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 젖어 - 나는 위로해 주었던 95개의 명화
손수천 지음 / 북산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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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점의 명화에 작품 소개나 해설 대신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과 이야기와 감정과 감상을 담은 글을 덧붙였다. 그림에 마치 새로운 제목을 붙이는 것처럼, 글 제목 바로 아래 자리 잡은 그림들의 위치가 재미있다. 어떤 그림들은 작품을 책에 직접 싣지 않고 QR코드로만 남겼는데 코드를 읽어보면 WIKIART 사이트에 올라온 그 작품의 링크로 연결된다.(그래서 이 책은 읽을 때 핸드폰이 꼭 필요하다.) 그림의 크기는 통일되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우지 않는 사이즈로 들어가 있는데, 개인적으론 가끔 글에서 언급되는 그림의 디테일까지는 보기 어려워 조금 아쉬울 때도 있었다.


하나의 그림을 보고 저자는 음악과 문학과 역사와 자신의 경험을 다양하게 끌어온다.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글감들을 바로 가져와 쓰기도 한다.(예를 들어 권투경기의 한 장면을 그린 조지 벨로스의 <뎀시와 피르포>의 그림에서는 제목에 등장하는 두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바로 영화 '록키' 시리즈의 이야기로 연결된다.) 화가의 생애, 그림이 그려진 배경, 그림의 모델 등 작품에 대한 설명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받은 인상과 관련된 부분이라면 자세하게 언급하기도 하고 상관없는 부분이라면 적당히 생략되는 면도 있다.







예술 작품을 감상할 때 작가나 작품의 관련 정보를 알고 배우며 보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그런 정보 없이 그냥 작품 자체가 주는 인상과 자신만의 해석과 상상력을 더하여 보는 것도 재미있다. 저자는 자신이 위로받았던 그림들을 모아 자신의 이야기를 해준다. 전시회에 가면 친구와 주고받는 근거 없는(?) 해석과 상상들이 참 재미있게 느껴지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명화 95점이지만 그림의 선정 기준은 저자의 감상에 있었기에 유명한 작품들도 있었고 낯선 그림들도 있었다. 화가가 그리면서 만들어진 사연에 감상자의 사연을 하나 더해 읽게 만드는 책. 나와 다른 감상과 나와 다른 사연을 읽는 게 즐거웠던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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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 때려잡는 스트레칭
최재석 지음 / 센시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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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부터 손목 통증이 심해져서 병원을 다니고 있다. 일하면서, 생활하면서 손과 손목을 쓰지 않을 수는 없는지라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완쾌하진 못한 상태다. 병원 치료와 보호대 착용, 스트레칭을 꾸준히는 하고 있는데 내가 제대로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지, 더 효과적인 스트레칭은 없는지 궁금해서 이 책이 읽고 싶었다. <통증 때려잡는 스트레칭>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5대 통증을 해결할 수 있는 스트레칭을 담은 책으로 10년 경력의 물리치료사이자 인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저자가 자신의 노하우를 담아 출간했다고 한다. 제목만큼 속 시원하게 통증 문제를 해결해 줄 책이길 기대하며 책을 폈다.

몸이 뻐근하거나 아파서 스트레칭을 할 때 대부분 문제가 있는 곳부터 실시하곤 한다. 목이 아프면 목을 스트레칭하고, 손목이 아프면 손목을 스트레칭하는 식이다. 물론 이게 맞는 해결책일 때도 있지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때도 있다. 오히려 통증 부위에 부담을 주는 반대쪽 근육, 함께 움직여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협력 근육, 약해진 부위 대신 같은 근육의 다른 부위를 스트레칭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도 많다. (본문 중 22p)

프롤로그에도 나오지만, 본문에서도 반복해서 짚어주는 점은 스트레칭에 대한 편견에 관한 내용이다. 통증을 느끼는 곳만 스트레칭하는 게 늘 옳은 방법만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 예전에 한참 운동을 할 때 발목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았는데 허리 때문에 발목이 아픈 경우도 있다는 설명을 들은 기억이 났다. 통증이 있는 부위를 돕는 주변 근육, 혹은 그 근육과 연결된 조금 먼 근육들에도 스트레칭이 필요하다는 설명에 쉽게 설득되었다. 근육들은 서로 유기적이고, 연결된 모든 근육들이 (짧아지거나 늘어난 상태가 아닌) 정상 근육이 되어야 통증이 사라진다는 점을 잘 기억해둬야겠다.

책에서는 본문에 앞서 Basic Guide 통해 대략적인 스트레칭 순서를 소개하면서, 각 부위의 근육을 여러 번 사진과 글로 보여주고 알려준다.(부록으로 '인체 뼈대계 및 근육계'도 있다. 온갖 근육들의 이름을 알 수 있다. 초반에 나오는 짧아지기 쉬운 근육과 늘어나기 쉬운 근육을 보았을 때 내가 통증을 느끼는 곳(손목, 승모근 등)은 주로 늘어나기 쉬운 근육들이란 걸 알게 되었다. ​ 일상생활을 하면서 잘못된 자세를 반복하게 되면 그 자세 때문에 어떤 근육은 굳거나 짧아지고 어떤 근육은 정상 근육보다 늘어나 무리하게 된다는 설명이 와닿았다.





프롤로그와 Basic Guide가 끝나면 통증 부위(등&어깨, 허리, 무릎, 목, 손목&팔꿈치)에 따라 5개의 chapter로 나뉜다. 한 chapter는 셀프 테스트 - Ready, 근육 이완 마사지 - STEP 1 - STEP 2 - Daily Program - Power Progarm의 구성이 동일하게 반복된다. Ready는 단어 그대로 스트레칭을 위한 준비운동을 다루고, STEP 1은 정적 스트레칭, STEP 2는 동적 스트레칭이다. ​ Daily Program은 앞서 소개한 근육 이완 마사지와 스트레칭을 하나로 묶어 보여주고, Power Progarm은 추가로 근력 강화를 하는 동시에 온몸 운동을 할 수 있는 몇 가지 스트레칭을 더 알려준다.

개인적으론 손목이 제일 문제였지만 셀프 테스트를 통해 손목 외에도 여러 부위의 내 상태를 점검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마사지 파트의 동작들은 전체 프로그램을 따라가지 않더라도 몸이 시원해질 것 같은 동작이 많아 따라 해보고 싶어졌다. 짧은 기간이지만 요가와 필라테스를 배워본 적이 있는데, 근육 이완 마사지와 스트레칭 동작들이 운동할 때 배운 동작들과 비슷한 경우가 많다고 생각했다. 책에서 지시한 시간과 횟수를 맞춰서 천천히 반복적으로 실천하다 보면 통증이 없어지고 내 몸이 말랑말랑해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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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사랑해서 태어났어
이케가와 아키라 지음, 이서은 옮김, 정원재 일러스트 / 시월의책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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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아직 세상 밖으로 나오기 이전의 이야기. 제목과 표지의 귀여운 그림을 보고 처음엔 그림책이라고 생각했었다. 이 책은 아이들이 부모에게 오기 전의 기억, 자신이 태어날 엄마와 아빠를 골랐던 기억, 엄마나 아빠를 선택했던 이유에 대한 인터뷰를 담은 책이다. 주변에 어린 아이가 있으면 같은 질문을 해보고 싶다. '엄마한테 오기 전 기억나?' '혹시 하늘에 있다가 왔어?' 이런 기억들은 몇 살 때까지 남아있는 걸까. 기억일까 아이들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이야기일까.





태내 기억이란 보통 엄마의 배속에 있을 때의 기억을 말한다. 우리는 그런 기억을 어느 정도 믿고 있기에 뱃속에 있는 아이에게 말을 걸고 태교음악을 들려주는 등의 행위를 하는 게 아닐까. 하지만 이 책에서 인터뷰한 아이들은 태내 기억뿐 아니라 탄생의 기억까지 가지고 있다. 엄마의 뱃속으로 들어가기 전, 자신이 엄마를 고르기 전의 기억까지 말이다. 인터뷰 대상의 아이들은 3살부터 13살 사이의 나이였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된 26살 여성이 태내 기억을 생각해냈다며 쓴 글도 실려있다. 인터뷰는 책의 저자인 산부인과 의사 이케가와 아키라 씨가 진행한 듯하고, 후반에는 아이와 엄마가 나눈 대화가 실려있기도 하다.




아이들은 하늘에서 다른 아이들과 있었던 시기, 다양하게 묘사되는 아이들이 부모에게 가기까지를 도와주는 이(천사, 요정, 하느님 등등)의 모습, 엄마 아빠를 선택한 이유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터뷰 질문 중에는 '태어남의 목적' 같은 조금 어려운 질문도 있었는데 12세 여아 요시노 사토미는 '아주 다양한 곳에 도움이 되기 위해 태어나는 듯해요'(33p)라고 답했고, 13세 남아 곤노 가쓰야는 '사명이라든지 그런 뜻을 가지고 태어나는 아이들도 적지는 않다'(42p)고 말했다. 엄마 아빠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 가족이 달라지게 하기 위해,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그중 가장 해맑고 사랑스럽고 감동적이기까지 한 대답이 바로 이 책의 제목이었다. 독특하면서도 신기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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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공룡에게는 그들만의 이야기가 있다 - 지금도 살아 있는 공룡의 경이로운 생명의 노래
마루야마 다카시 지음, 서수지 옮김, 이융남 감수, 마쓰다 유카 만화 / 레몬한스푼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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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 물어보니 나는 어릴 때부터 공룡을 좋아했다고 한다. 어린 시절 공룡을 좋아하지 않은 사람은 정말 드물지 않을까. 물론 지금도 누군가 내게 '공룡 좋아해?'라고 묻는다면 '좋아해!'하고 바로 대답할 수 있다. 그럼 '공룡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어?' 하고 묻는다면? 솔직히 말하자면 좋아하는 마음은 여전하지만 다양한 공룡들의 이름을 완벽하게 외운다거나 남들은 잘 모르는 공룡들의 TMI는커녕 기본 정보도 그리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싶었다. <모든 공룡에게는 그들만의 이야기가 있다>을 읽고 난 후 느낀 점은, 이 책을 읽는다면 누구나 두 번째 질문을 받아도 당황하지 않고 몇 가지 재미있는 대답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티라노사우루스가 새끼일 때 털이 복슬복슬하다'거나 '모든 새는 공룡이야' 이 정도?

어릴 때의 나는 아마 공룡의 거대함과 강한 모습을 보고 멋지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모든 아이들의 인기 서열을 따라 평범하게 티라노사우스를 제일 좋아했다. 그런데 티라노사우루스에게 털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어봤다. 충격이었다.(그 외에도 털이나 깃털을 가진 공룡들이 꽤 있었다고 한다.) '새는 공룡이다'라는 이야기는 공룡의 의미를 들여다봐야 알 수 있는 이야기인데, 공룡은 '트리케라톱스와 유럽에 분포하는 집참새의 가장 가까운 공통 조상에서 탄생한 모든 자손'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본문 중 25p) 고 한다. 이 밖에도 몰랐는데 알고나니 정말 재미있는 공룡 이야기가 한가득 들어있는 책이었다.





초반에는 책에서 다루고 있는 공룡에 간략한 도감, 분류, 살았던 시기를 그림과 함께 보여주고, 본격적인 본문은 만화 한 페이지 + 글 한 페이지로 구성된다. 본문 이전의 정보에서도 '대강 분류! 공룡그룹' 이나 '대충 이때쯤! 공룡이 살던 시대' 등의 왠지 웃기고 어설픈 제목들을 사용하고, 본문 속 네 컷 만화들은 여러 공룡들을 주인공으로 장난스럽고 유머러스하게 그려져있다. 그 옆에 글로 쓰인 본문은 딱딱한 분위기는 아니지만 내용만은 충실하게 사실적이고 다채로운 공룡 정보가 담겨있다.

저자는 맺음말을 통해 '이제야' 공룡에 관해 알고 싶어진 늦깎이 공룡 마니아 독자를 위해 이 글을 썼다고 했고, 특별 엄선한 50여 종의 소수 정예 공룡들을 소개한다고 말했다. 이 내용을 보면 이 책이 쉽고 재미있게 쓰이긴 했지만 딱히 아이들만을 위해 만들어진 책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박력 있고 실물과 비슷하게 복원된 멋진 모습의 공룡보다는 만화라서 조금 더 친숙하고 약간은 희화화된 공룡(만화 속 공룡들은 가끔 잘난 척하기도 하고 멍청하기도 하다ㅋㅋ)들을 만나볼 수 있는 책.

책의 머리말에서 저자는 이 책을 읽으면 데이트로 공룡 특별전을 가게 된다면 무심한 듯 친절하게 공룡 상식을 말해주는 등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하고 어필하는데, 책을 처음 폈을 때는 누가 데이트하러 공룡 특별전을 가지? 라며 픽 웃어버렸는데, 책을 덮고 나니 공룡 특별전이 있다면 가고 싶어졌다. 오랜만에 공룡 덕심을 깨워주고 길러준 책이랄까. 순수하게,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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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들을 위한 시 - BTS 노래산문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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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라 그들의 노래보다 가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작가. 그러고 보니 첫 번째로 다루고 있는 노래의 제목이자 이 책의 제목에도 '시'가 등장하는 건 우연이 아닐 듯싶다. 얼마 전 나온 신간에서 유라와의 협업에 이어 BTS의 노랫말을 가지고 책을 내시는 걸 보고, 신작 출간에 대한 욕심 혹은 부지런함이 많은 작가라는 생각도 들었으나, 젊은 세대와의 교류를 즐기는 건 한결같은 성향이라고도 생각했다. 예를 들어 이번 책에서 자꾸만 호명되는 '예원이'는 『당신이 오늘은 꽃이에요』라는 책을 함께했던 김예원 작가인 듯한데, 두 사람이 함께 한 책은 시인이 40년간 집필해온 시에 당시 25살이었던 김예원 작가가 일기처럼 쓴 글을 함께 엮어 만들어진 책이었다고 한다.

노래 산문이라는 표현 자체가 낯설긴 했지만, 책의 구성은 가사집과 감상문, 그리고 일러스트가 더해진 것이었다. 일부러 목차를 보고 순서대로 노래 리스트를 만들어 해당곡을 들으면서 이 책을 읽었다. 새삼 좋았던 가사도 발견하고, 이전부터 좋아했던 노래들도 다시 듣고 보는 게 참 좋았다. 어릴 때는 좋아하는 노래 가사를 프린트해서 나만의 가사집을 만든 적도 있었는데, 그때 기억이 나면서 가사를 보며 노래를 부르거나 노랫말을 책처럼 읽는다는 게 즐거운 일이라는 걸 오랜만에 다시 느낀 것 같다.

시인의 감상문은 정말 노랫말에 집중해서, 그 안의 주인공이나 서사를 찾고 자신의 해석이나 해설을 더한다. 서사나 표현 자체에 순수하게 감탄하기도 하고, 그 내용과 비슷한 시들을 소개하기도 하고, BTS라는 그룹에 대한 이야기와 그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들의 교류에 대한 이야기도 적지 않게 등장한다. 시인의 글들은 산문이지만 입말체(구어체)로 쓰여있어서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 같기도 한데, 받는 대상은 아마도 독자이겠지만 그 대표 인물(?)로 자주 호명되는 이름은 어김없이 '예원이'다. 개인적으로는 별다른 설명도 없이 자꾸만 부르는 "예원아"가 조금 신경 쓰였다. 타인에게 쓴 편지를 잘못 받아 읽는 느낌이라 몰입이 좀 깨지는 감도 없지 않았다. 본문 곳곳에,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 그분에 대한 힌트나 이 책을 내는 과정에서 그분의 역할 등이 조금씩 드러나서 익숙해지기는 하는데 초반에는 도대체 예원이가 누군데? 하는 물음표가 머릿속에 자꾸만 떠올랐다.

예원아, BTS 가사집, 의외로 재밌고

정서적 깊이가 있고 생각할 게 많더구나.

읽으면 읽을수록 읽고 싶은 노랫말이야.

아니, 노랫말 이전에 시야​.

어쩌나! 노래가, 노랫말이,

이렇게 애상적이고, 이렇게 아름답고,

이렇게 가슴 저미도록 아파도 좋은 건지.

잠시 나는 어리둥절 눈을 감아 봐. ​

(본문 중 111p - 'Reflection' / 137p - '봄날' )

BTS의 노래는 나도 즐겨듣는 편인데 영어 가사로 된 노래들도 좋지만, 역시 한글 가사에 더 쉽게 몰입하고 공감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최근 아이돌은 그 그룹만의 세계관과 판타지 등을 갖는 경우가 흔하고, BTS의 신인시절까지 빠삭하게 알고 있는 팬들에겐 팬들만이 알고 있는 가사의 해석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은 아미가 아닌 아이돌을 잘 모르는 그냥 시인이자 작가가 바라본 가사에 대한 해석과 감상이 주를 이어서 팬들이 보기에 틀린 해석이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의 경우 노래 자체는 많이 알고 있지만, 시인의 입장에 더 가깝다고 느껴서 그냥 곡 자체의 감상, 가사에 대한 감탄 등이 난무하는 이 글이 부담 없이 읽기에 좋았다.

특히 <봄날>은 정말 좋아하는 곡인데 나태주 시인도 극찬을 아끼지 않아서 그에 공감하며 읽었다. 그리고 재미있던 본문 중 하나는 <친구>라는 노래에 쓰인 글인데 'Hello my alien / 우린 서로의 mystery / 그래서 더 특별한 걸까' 라는 노랫말에 '야, 이 외계인아. 미스터리처럼 말 안 통하는 친구야. 그래서 더 특별하고 좋았다는 거야.(280p)' 라는 통번역을 남겨주신 것ㅋㅋ 정말 생생하고 진심이 담긴 감상들이 재미있었다.





그리고 본문 곳곳에 배치된 일러스트는 노래나 가사, 글에 초점을 맞추고 그려진 건 아닌 듯한데 어김없이 7명의 소년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들이 많아서 자연스레 BTS 멤버들을 떠올리게 했다. 겉표지를 벗기면 드러나는 표지도 보라색, 본문에 실린 가사의 글자색도 보라색이라 책 곳곳에 BTS의 상징들을 넣으려고 한 노력들이 보였다. 좋은 노랫말을 감상하고, 그에 대한 조금은 독특한 감상문을 함께 나누고, 귀여운 그림도 볼 수 있었던 책. 읽다 보면 노래 부르게 만드는 책. 그리고 노래가 듣고 싶어지는 책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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