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잡 SEASON 1 -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양정우 외 지음 / 블러썸북스 / 2020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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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시즌1, 사실 스치듯 방송을 몇 번 본 게 다라 책이 더 궁금하고 기대됐습니다.
'어디가서 아는 척 하기 딱 좋은 박학다식, 얇디얇지만 잡다하게 아는 상식은 어디가서라도
요긴하게 쓰일테고 소소한 즐거움도 동반되는 터^^' 이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지역의 먹거리와 명소를 찾아보는 즐거움에 다양한 분야의 5인 5색이 펼쳐놓는 대화의 향연이
결코 가볍지만은 않고 하나씩 새로운 걸 알아가는 대화의 끝자락에 남겨지는 묵직한 생각거리까지
알아두면 쓸모있는 신비한 잡학사전이네요.

스타PD인 나영석 피디의 또 하나의 성공한 프로그램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책 마지막
 "그때, 진짜 재밌었는데..." 작가와 PD들의 후기를 보며 알쓸신잡 프로그램에 녹여든 작가와
스텝들의 열정과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책이네요. 전주 촬영시 막걸리집에서
모든 스텝이 5명의 쌤들 곁에 손님처럼 앉아서 그들의 수다를 들으며 함께 웃는 모습도 책을 읽고
다시 방송을 보니 더 정겨워보였어요. 작년 유럽여행을 함께 했던 일행들과의 뒤풀이에서 우리가
했던 말이랑 똑같아서 함께 보고 함께 느꼈던 감동의 생생함은 누구나 비슷하구나 싶었어요.

 

예술의 고장 통영, 문학의 고장 순천·보성, 커피의 향이 머무는 강릉, 추억소환도시 춘천,
한옥의 고장 전주 등 알쓸신잡과 함께 둘러본 도시와 사람들의 매력, 한 도시에 가더라도 각자의 결대로
서로 나뉘어서 여행을 떠나고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는 모습이 색다르면서도 나와 맞는 취향의 선택을
한 여행자를 따라서 나도 여행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통영에서는 거북선을 시작으로 난중일기, 과학적으로 증명해내는 이순신장군의 숨결^^, 시인 백석의
러브스토리, 박경리 작가의 토지까지! 군산으로 가는 기차여행에서는 기차 이름의 변천사와
군 시절의 일화, 비정규직 문제 등의 이야기까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지식과 대화의 확장성에
맛칼럼니스트의 전문영역인 검증된 맛집은 물론 조금 삐딱한 미식가 김영하 작가가 찾아낸
이색적인 맛집까지 이공계와 문과계, 예술가가 씨줄날줄로 엮어내던 역사와 사람,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나 풍성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되었던 것 같아요..

 

 

 

p.181 "춘천 하면 에티오피아예요!"
한국전쟁 당시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한국으로 병력을 보내 준 고마운 나라, 당시 한국으로 파병되어
국군과 함께 싸웠던 에티오피아 군인들을 기리기 위한 [에티오피아한국전참전기념관]
그 기념관 앞에서 만난 노신사의 한 마디...울컥


강릉의 안목카페거리에서 나눈 수다에서 피곤할 때 커피의 카페인이 뇌를 속여서 뇌가 피곤한 상태임을
속일 수 있다고, 너무 피곤할 때는 커피 대신 잠깐 눈을 붙여야 한다는 뇌과학자 재승쌤의 의외의 조언도
재미있는 유용정보였네요.

 

p.33 "...한때 통영으로 예술가들이 몰려들었던 것도 이해가 간다. 소설가, 화가, 음악가 등이 함께
어울리며 발전을 도모하던 통영에서, 예술가들은 새로운 도약을 기대했을 것이다."
이 방송에서도 작가, 음악가, 과학자, 맛칼럼니스트까지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서로 상호작용을 하며
서로에게 활기와 상상력을 북돋우는 시간들이 다정해서 보는 이들도 즐거웠던 것 같아요.

 

전주에서 본 태조의 어진을 시작으로 자화상으로 이어진 이야기의 끝자락...
p.217 "그러나 시민쌤은 자기 자신의 얼굴을 마주 보고 마음을 살피는 작업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정치인으로서의 은퇴를 고민하던 때, 그는 자신의 얼굴에서 답을 구했단다."

 

시민쌤은 다른 쌤들에게, 그리고 카메라 밖의 제작진 모두에게 말했다.
"자신이 어떤 얼굴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고 말이다."


다소 휘발성이 있는 방송과 달리 책을 통해 다시 만난 알쓸신잡의 이야기는 다시 한번 곰곰 생각해보게
하는 즐거움이 있었네요. 책은 이야기거리를 제공한다는 강릉편에서의 대화처럼 시즌2와 시즌3도
변하지 않는 종이책의 매력으로 다시 만나길 기대해봅니다. 영하쌤이 말씀하셨듯 다양한 종이책의
활용도 만끽할 수 있도록요^^
(책을 눌러줄 수도 있고 컵라면 뚜껑을 눌러주는 용도로 심지어 싸울때 유용한 한국책의 위용까지)

 

p.96 "언제가 영하쌤은 여행이 재밌으려면 어그러져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런 의외의 사건들이 여행을 가장 여행스럽게 만든다고 말이다."

5인 5색이 만들어내는 개성있는 그런 '여행의 시간'

유시민 "우리가 전주를 갔다왔다고 해서 전주를 안다고 할 수 있을까?"
황교익"내가 생각하는 것 외에 일리들도 다양하게 존재한다."
이 책을 읽으며 방송을 다시 보게 되고 방송을 보니 여행 떠나고 싶어지는 행복한 충동을 느끼게 되는
선순환의 즐거운 책읽기였습니다~

 

 

[책을 읽고 소환한 강릉여행 추억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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