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도롱씨의 똑똑한 세계 여행 - 6대륙에서 배운 삶의 지혜
명로진 지음, 김명호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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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 보지 못한 곳에 대한 호기심이 큰 만큼 펜도롱 아저씨와 함께
떠나는 세계여행은 보는 재미와 알아가는 즐거움을 준다.
우리가족이 즐겨보는 프로그램 중 [걸어서 세계 속으로]라는 다큐멘터리가 있다.
입담 좋은 리포터가 요란하게 소개해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승지 위주의
화려한 볼거리로 가득 찬 수박겉핥기 식이 아니라
뚜벅뚜벅 걸어서 오지를 방문하고 또 가장 평범한 서민들의 집을 방문해서 보여주는
다듬어지지 않은 PD의 투박한 말투가 그대로 배어난 여행기라 더 기억에 남았다.
펜도롱 씨의 여행기도 마치 삼촌처럼 이웃 아저씨의 여행기처럼 친근하다.
재치 있는 펜도롱 아저씨^^
피라미드 내부를 찍고 싶은 욕심에 팬티에 카메라를 숨기는 기지(?)
우리나라를 여행하다가도 추가로 돈 내라고 하면 포기하고 어떻게든 살짝쿵 찍어오는
검소한(?) 우리들이기에 백배공감^^
이집트인이 즐겨먹는다는 비둘기 고기 맛의 표현이 정말 절묘하다.
'느끼한 치킨 맛' 그리고 갑자기 김치가 먹고 싶어졌다는 말에 어떤 맛인지 바로 입에서 느껴지는......
애벌레나 바퀴벌레의 이색먹거리도 놀랍지만 음식을 건네는 그들의 친절함에
거절 못하고 먹어낸 작가도 놀랍다.
내가 그 곳에 갔어도 딱 요렇게 찍었을 거야 싶은 포즈
보통 세계 여행하면 멋진 풍경이나 건축물 사진으로 그 빈틈없는 아름다움에 왠지 거리감도 느껴지곤 하는데 펜도롱 씨의 사진은 살짝 흔들리기도 하고 자기얼굴이 사진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크게 찍은 어설픔과 순진함도 묻어나 웃음이 난다.
답이 전혀 짐작되지 않는 펜도롱 씨의 돌발퀴즈 또한 푸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지막에 소개하는 세계의 재미있는 지명은 장난꾸러기들이 지은 듯한 엉뚱한 지명들로 가득~

여행을 통해 배운 삶의 지혜들 크고 거창하지 않다.
생활 속 사람들 사이의 소소한 정과 나눔을 그대로 표현해준다.
물이 귀한 사막에서 지나가는 낯선 이를 위해 물통을 내놓는 나눔의 미덕부터
메마른 사막에서 살아남기 위해 목마르더라도 물을 아낄 줄 아는 절제의 지혜,
그 날 먹을 물고기만 잡으며 더 이상의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연과 더불어 사는 아마존 원주민들의
욕심 없이 사는 법, 낯선 여행객을 따뜻하게 품어주는 넉넉함에서
나눔과 배려의 국경 없는 精을 느끼게 된다.
사람의 입김과 마음이 느껴지는 한적한 시골마을, 그리고 펜도롱 씨가 발길 닿는 대로 함께 한 여행
무언가를 가르치거나 애써 보여주려고 하는 게 아니라 더 정감 있는 여행 책이다.
'덜 바쁜 사람들이 더 따뜻하다' 를 느꼈다는 펜도롱 씨야 말로 제대로 세상을 여행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감사의 인사를 남기고 싶은 분들을 빼곡하게 담은 작가의 마음을 보며
왜 이 여행기가 흐뭇하게 다가왔는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나중에 우리가 또 우리 아이가 세계 어느 곳을 여행하더라도
정말 돈으로 살 수 없는 귀한 마음을 담아올 수 있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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