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랜만에 펼쳐든 동시집 한 권 '고양이와 통한 날' 잔잔한 웃음을 짓게 하는 동시집을 잠자리에 든 아이에게 읽어주다보니 아이와 떨어져 있던 시간이 다 채워지는 듯하다. 읽어주는 나도 듣는 아이도 시인이 들려주는 조근조근 이야기에 시골의 정다움, 사람의 냄새가 담뿍 묻어난다. 아이고 어른이고 동시를 써 보라고 하면 막막해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안 시인의 동시집을 읽고 있노라면 시는 그렇게 어렵지도 막막하지도 않게 다가온다. 비닐새를 읽으며-언젠가 아이와 공원에서 나무 한 그루에 걸쳐져있는 까만 비닐봉지를 보고 눈이 나쁜 나는 까만새로 깜빡 속았었다. 그 흔한 비닐봉지 하나가 몽글몽글 시가 되고 그림이 되다니....... 童心이 통하지 않는 것이 어디 있겠냐마는 아이들의 투명한 마음은 심지어 고양이와도 通하나보다! 어제 재활용분리수거를 나갔다 [키울 사람 가져가세요] 라는 쪽지와 함께 그 추운 겨울날 버려져 있던 햄스터 한 쌍을 가져와 예쁜 이름을 붙여주고 안아주고 달래주는 우리 둘째딸 고 조그만 햄스터의 귀옆에 난 조그만 생채기를 보고 안쓰러워 쓰다듬고 또 쓰다듬는 아이, 착한 딸아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고양이와 통한 날 시 속에서도 투명하고 맑은 아이들이 보인다. 비를 맞는 해바라기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예쁜 마음이 들어있다. 미운 일곱살에서 미친 일곱살 심지어 죽이고 싶은 일곱살로까지 표현되는 고맘때의 아이들 하지만 시인의 눈에 비친 아이들은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귀엽기만 핟다. '신라면은 없고 푸라면만 있던데'^^ 라면 심부름 갔다 온 일곱살 아이의 말 속에서...... 사람냄새묻어나는 정감나는 시집 한 권이 이 차가운 겨울추위를 따스하게 녹여주는 것 같다. 동시집에 따로이 서평이 있을 수가 없다. 왜 좋냐면 웃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