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영어 리얼 패턴
edu TV 언어교육연구소 지음 / 보고미디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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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이지만 충실한 영어교재. 예문 > 패턴 파악 > 한글 해석 보고 영어로 말하기 > 실제 대화 연습. 하나의 문장 패턴 당 이런 과정이 반복적으로 제시된다. 동영상을 보면서 해도 그냥 책으로만 공부해도 정말 하루 10분이면 충분할 것 같은 분량이다. 네이티브가 가장 많이 사용한다는 리얼 패턴 60개를 담은 책은 패턴 하나당 하나의 unit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진 속 unit 51의 패턴이 "You are so~" 인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문장 패턴을 입 밖으로 꺼내게 도와주는 교재이지 뒤로 갈수록 난이도를 높여 심화과정까지 영어공부를 시켜주는 책은 아니다. 참고로 책표지 속에 그려져 있는 그림이 묘하다고 생각했는데 교재 안쪽에도 같은 그림체의 그림들이 본문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패턴처럼 같은 그림이 반복되지만 이 책을 본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아직까지는 묘한 매력을 느끼고 있는 중ㅋㅋ

책에서 제시된 패턴들은 소리 내어 읽어보면 왠지 익숙한데 외국어로 말해야 할 상황에서는 바로바로 튀어나와주지 않는 문장 덩어리들이다. 회화에 약한 사람들한테는 이렇게 문장 덩어리를 통째로 암기시키는 방법이 유용하다고 생각하기에 이 책은 내가 처음에 기대했던 방향의 회화 공부 책과 부합하는 것 같다. 너무 길거나 너무 낯설지도 않은 문장의 난이도는 반복을 통해 자연스레 입에서 나올 수 있게끔 훈련하는데 지치지 않게 해주는 정도인 것 같다(누군가에겐 너무 익숙하거나 쉽다고 생각할 정도의 난이도라고 생각한다). 외국어 교재에 있어서 자발적으로 지속하는 게 힘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동영상 강의도 있다. ​

 

 

​교육전문 방송국 eduTV에서 만든 다양한 방송 콘텐츠를 말하자닷컴에서 볼 수 있는데, 이 책에 관한 동영상 강의는 10 minute English [리얼패턴]이라는 제목으로 www. malhaza.com에서 찾아볼 수 있다. 동영상 강의에 관해서는 본문 시작 전에 책 사용법을 알려주는 페이지(How to study this book REAL PATTERN, 사진 참고)와 책날개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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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의 꽃 - 2019년 50회 동인문학상 수상작
최수철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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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식물의 독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식물이 자신을 보호하고 적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가진 독이 사람에게 약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였다. 이 책에서는 이런 관계성에 대해서 꽤 자주 이야기한다. 문학에 흔히 등장하는 '선과 악'의 관계 대신 이 이야기는 '약과 독'의 관계를 선택했다. 선과 악 혹은 생과 사처럼 대립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교묘히 섞이고 이어진 둘의 복잡한 관계성과 각각에 대한 기준, 상징성을 반복해서 제시하며 우리가 갖고 있는 고정적인 의미를 흔들어 놓는다. 책에서는 말한다. 우리가 살면서 먹고 마시고 접촉하는 모든 것은 사실 독은 가지고 있으며 어쩌면 사람도 하나의 독과 같다고. 많은 사람들이 '독 = 악'이라는 통념 하에 약으로 그 독을 해독하려고 애쓰지만 그 약 역시 내성과 중독의 길을 거쳐 또 다른 독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맨 처음 내가 떠올렸던 이야기처럼 사실 약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본래 독이었을지도 모른다. 사용하는 사람의 생각에 따라 똑같은 무언가는 '독'이 될 수도 '약' 될 수도 있다. 

 

독은 위험하지만 무척 흥미롭거든. 사람들이 독을 가지고 온갖 일을 벌이는 것도 그래서지. 독에는 운명을 바꾸는 힘이 있다는 말이야.      -본문 중 97p

인생이 뭔지 한마디로 말할 수 없겠지만, 이런 말은 할 수 있지.

인생의 매 순간은 독과 약 사이의 망설임이야. 망설일 수밖에 없지.

하지만 오래 주저하고 머뭇거려서는 안돼. 어느 순간 약은 독이 되어버리니까

-본문 중 100p

 

다 읽고 난 후 첫 감상은 독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끝이 없구나 하는 것이었다. 식물과 동물이 가진 독은 물론 그에 얽힌 유래나 신화들, 그리고 역사나 현재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독살 방법들에 대한 이야기가 정말 많이 나온다. 전체적인 스토리를 잘 끌고 나가지 못했다면 독에 대한 모든 속설과 진실들을 다룬 책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행히도 등장인물들과 구성 자체는 소설의 특징을 잘 잡고 있어서 수많은 독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집중을 흐트러트리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나가기에 어려움은 없었다. ​

사람은 가장 순수한 상태로 태어나서 점차 주변의 것들을 흡수하며 성장하다 이윽고 체내에 나쁜 것들까지 흡수해 쌓아놓고 늙고 병들어 죽게 된다. 우리가 흡수하는 모든 것들 중에 '독'이라 부를 만한 것들은 얼마나 될까. 이 책의 주인공은 태어나기 전부터 독과 접촉하고, 자라면서도 독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리거나 매혹당하기도 하며 내내 독을 곁에 두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하지만 주인공 몽구보다 그 외의 모든 등장인물들이 오히려 독에 대한 강박과 집착을 보이는 편이다. 모든 등장인물들은 독과 중독에 대한 두려움, 매혹, 도취, 환멸 등에 대한 감각과 경험으로 서로에게 공감하고 위안 받으며 관계를 시작한다.

독은 쉬이 주변에 감염을 일으키고 자신보다 더 센 독을 만나면 한번 앓고 난 후 더 강력해진다. 마치 독 그 자체였던 몽구는 만성 두통을 비롯해 자신의 특이점을 인지하고 그 특이점이 어디서 오는 걸까 궁금해하지만 자라면서 점차 그것들은 숨기는데 능숙해지고 타인의 시선에서 점차 평범한 사람인 것처럼 변화한다. 그에 반해 몽구의 독에 감염된 것처럼 몽구로 인해 범상치 않은 경험을 공유하게 되는 주변 인물들은 뒤로 갈수록 더 불안정해지고 어떤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전반부에 등장했다 사라졌던 인물들을 포함해 모든 등장인물이 얽히고설키며 벌어지는 후반부의 이야기는 마치 추리소설 같기도 했다.  

 

​​사람들이 독을 두려워하면서도 독에 이끌리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요?

 -본문 중 211p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독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렇다면 독의 '꽃'은 무엇일까. 제목부터 시작해 내용의 곳곳에 쉬지 않고 등장하는 '독'이란 심상치 않은 단어가 품은 '꽃'은 과연 무엇일까. 그 의미가 독과 함께 살아가기로 한 주인공이 품은 '사랑'이라는 로맨스의 요소일지 읽으면서도 내내 궁금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남성 인물들은 독을 두려워하면서도 심취하거나 그 영향에 휘둘리거나 적극적으로 이용하려는 데 반해, 여성 인물들은 독의 해소에 초점이 맞춰진다. 몽구의 어머니와 영지는 적극적으로 몽구의 해독에 애를 쓴 사람이었고, 자경은 처음으로 몽구를 끌어안고 교감한 인물이자 자신의 독(=몸의 허약함과 정신적인 고통)에 저항하기 위해 새로운 독을 이용한 인물이다. 몽구는 자경과의 기억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그녀와의 재회에 긴장하기도 하며 그녀에게 사랑을 느꼈다고 고백하기도 하지만 그녀와의 사랑이 꽃과 같이 피어나는 결말로 끝이 나지는 않는다. 다 읽고 난후 단순히 꽃을 사랑이라는 뜻으로 풀이하기엔 좀 찜찜했다.

 

 

개인적으로는 독에 만연한 세상에서 특히나 강력한 독으로 태어난 몽구가 자경과의 재회와 더불어 몰아치듯 발생한 여러 상황들을 겪으면서, 평생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시달리게 한 독에 대해 여러 의미를 깨닫고 각성하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꽃은 화려하지만 성장의 마지막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의 각성과 동시에 가까워진 죽음이 모든 성장과 고초를 겪은 후 피어난 독의 꽃을 의미한 게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했다. 허무하게도 제목의 의미는 책의 마지막 '작가의 말'에 해설이 되어있었다. 내 생각과 맞는 부분도 다른 부분도 있었지만 작가가 전달하고자 한 여러 가지 포인트를 독자로서 다양하게 생각해보고 고민했다는 점이 조금 뿌듯했다. ​발랄하고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었지만 생각만큼 아주 무겁거나 읽고 나서 마음이 불편한 책도 아니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악역의 매력에 빠지기도 하는 것처럼 '독의 꽃'은 위험하고 바르지 않은 것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뭔가 매력적인 책이었다. 책을 읽는 데 쓴 시간만큼 읽고 나서 정리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한 책이었고 그 시간이 아깝지 않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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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따라하기 다낭.호이안.후에 - 2019-2020 최신판 무작정 따라하기 여행 시리즈
전상현 지음 / 길벗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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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임말이자 애칭 무따기. 유명한 몇몇 여행서적들 가운데서도 꾸준히 최신 버전이 나오고 사랑받는 책이라고 들어서 기대하고 있었다. 올여름 예정되어있는 해외여행도 꽤 오랜만이라 그 설렘과 더불어 이 책이 오기를 즐겁게 기다렸다가 책이 온 날 바로 읽기 시작했다. 책의 구성은 두 권으로 분권되어있는데 '미리 보는 테마북'과 '가서 보는 코스북'이란 제목이 각각 붙어있다. 그리고 부록처럼 '꼭 가봐야 할 다낭 대표 명소'지도가 함께 들어있었다. 

 

 

 

올여름 가게 될 여행은 패키지여행이지만 다낭에 대한 여행정보를 잘 몰랐고, 꽤 여유 있는 자유시간이 주어져서 그 시간을 알차게 채우기 위한 관광정보도 필요했다. '미리 보는 테마북'을 통해 패키지에 속해있는 코스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는 것도 즐거웠고, '가서 보는 코스북' 속에서 자유여행으로 가면 이 코스는 꼭 따라가보고 싶다 하는 부분을 찾아내는 것도 재밌었다. 테마북은 두께가 더 있는 만큼 베트남의 역사나 특징부터 시작해서 관광지나 음식, 숙박 등에 대한 개별적인 정보들이 많이 들어가 있어 여행을 가기 전에 그 나라에 대한 친절한 자기소개서를 읽는 기분이 들었다. 최신 버전이라 가장 최근의 베트남의 모습을 담고 있다는 점도 좋았다.

 

보면서 가장 신나했던 부분은 단연코 음식 정보들을 꼽고 싶은데 소소하게는 낯선 과일들의 제철을 알게 되기도 하고, 단순한 맛집 소개뿐만 아니라 로컬푸드, 현지인 맛집, 가족이 함께 가면 좋은 레스토랑, 커피, 디저트, 맥주까지 다양한 테마로 꾸며져 있어 필요한 정보를 찾기에도, 그저 한 권의 책처럼 읽어가기에도 썩 괜찮았다. 테마북이란 이름에 걸맞게 이런 구성은 음식에만 적용된 것이 아니다. 책의 목록을 보면 STORY, SIGHTSEEING, EATING, EXPERIENCE, SHOPPING, HOTEL&RESORT 이렇게 다섯 개의 파트에 다양한 테마별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쇼핑 파트 중 기념품&선물 정보에서는 가게 사장님들의 사진이 소개되어 있는 점이 신기했다.

코스북 같은 경우엔 몇 가지 코스 추천과 지도, 인근의 각 스팟별 간략 소개가 주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맨 마지막 OUTRO 파트에는 무작정 따라 하기 좋은 베트남어 회화 몇 마디와 현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도 수록되어 있다. 테마북과 코스북의 내용은 서로 연계되어있어서 꼼꼼하게 체크하며 계획을 세울 땐 두 권 다 함께 보는 게 확실히 유용할 것 같다. 무따기 시리즈의 사용법은 코스북 뒤표지에도 쓰여 있는데 그 사진을 아래 첨부한다. 자유여행은 아닌지라 정석대로 이 책을 사용하진 못하겠지만 여행 직전까지 두고두고 보면서 쇼핑과 식도락 리스트만은 꼭 만들어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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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만에 합격하는 이지연의 공무원 면접 스피치 - 수험생들이 궁금해하는 공무원 면접의 모든 것!
이지연 지음 / 메이트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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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을 준비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면접은 늘 긴장되고 어려운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바 및 취직 혹은 그보다 먼저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 입학 등을 위해 면접을 경험하게 된다. 자세는 바르게, 말 끝을 흐리지 않고, 겸손하지만 당당한 태도로, 뻔한 대답은 하지 말기 등등 기본적으로 누구나 알고 있는 것에서 한 발짝 더, 공무원 면접을 다루는 책이지만 넓게는 모든 면접 상황에서의 팁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기억하고 떠올리기 좋게 몇 가지 공식을 알려주기도 하고 스스로의 상태를 먼저 체크해 볼 수 있는 테스트도 책 안에 마련되어 있다. 게다가 공무원 면접에서는 5분 스피치를 하거나 면접 당일에 자기기술서(사전조사서) 등을 작성하고 그 내용에 대한 질의응답을 하는데 이러한 말과 글은 흡사 자기소개서를 간추려 쓰는 것과 비슷해서 자소서 쓰는 방법에 있어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스피치나 면접에 대한 책은 처음 읽어봤는데, 이 책 한마디로 참 유용하다.

 

공무원 면접은 공기업이나 대기업 면접만큼이나 치열하고 높은 경쟁률의 필기시험을 통과한 사람만이 볼 수 있다. 공무원 시험에 몇 년이고 공을 들이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필기 공부만큼 면접에 있어서도 스터디를 하거나 돈을 들여 강의를 듣는 것도 이젠 그다지 특별한 일이 아닌 것 같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일주일치의 강의를 듣는 것처럼 책의 목차가 구성되어있는데 이 책을 교재 삼아 꼼꼼히 읽고, 체크하고, 쓰면서 준비하기에 좋을 것 같다. 읽으면서 알게 되는 정보도 꽤 많은데 직접 실천할 수 있게끔 작성지가 있는 점이 교재다웠다. 면접에 대한 책이다 보니 호흡, 억양, 리듬, 톤에 대한 내용도 많은데 글로만 전달하기 어려운 이런 부분에서는 오디오 강의가 제공되는 것도 이점인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공무원 면접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공무원 면접만의 특징은 무엇인지 많이 알게 된 것 같다. 나처럼 정보가 많이 없던 사람에겐 많이 유용하다 느낄 책이었는데, 실제로 면접 스터디를 해본 사람이라던가 스피치 공부를 해본 사람들에게는 어떨지 궁금하다. 면접 준비를 하면서 어떤 사람을 공무원으로 원하는지 내가 그에 잘 맞는 사람인지 생각해보고 마음을 다지기에도 좋은 것 같아 공무원 준비를 시작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일반 행정직 외에도 직군별 전략을 알려주고 있는 점도 이 책의 강점이다.(단, 사서직과 군무원 쪽은 없어서 살짝 아쉽다.) 책 본문에 더불어 오디오 강의와 동영상 강의까지 얻을 수 있으니 면접 준비하는 사람에겐 이 책이 제법 큰 힘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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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으로 읽는 한국 현대사
김호기.박태균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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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광복 이후부터 2018년까지 가장 가까운 현대사의 흐름을 논쟁을 통해 보여주는 책이다. 한국 사회에서 크고 작은 사건이나 현상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40개의 논쟁을 골라 이 책에서 다루고 있다. 논쟁의 선정 기준과 책의 구성 소개는 프롤로그에 친절하고 명확하게 소개되어 있는지라 생략하고, 대신 마찬가지로 프롤로그에 쓰여 있는 글쓴이들의 의도를 발췌해본다.

 

 

지나간 역사는 그 사회의 구조적 강제를 이루고 이에 대한 주체적 대응이 새로운 역사를 열어간다고 볼 때, 우리 현대사에 대한 성찰은 누구나 한 번쯤 돌아봐야 할 과제일 것이다.(프롤로그 중, 5p)  

우리의 바람은 소박하다. 다시 한번 강조하면, 논쟁이 중요한 것은 논쟁을 통해 쟁점을 분명히 하고 더 나은 해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70여 년 동안 진행된 논쟁들이 광복 이후 우리 사회를 이끌어 왔듯, 생산적인 논쟁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서 새로운 국가, 새로운 사회를 향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앞으로 논쟁들이 더욱 활기차게 이뤄지길 간절히 소망한다. (프롤로그 중, 6-7p) 

 

 

 

근현대사 공부를 하면서 알고 있었던 내용부터 시작해 내가 태어난 시기 전후의 조금 더 가까운 현대사, 그리고 내가 실제로 목격하고 현장에서 주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던 바로 작년까지의 몇몇 논쟁들을 순서대로 바라보는 건 꽤 드물고 재미있는 일이었다. 과거의 논쟁을 하나하나 다루거나 이야기한 적은 가끔 있지만 이렇게 흐름에 따라 순서대로 짚어본 적은 없는 것 같았다. 각 논쟁의 이야기를 길지 않게 풀어내는데 시간 순서대로 다른 논쟁이 이어지는 게 자연스럽다고 할까, 풀어내는 솜씨가 좋다고 할까. 역사 이야기는 딱딱하다는 편견이 있었는지 혹시 읽기에 어려울까 걱정했던 게 다 쓸모없는 걱정이란 걸 금방 알게 되었다.

각 논쟁에 있어서 서로 대립하는 주요 주장이나 입장이 있다면 항상 중도적인 입장도 있기 마련이다. 내 경우 어떤 토론이나 논쟁에 있어 항상 중도적인 입장에 공감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중도적'이란 것이 이쪽도 어느 정도 맞고 저쪽도 어느 정도 맞아-하고 맞장구치는 이도 저도 아닌 입장이 아니라, 두 주장 사이의 어떤 식으로 연결고리가 있는지 인과관계가 있다면 그를 명확히 파악하고 증명해내는 것 등의 구체적인 근거와 주장이 맞물려진 제3의 주장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대부분의 중도적인 주장이 힘을 얻지 못하고 조용히 사그라지는 이유는 그 주장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근거나 관계 파악 등의 자세한 논쟁이나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에서 더 먼 논쟁일수록 입장과 논쟁의 쟁점이 명확한 데 반해 지금에 더 가까운 논쟁일수록 사건이나 현상에 대한 해설과 다양한 관점이 많이 드러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논쟁이라는 단어를 봤을 때 '찬반 토론'식의 풀이를 떠올렸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다양한 관점의 주장들을 훑어보고 글쓴이의 해석을 말해주는 점이 이 글을 통해 어떤 주장을 피력하는 게 아니라 역사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보여주려 노력한 느낌이 들어 좋았다. 다양한 논문과 저작들이 인용되고 한번 읽어서 바로 알아듣기 어려운 부분도 물론 있었지만, 논쟁의 제목들을 봤을 때 다 한 번씩은 들어봤음직한 큰 논쟁들을 다루고 있어서 가까운 현대사에 있어 알고 있어야 할 정보들을 많이 배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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