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지혜
쑤추운리 지음, 남은숙 옮김 / 팜파스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책의 얼굴인 표지를 대했을 때의 첫 인상은
급한 목마름을 호소하는 나그네에게 버드나무 잎을 떨어뜨려 건네준 한 소녀의 기지가 연상되는
마치 하늘위에 조용히 떠 있는 구름이 잔잔한 물 속의 버드나무 잎같은
마음의 평상심을 주는 느낌이었다.

처음 책 제목에서 느껴지는 '여유'는 휙휙 지나가는 현대의 빠름속에서 한 발짝
물러서서 주변을 바라보라는 의미의 여유로 받아들였는데
읽어보니 물론 그런 일상의 여유를 말하기도 하지만
상황에 따라 대처해야 할 자세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친절한 책이었다.

나폴레옹이나 알렉산드 대왕, 처칠 등 유명인의 알려진 일화외에도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더 많은 울림을 받게 되는 것 같다.
집안일이 마냥 지루한 주부의 이야기나 자신보다 능력있는 동료를 질투하는 회사원,
아들을 잃은 엄마, 작은 회사의 공장장 이야기까지....
주변에서 흔히 보는 가족의 모습, 친구의 모습이 들여다보이기에 책이 더욱 편안하게 읽혀진다.

여유라고 해서 무조건 쉬어가라 양보하라고 하지 않는다.
무조건 겸손하라고 하지도 않는다.
겸손을 미덕으로 내세우는 고전적인 처세술과는 느낌이 다른 책이다.
자신의 공로를 남들이 알아주게끔 적당히 자화자찬하라고도 하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공격당하지만 말고 거침없는 말로 따끔한 맛을 보여주라고 한다.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해선 적절한 아부도 필요하다는.....
또한 기회를 놓치지 말고 눈물로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라는 조세핀의 측은지심 이야기까지...
지혜로운 처세술을 들려준다.

물론 비슷한 이야기의 반복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말은 자꾸 들어도 질리지 않고 우리 마음의 자양분이 되기에 이 책이 더욱 고맙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 다가오기에 내가 1년동안 무엇을 했는지...그 미진함으로 인해
아쉬움을 느끼게 되는데 좋은 책 한 권이 그 허전함을 조금은 덜어주지 않았나 싶다.

책 속에서 중국의 [삼국연의]부터 세계사까지 방대한 부분을 두루 인용하는
작가의 폭넚은 지식과 또 이야기를 술술 풀어나가는 그이의 입담에 감탄하며 읽었다.
주부이고 엄마이다 보니 나의 얘기같은 어느 주부의 일화가 기억에 남는다.
똑같은 일상과 집안일의 지루함을 힘들어하는 주부에게
삶의 작은 부분들이 모여 인생의 아름다운 퍼즐이 완성된다는 생각의 변화만으로
똑같은 일상이 전과는 다르게 환하게 다가온다는 이야기는
나 자신에게 해주고픈 이야기가 아닌가!

빈둥거리는 듯한 딸아이의 느긋함을 보아내지 못하는 나의 조급함은 항상 끊임없는
잔소리를 하게 한다.
그럴 때 아이의 대답이 걸작이다.
"릴렉~스 릴렉~스"
장난끼 묻은 아이의 대답처럼 짤막짤막힌 에피소드 속에 담겨져 있는 유머와 조언을
읽으면서 나의 조급함도 조금씩 옅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300 여쪽의 적지않은 책의 무게감을 마음의 여유가 없는 현대인에게 건넨다면 과연
책을 펼쳐들까?
하지만 아무 페이지부터 읽어도 부담없는 책이기에 받아드는 이에게
또 하나의 마음의 쉼표, 여유를 선물한다.

특히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우리의 아이들에게 들려주고픈 말이 있어 옮겨본다.

잠재력은 누구도 볼 수 없는 곳에 꼭꼭 숨어있기 때문에 계발해야한다.
잠재력은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알아도 가만히 내버려두면 원래
내 것이 아니었던 것처럼 것처럼 순식간에 사라져 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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