기해야했던
여성의 마에스트라로의 아름다운 재기를 담은 이야기라기에
음악에 문외한이면서 선뜻 이 책을 읽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무기력하고 우울한 요즘의 나에게 그녀의 쉽지않은 도전과 열정이
뭔가 돌파구를 불러 일으킬 것 같아서....
그리고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위기의 순간이 왔을 때 어떤 자세로 대처하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미래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가지게 된다.
바이올린만 보고 앞으로 앞으로 달려온 바이올린 연주자가 여기 있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레슨비도 마련할 수 없이 궁핍하면서도
오로지 바이올린에 대한 열정만으로 쉼없이 달려온 그녀에게 어느날 닥친 운명의 시련
연주자에게 가장 중요한 손가락에 이상이 찾아온다.
그녀는 그 시련앞에서 굴복을 선택하지 않고 극복을 선택했다.
무모해보였던 그녀의 도전은 아름다운 결실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사랑이 넘치는 가족을 통해 몸에 체득된 사랑과 따스함,
음악이라는 세계공통어로 낯선 이탈리아에서도 느리지만 우직한 발걸음으로
바이올린 제작자로서의 길을 개척한다.
책 내내 그녀는 주위의 사람들에게 끊임없는 감사와 사랑을 이야기한다.
그녀의 그런 따스함이 주변을 물들인게 아닐까!
봄이 되면 갓 나온 햇체리를 급우들과 나눠먹기 위해 만 리라의 행복을 사고
비오면 값을 깍아주는 낭만적인 거래를 하는 모라시 할아버지나
들릴 때마다 갚으라며 내려놓은 책을 말없이 꾸려주시는 책방할아버지,
한국의 외할머니같은 푸근함을 느낄 수 있는 로사할머니,.....
그녀 주위의 정겨운 사람들을 다 열거할 수 조차 없다.
바이올린의 앞면과 뒷면처럼 인생에도 앞과 뒤가 있기 마련이라며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면 그 모든 좌절과 시련은 그냥 한번 웃고 씩씩하게
털어낼 수도 있는 거라고 이야기하는 그녀
그녀의 말대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내 옆에 있는데 어떤 시련이 온들 걱정일까
행복한 안도감이 느껴진다

바이올린 연주자로서의 20년, 이탈리아에서 6년의 배움, 11년간 제작자의 길
느리지만 멈추지 않는 그녀의 발걸음은 켜켜이 쌓인 낙엽처럼 열정과 땀방울이 녹아든
순탄치 않지만 소박한 그녀의 삶이다.
'느림'의 매력을 최대한 사랑하는, 자신을 속이지 않는 진정한 땀방울과 열정의 그녀
진솔하고 소박한 이야기라 더욱 깊은 울림을 주는 듯하다.
자신이 만든 바이올린 연주자의 '그 소리 참 좋더라' 라는 말에 마냥 행복해하는,
500년 뒤에도 아름다운 연주를 울릴 바이올린을 꿈꾸는 그녀
그녀의 손에서 탄생한 그 사랑스러운 바이올린의 선율이 손에 잡히는 듯하다.
그녀가 전하는 희망의 하모니를 들어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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