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선 메릴 호
한가을 지음 / 엔블록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작가의 전 작품 [잠꾸니 루미]를 읽으며 작가의 끝없는 상상력에 감탄했었다.
역시 심상찮은 시작은 책 속으로 나를 마구 끌어당긴다.
연달아 잘못 걸려온 이상한  전화에 짜증내는
모이(이 작가의 책 속 주인공들 이름은 다들 특이하다)의 상황에서
우리 가족과의 사소한 공통점을 발견하고 슬몃 웃었다.
이사오고 받은 집전화가 예전에 '손짜장'으로 유명했던 곳의 번호였는지 번번이
"거기 짜장면집이죠?" 라는 전화가 걸려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인공 모이에게 걸려온 전화는 단순한 실수로 걸려온 전화가 아니었다.
메릴 호의 선장을 찾는 이상한 전화는 이해할 수 없는 부탁을 하며
다이아몬드 원석 5000캐럿을 제안하는데......,
뒤이어 찾아온 낯선 세계에서 왔다는 마치라는 여자애와 함께 믿을 수 없는
18세기의 해적들이 출몰하는 카리브해로 모험을 떠나게 된다.
모이가 원한 건 아니었지만......
얼마 전  잊혀졌던 마야의 문명세계가 바다에서 발견되었다는 뉴스를 잠깐 보며
아이들과 감탄했었다.
고대의 마야 문명은 현대의 과학기술도 따라잡지 못할 만큼 앞선 문명이었기에
외계인이 만들어 놓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상상도 해보곤 했는데
이 책에서처럼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세계가 공존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 아니랴!
누군가가 감춰놓은 아니면 사고로 가라앉은 보물에 대한 열정은
세계 어느곳에나 있는 이야기이고 나도 어릴 때 낡은 보물지도를 그려보는 상상을 펼쳐보았기에
어릴적 읽었던 보물섬의 짐처럼 우연이지만 보물지도를 알게 되고
찾아가는 모험이 흥미롭지 않을 수 없었다.
이 공간에서 가치있는 금과 보석이 또다른 세계에선 흔하디 흔한 돌처럼 취급된다는 말로
보물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단박에 깨뜨린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인간의 탐욕은 항상 있어왔지만
보물에 대한 가치는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되짚어 본다면
진정한 보물은 무엇일까 자문해보게 된다.
빚더미에 몰려 공장을 넘겨야하는 힘든 상황에서도 아이들을 보며
"너희들만 있으면 된다.......우린 다시 시작할 수 있단다.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는 것마저 멈춰선 안돼" 라고 말하는 모이아빠의 모습에서
가족만이, 가족간의 믿음과 사랑이 진정한 보물이고 희망임을 은연중에 알려주고 있다.


소심하고 겁많던 소년 모이는 해적들과의 목숨을 건 사투와 악마의 바다라 불리는 곳에서의
인간의 두려움이 만들어내는 전설의 괴물 서펜트, 그리고 배를 집어삼키는 거대한 허리케인을
만나는 등 수없는 죽을 고비를 넘기며 넘실대는 대양에서의 모험 속에서
어엿한 뱃사람으로, 엄마의 외로움을 이해하는 듬직한 녀석이 되어 있었다.
첫 시작처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또 한 통의 의미심장한 전화를 받은 모이의 다음 선택을
작가가 또 멋진 상상력으로 펼쳐주길 기대해본다.
이런저런 느낌으로 묘한 매력을 남기는 책이다.
왠지 낡은 옛지도를 보며 보물이 숨겨져 있는 무언의 암호가 있을 것 같은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또다른 세계를 만나보고 싶다면
보물선 메릴 호에 타 보라고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