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사랑해서 태어났어
이케가와 아키라 지음, 이서은 옮김, 정원재 일러스트 / 시월의책 / 202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아기가 아직 세상 밖으로 나오기 이전의 이야기. 제목과 표지의 귀여운 그림을 보고 처음엔 그림책이라고 생각했었다. 이 책은 아이들이 부모에게 오기 전의 기억, 자신이 태어날 엄마와 아빠를 골랐던 기억, 엄마나 아빠를 선택했던 이유에 대한 인터뷰를 담은 책이다. 주변에 어린 아이가 있으면 같은 질문을 해보고 싶다. '엄마한테 오기 전 기억나?' '혹시 하늘에 있다가 왔어?' 이런 기억들은 몇 살 때까지 남아있는 걸까. 기억일까 아이들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이야기일까.





태내 기억이란 보통 엄마의 배속에 있을 때의 기억을 말한다. 우리는 그런 기억을 어느 정도 믿고 있기에 뱃속에 있는 아이에게 말을 걸고 태교음악을 들려주는 등의 행위를 하는 게 아닐까. 하지만 이 책에서 인터뷰한 아이들은 태내 기억뿐 아니라 탄생의 기억까지 가지고 있다. 엄마의 뱃속으로 들어가기 전, 자신이 엄마를 고르기 전의 기억까지 말이다. 인터뷰 대상의 아이들은 3살부터 13살 사이의 나이였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된 26살 여성이 태내 기억을 생각해냈다며 쓴 글도 실려있다. 인터뷰는 책의 저자인 산부인과 의사 이케가와 아키라 씨가 진행한 듯하고, 후반에는 아이와 엄마가 나눈 대화가 실려있기도 하다.




아이들은 하늘에서 다른 아이들과 있었던 시기, 다양하게 묘사되는 아이들이 부모에게 가기까지를 도와주는 이(천사, 요정, 하느님 등등)의 모습, 엄마 아빠를 선택한 이유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터뷰 질문 중에는 '태어남의 목적' 같은 조금 어려운 질문도 있었는데 12세 여아 요시노 사토미는 '아주 다양한 곳에 도움이 되기 위해 태어나는 듯해요'(33p)라고 답했고, 13세 남아 곤노 가쓰야는 '사명이라든지 그런 뜻을 가지고 태어나는 아이들도 적지는 않다'(42p)고 말했다. 엄마 아빠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 가족이 달라지게 하기 위해,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그중 가장 해맑고 사랑스럽고 감동적이기까지 한 대답이 바로 이 책의 제목이었다. 독특하면서도 신기한 책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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