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홉스 리바이어던 ㅣ 서울대 선정 만화 인문고전 50선 11
손기화 글, 주경훈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으로라도 입에 착착 붙는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나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등과는 달리
홉스의 [리바이어던]
생소한 책제목부터가 고전에 대한 나의 무지함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리바이어던은 구약성경에 나오는 하느님의 저주를 받은 짐승의 이름으로
막강한 힘을 가진 통치자가 홉스가 생각하는 ‘리바이어던’ 이라고 한다.
성악설에 기초한 인간의 이기적이고 악한 본능 때문에 막강한 권력 '리바이어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인간론과 국가론, 그리스도 왕국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고전만화시리즈가 나처럼 고전에 문외한인 나에게도 쉽게 다가오는 이유가
만화여서이기도 하지만 작가와 책이 나온 시기의 시대적 배경을 보여주면서
책에 대한 전반적인 아웃라인을 먼저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작가에 대한 소개를 보며 그의 삶과 그에게 영향을 끼쳤던 인물들을 알게 되고 뒤이어
책 본문에 대한 자연스런 호기심을 열어주고 현대의 상황과 연결시켜 이해하기 쉽게 도와준다.
책을 읽다 보면
군주라는 통치자에 대한 내용을 정부라고 바꾸면 바로 민주주의의 정의와 일치하는 듯하다.
국가를 통치하는 근본은 국가의 힘이고 그 힘은 통치자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 통치를 받는
백성들의 동의로 통치자에게 부여한다는 그의 사상의 주 흐름은 왕당파와 의회파, 종교계까지
모두에게 비난 받는 초월적인 생각이었다.
이 책을 읽고 가장 기억에 남는 단어는 계약이었다.
국민이 일정한 약속, 투표에 의해 대통령이나 지도자를 뽑듯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라는 형식이 바로 국민과 정치자의 계약이라는 인식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400 여 년 전의 사람의 말과 사상이 현대에도 적용된다는 사실이 놀랍고
시간을 뛰어넘는 고전의 힘에 다시금 감탄하게 된다.
인간의 악한 본능에 대해 ‘법’이라는 강력한 힘이 없다면 만인의 만인에 의한 투쟁의 역사가 난무한다는 이론 또한 각국의 욕심에 의해 끝없이 분쟁으로 들끓는 현대사회의 단면을 정확히 표현하고 있어
정곡을 찌른다는 책 속의 표현이 참 적절하다 싶다.

30년 종교전쟁과 유럽의 격변기 한 가운데를 살아온 홉스
다년간의 유럽여행에서 접한 국제정세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왕성한 지적 호기심으로 받아들인 과학 지식에 바탕을 둔 시대를 앞선
그의 사상은 '금서'로 지정되는 수난을 당하고 여러 차례 망명을 해야 했으며
사후에도 그의 이론은 지지하는 사람들조차 홉스주의자로 몰려 비난을 받는 수모를 당했다.
하지만 인간론에서 본능적인 인간의 심성을 꿰뚫어보는 그의 시각과
현대국제사회에서도 통용되는 힘의 이론을 읽을 수 있는 국가론, 종교에 관한 생각까지도
그의 책에 담긴 사상은 지금 이 시대에도 우리에게 생각할 바를 제시해준다.
근대의 계몽주의 사상을 이끌었던 홉스의 리바이어던을 샅샅이 읽으며 고전의 매력에 빠져보길 권한다.
만화라고 만만히 보고 던져놓을 생각일랑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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