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ㅣ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22
막심 고리키 지음, 이강은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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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결혼을 하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서야 이 세글자의 먹먹함이 조금이라도
느껴지는 나이가 되었다.
철모르는 학생 때 집에 있던 전집 중의 한 권이었던 이 책의 아련한 기억이 거의
바스라진 종이처럼 남아있는 때 집어들게 된 막심고리끼의 어머니
엄마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지금의 나에게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두근거리며 읽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만 책을 읽다가 문장 한 줄 단어 하나에도 힘과 조화가
묻어나는 고전명작을 읽으며 다시금 명작의 힘을 느낀다. 시간을 뛰어넘는......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꼭꼭 새겨가며 읽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간결한 문장 속에서도 인상적인 표현들-
'시냇물이 흘러가듯 기쁨에 겨운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공장은 또다시 하루를 삼켜버렸다' -을 읽으며
아이들에게 단순한 글쓰기만을 강요하지 말고 고전명작을 많이 읽혀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전에 비영어권 국가를 대상으로 설문했을 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영어로 'mother'
바로 어머니라는 글자가 뽑혔다고 한다.
현실에서 희망이 보이지 않았던 노동자의 삶에서 좌절하고 그 좌절감을  폭력으로 표출했던
남편의 폭력앞에서 숨죽여 울었던 어머니가 희망을 걸었던 아들 파벨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는 큰 어른으로 거듭남을 보면서
못배우고 참기만 했던 어머니의 뜨거운 말들이 읽는 나까지도 뭉클하게 한다.
그림자처럼 묘사됐던 파벨의 어머니는 아들의 변화와 함께 모정으로 무장한
또 한 분의 거대한 민중운동가로 거듭난다.
힘으로 누르는 권력자들을 향한 비폭력시위에서 그들의 발에 짓밟힌 깃발을 끝까지 지켜냈고
진실이 담긴 종이들을 품에 안고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했던 어머니의 끈질긴 저항을 보면서
어머니의 무한한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있던 곳엔 나의 흔적이 남을 것이고 나의 동지들이 남을 것이다.'
무자비하게 잡혀가면서도 자신의 동지들에게 확신에 찬 말을 남기는 농민 르이빈의 외침을 들으며
앞서 나간 많은 이들이 이처럼  굳은 신념으로, 이런 믿음으로 얼마나 힘든 길을 걸었을까!
고개가 숙여진다.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했던 이들도 이런 신념으로 온 몸으로
큰 자취를 남겼지 싶은 생각이 든다.
역사를 거슬러 허준의 책까지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역사를 오가며 민중의식을
따라가보는 현직교사의 <어머니 제대로 읽기>는 책을 폭넓게 보는 시각을 길러준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의 지난한 하루는 지금도 변함없이 계속된다.' 글 속의 문장처럼
국민소득이 2만불이라고 하며 거창하게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고 큰소리치는 오늘에도
하루 벌어 하루 살기에 급급한 근로자들과 무너져가는 중산층이 있기에 러시아의 격변기의 외침이
시간의 간극에도 불구하고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비참했던 러시아 전제정치의 그늘 아래서 노동자와 농민들의 분노와 울분을 글로
표현했던 러시아 대작가 막심고리끼
진정한 노동의 가치가 인정받는 사회를 원하는 사람들은
시대가 변해도 그대로임을 책을 보며 다시금 느끼게 된다.
나름 책 속 인물들에 나 자신을 대입시켜 보기도 했다.
파벨과 그의 동지들처럼 왜 이렇게 살 수 밖에 없는지 끊임없이 의문을 가지고
더 나은 삶을 위해서 노력하는 선구자적 삶인가  군중 속에서 주변의 눈치만 보는
방관자의 삶인가 자신의 모습과 책 속 수많은 인물들의 족적을 따라가보며
나 자신의 삶의 자세를 되돌아보는 기회도 되었다.
글을 알면서 세상에 눈을 떠가는 어머니에게 '먹고 마시고 일하는 그저 살아가는 삶이 아니라
참다운 인간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안드레이의 말은
작가가 시대를 건너뛰어 우리에게 던져주는 가르침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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