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내일은 희망 ㅣ 뉴베리 수상작 시리즈 (주니어김영사) 6
조앤 바우어 지음, 고은광순 옮김, 정다이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책을 펼쳐 든 아이의 첫마디 "뉴베리 수상작이다. 재밌겠다~"
메달표시가 선명한 전에 읽었던 뉴베리 수상작에 대한 기억 때문인지
읽기도 전에 호감을 표시한다. 그 호감도는 나도 마찬가지......
제목부터가 희망차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강인한 스칼렛이 어려운 일이 닥칠 때마다 되내는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를 거야.' 처럼 희망적인 내용을 알리는 책이 아닐까 짐작되는……
얼마 전 읽은 [오늘 죽고 싶은 나]와는 완전히 상반된 느낌의 제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제목에서 느껴지는 첫인상과는 달리
주인공 호프라는 열여섯 살 소녀의 삶은 그리 녹록치 않은데.....
아빠가 누군지도 모르고 미숙아로 태어난 자신을 버린 채 제대로 돌봐주지 않는 엄마,
다행히 요리를 사랑하는 자상한 이모의 보살핌을 받지만
이모가 일하는 식당은 번번히 망하고 그렇게 또 다른 식당을 찾아 시골로 이사 갈 때만 해도
좀체 희망은 보이지 않는데……
이어지는 시련에 '나는 삶이 쉽게 풀리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며
마치 애어른 같은 노숙한 생각을 갖고 있는 호프는 너무 비관적이지도 그렇다고
자신의 이름처럼 희망적이지도 않은 무덤덤한 아이다.
그랬던 호프가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그리고 따뜻한 심성을 가진 주변의 사람들에 의해
서서히 변해간다.

얼마 전 아이가 광우병으로 촛불 시위하는 시민들을 폭력 진압하는 상황을 보여주는
뉴스와 신문을 보고 도대체 정치하는 사람은 무얼 하는지 모르겠다며
정치인이 한심하다는 내용의 일기를 썼다.
아이의 일기를 보고 정치인이 한심하다고 했는데 어떤 정치인이 좋은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좀 자세히 적으라고 했더니 더 쓸게 없다고 딱 잘라 말한다.
좀 더 쉽게 아이에게 정치나 선거, 민주주의를 설명해주는데 한계를 느끼고 있던 차에
우연히 접한 이 책이 자연스럽게 그 대답을 이끌어준다.
정치나 민주주의, 그리고 정경유착 등의 어렵고도 설명해주기 힘든 용어를 끄집어내지 않고
동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민주주의를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이 책 속의 비리에 젖은 교활한 시장과 진정으로 시민들을 위해 자신의 불치의 병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시장선거에 나서는 쾌활한 식당 사장님 스툽씨
이 상반되는 두 사람을 마주 대하면서 바람직한 정치인의 모습을 간접적으로나마 접하게 된 것 같다.
자신의 부를 축적하고 수많은 시민들을 속이는 현 시장과
자신의 남은 생을 시민들을 위해 일하겠다고 도전하는 스툽씨
간단한 선택 같지만 마을 사람들은 고민할 수 밖에 없는데 조그만 시골마을에서
경제적 의지가 되고 있는 대기업, 가족의 밥줄이 달려있기에 기업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현재 시장의 비리를 알면서도 망설이는 대다수의 어른들과 달리
호프, 브레이버맨, 애덤과 또래 친구들은 스툽 사장님의 선거운동을 도우면서 진정한 십대로 성장해간다. 더불어 호프는 진심으로 찾고자 원했던 진정한 가족을 찾는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언제나 껄끄로웠던 엄마와도 당당한 만남을 가지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대견하게 큰 호프를 만나게 된다.
책 속 아이들의 사심 없는 순수함과 추진력을 보니 부끄럽게도 어른들보다 앞서서
촛불시위를 벌인 우리나라 십대들의 모습이 겹쳐진다.
‘너희들이 뭘 알아, 공부나 해’ 라며 무시했던 아이들에게는 빤히 보이는 옳고 그름이
자신들의 이익에만 급급한 어른들에게는 이해타산에 가려 정작 보이지 않았던 건 아닐까!
입양과 정치, 선거 이 모든 걸 아우르면서도 웃음을 짓게 하는 여러 이야기로 이 책은 정겹게 읽혀진다.
뭐하니가 연상되는 마을이름 멀허니도 그렇고 요리를 사랑하는 이모를 절묘하게 묘사한 부분
‘에디 이모는 양념통이라면 주워 들까, 내가 바닥에 널부러진 것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라든가
자신이 기르던 개가 죽은 상실감에 대해 쓴 시에 선생님이 B-를 준 데 대해
‘도대체 슬픔에 잠겨 있는 학생에게 B-를 준다는 게 말이 되냐’ 며 하소연하는 호프 친구의 넋두리에
저절로 장난스런 웃음을 짓게 된다.
역시 이번에도 뉴베리 수상작에 대한 우리의 호감도는 쭈욱 계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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