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소년 미로, 바다를 보다 ㅣ 마음이 자라는 나무 17
알렉스 쿠소 지음, 아이완 그림, 윤정임 옮김 / 푸른숲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소설이지만 왠지 시집을 한 권 읽은 듯한 느낌을 준다
바다를 사랑하고 바다를 집이라 생각하는 소년 미로
마음 속의 말을 다 들어주는 듬직한 친구 볼로와 항상 곁에서 따뜻하게 친구가 되어주는 할아버지
그들과 함께 있는 미로는 눈이 보이지 않는 어둠을 전혀 불편해하지 않는 듯하다.
눈으로 보는 우리보다 더 많은 걸 느끼는 아이 미로
잔잔하고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삽화가 우리에게도 미로의 보이지 않는 세계로
데려다준다.
언젠가 아이들과 참가한 숲속 체험에서 눈을 손수건으로 가리고 온전히 귀와 손에만 의지해서
숲길을 걸어 본 적이 있다.
나도 모르게 눈이 아닌 온 몸의 귀가 열리며 또 다른 세상을 발견한 느낌이었다.
잎의 바스락거림도 새들의 지저귐도 곤충의 자그마한 몸짓도
또 그만큼의 어둠의 공포도 느낄 수 있었다.
절벽이나 위험한 지대가 아님을 눈 가리기 전 다 보았으면서도
한 발만 내딛으면 낭떠러지가 있을 것만 같은......
그래서 자신의 장애를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할아버지의 팔을 문 곰치와 용감하게 싸우고 할아버지를 병원에서 탈출시키는 미로가 얼마나 듬직한지.....
몸과 영혼이 자유로운 집시친구 니노와 어릴 적 친구 뤼카, 마치 자신의 분신같은 개 볼로
소년은 그렇게 주변에 따스함을 퍼뜨리며 책을 읽어주는 여자친구 린과의 첫사랑으로 조금씩 성숙해간다.

조금씩 성장해가는 자신과 아이이고 싶은 나
누구나 겪는 사춘기의 방황을 겪는 미로의 첫사랑과 그  설렘까지도 미로가 사랑하는 바다에 풀어놓는다.
미로만의 특권인 태양과 맞짱 뜬다는 표현은 또 얼마나 당당한 십대를 보여주는 건지
사랑하는 할아버지의 죽음에도 의연하며 할아버지가 가장 사랑했던 바다로 할아버지를 떠나보내며
자기 몫의 삶을 잘 살아가리라 결심하는 미로와 함께 바라보는 바다는 희망으로 가득하다.
미로가 마음의 눈으로 보는 세상과 바다는 그래서 더욱 빛이 난다.
'앞을 보는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지만 가끔 그들의 눈이 거짓말을 한다.' 는 미로의 말처럼
마음의 눈으로 정직하게 세상을 보는 법을 배워야겠다.
몸의 키보다 마음의 키가 따라와주지 못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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