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조구만 존재야 - 300만 살 도시공룡 브라키오의 일상 탐험
조구만 스튜디오 지음 / 더퀘스트 / 2020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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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조구만 존재야"
"조구맣지만 안 중요하단 건 아냐"

 

-나는 이런 공룡이야
-너와 함께할 때
-세상은 살 만한 곳일까?

3교대 근무를 시작한 지 딱 3개월째 되는 날, 직장인이 멘탈 붕괴되는
고비라고 하는 시기에 연이은 실수로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2만보
넘는 발걸음으로 지친, 약간은 의기소침하고 서글픈 날 펼쳐든 책,
이 책은 그런 날 혹은 아무 때나 읽어도 괜찮다고 말해주네요.
단지 너무 많이 행복할 때만 빼고^^

일도 열심히 하고 쓸데없는 짓도 하면서 나름대로 잘 살고 있는
초식공룡 브라키오의 소소한 일상과 생각들, 단순해서 더 귀여운
공룡그림과 짧지만 공감가는 이야기들....


비 오는 날 어떤 음식이 생각나는지
잠이 오지 않는 밤, 무얼 하는지
다정하게 물어봐 주는 친구같기도 하고
마음껏 잘난 척해도 괜찮다는 격려에 용기도 얻고
왜 살아요?
무엇을 하고 싶어요?
당신은 누구세요?
지금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나요?
그렇게 브라키오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게 무언지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맞는지 어제의 내가 후회되고 생각이 많아질 때
"너만 그런게 아니야" "누구나 그럴 수 있지"
다정하게 어깨를 토닥여주고 그럼에도 인생이란
함께 가볼만하지 않냐고 따뜻하게 손잡아주는
지친 어른들을 위한 그림일기 같은 책이네요.

p.64 "내 마음에는 기타가 있다.외로울 때 사람을 만나고 싶을 때도 있지만
딱히 그러고 싶지 않을 때도 있다. 조금은 얕은 외로움에 머물고 싶을 때
나는 기타를 친다. 서투르지만 그래도 친다. 딱 나만을 위로할 수 있을
정도로(내 연주가 심금을 울리는 연주일 리 없지만, 하하).
기타를 치면서, 나에게 기타와 노래를 가르쳐준 아빠를 생각하고,
그런 아빠와 내 모습을 좋아하며 지켜봤던 엄마를 생각한다.
그런 것들이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기타를 내려놓고 잠이 든다.
'''내 마음에 기타가 있어서 다행이다."

 

나태주 시인의 <행복>이라는 시가 겹쳐집니다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 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마음이 복잡할 때면 초식공룡 브라키오는 소소한 집안일을
난 냉장고 정리를 하곤하죠. 바쁘다는 핑계로 밀쳐뒀던 재료들을
활용해 음식을 준비하고 예쁜 그릇에 담아서 가족들과 따뜻한
음식을 맛있게 먹는 시간, 그 소박한 일상이 주는 힐링의 시간...
잘 치지는 못하지만 자신을 위로할 정도의 기타솜씨를 가진 브라키오,
셰프처럼 거창한 요리는 아니지만 나를 맛있게 위로해줄 정도의
요리솜씨를 가진 나^^ "좋아하는 게 있어야 삶이 빛난다"는 말처럼
이렇게 작은 반짝거림을 확인시켜 주는 귀엽고 감사한 책.

p.150 "너의 가치는 너무 많은데...음, 생각을 해보자면
이 지구상 그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안도감을
느끼게 하는 것." 나는 기습적으로 행복해지고야 말았다.

 

일도 열심히 하고 쓸데없는 짓도 하면서 나름대로 잘 살고 있는 우리들,
모두가 때때로 기습적으로 행복해지자구요^^

p.86 "예전에는 타인의 평가에 전전긍긍했는데 그래도 이제는
조금 괜찮아졌다. 나도, 너도, 우리 모두도 조금은 부족하다는 걸 안다.
내가 정말 많이 부족하다는 걸 알지만, 내가 나라는 이유로
사과하고 싶지는 않다. 나도 어쩔 수 없이 나로 사는 거니까.
그리고 이런 내가 때로는 싫지만 또 좋기도 하니까.
나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까지 사랑받고 싶어서 전전긍긍하던
어린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이제야 들려준다."

p.53 "돈을 주고 안락함을 사는 것이다."

-빨래전문업체에 수건과 이불을 맡기고 뽀송뽀송한 수건과 이불 냄새를 맘껏 누리는

브라키오의 귀여운 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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