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사마 야요이, 왜 호박을 자꾸 만드는 거야? I LOVE 아티스트
파우스토 질베르티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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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쿠사마 야요이라는 이름은 몰라도 쨍한 노란색 바탕에 까만 점이 가득 그려진 호박은 알고 있을 이들이 많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책의 제목을 참 잘 지었다고 생각했는데, 독자들에게 그 호박을 만들어낸 작가의 이름을 알려주는 동시에 그 내용이 몹시 궁금해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림책은 쿠사마 야요이가 자신에 대해 직접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전개되는데, 스스로의 예술세계나 작품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내는 식이다.(그 안에서 쿠사마 야요이의 대표적인 작품과 활동 몇몇은 드러나지만, 그에 대한 자세한 해설은 없는 편) 


일본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떠났고 다시금 고향으로 돌아와 여전히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쿠사마 야요이의 삶을 책 안에 간추려 놓았다. 쿠사마 야요이의 트레이드 마크인 빨강 단발머리와 점박이 원피스가 그대로 투영된 캐릭터를 포함해서 복잡하지 않지만 시선을 빼앗는 그림들도 인상적이었다.





<쿠사마 야요이, 왜 호박을 자꾸 만드는 거야?>는 I LOVE 아티스트 시리즈의 네 번째 책으로, 이 시리즈는 저자 질베르티가 자신의 두 아이에게 현대미술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기 위해 만들고 있다고 한다. 


시리즈의 제작 배경을 알고 나니 이 책을 미끼 혹은 교재 삼아 어른들이 읽어주면, 아이들이 현대미술의 작가와 그들의 대표작을 자연스레 배우게 되고 더욱 궁금해할 모습이 그려진다. 이런 점은 사실 어른에게도 공통사항이라 쿠사마 야요이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 읽었을 때 최소한의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그림책이라 생략되었을 작가와 작품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더 알고 싶어지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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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프트 - 고통을 옮기는 자, 개정판
조예은 지음 / 북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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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나 질병을 타인에게 옮길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와 그 능력을 '기적'이라 칭하며 이용하려는 자, 그리고 그 '기적'에 기대어 누군가의 목숨을 구하려는 자가 얽힌 이야기. 형사 '창'은 어릴 적 자신의 누이의 병이 낫는 '기적'을 보았다. 조카가 누이와 같은 병에 걸린 걸 알게 된 후 자신이 보았던 기적의 흔적을 뒤쫓다 사이비 교주의 아들 '란'을 발견하게 되는데...



  "형사님은 성함이 뭐예요?"
  "이창. 성은 이, 이름은 창."
  "신기한 이름이네요. 예뻐요. 아시다시피 제 이름은 란인데 지어준 사람 이름은 찬이에요. 둘이 합치면 찬란이라는 단어가 되죠. 저에게는 과분한 이름이고요. 형사님 말대로 저는 사람의 상처나 질병을 타인에게 옮길 수 있어요."           (본문 중 94-5p)



주인공이 가진 능력은 고통을 '옮기는 것'으로 상처나 질병을 낫게 하거나 소멸시키는 능력이 아니다. 그 맹점은 내내 주인공을 괴롭히고 기적이란 이름 뒤에서 희생자를 만들어낸다. 어린아이였던 '찬'과 '란'은 자신의 의지대로 그 능력을 사용하지 못하고, 그들을 이용해먹는 한 씨 형제의 욕심은 점점 큰 영향력을 가진 손님을 불러오게 된다.


'찬'의 죽음 이후, 시간이 흘러 청년이 된 '란'은 다시금 자신의 발목을 잡아오는 과거에서 벗어나기 애쓴다. 아동 실종사건, 몇몇의 살인사건을 필두로 추리수사극처럼 펼쳐지는 이야기 속 세상은 좁지만 촘촘하다. 누군가가 희생되어도 상관없으니 자신의 고통을 없애고자 하는 사람과 자신이 그 고통을 끌어안아도 좋으니 누군가의 고통을 없애주길 바라는 사람. 극명히 다른 두 타입의 사람을 만나는 란은 그 둘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원치 않았지만 양쪽의 바람을 모두 이루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란'은 양쪽을 모두 이해하지 못한다 말하지만 자신이 신이 아닌 것에 절망하며 괴로워하는 사람이었다. 이야기 내내 너무도 괴롭고 외로웠을 란이 물에서 나오고 난 후 부디 자신이 기댈 곳을 찾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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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청춘의 초상 - 조국의 독립에 바친 뜨거운 젊음, 한 장의 사진이 증언하는 찬란한 그 순간
장호철 지음 / 북피움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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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얼굴을 기억하는 독립운동가는 몇 명이나 될까, 근현대 인물들의 사진은 적게나마 남아있고 특히 독립운동가들이 의열 투쟁을 하기 앞서 가족들 혹은 동지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우리는 종종 보아왔다. 나이에 상관없이 많은 이들이 독립운동에 나섰지만 그들의 2,30대 청년기 모습은 또 얼마나 남아있을까. <독립운동가, 청춘의 초상>은 제목 그대로 독립운동가들의 청년 시절 사진을 찾아 보여주고 그들의 이야기를 함께 담았다.





  요즘처럼 일상에서 마음만 먹으면 어디서나 사진을 찍고 그걸 갈무리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거친 해상도에다 낡아서 여기저기 구겨지고 흠집이 있는 사진 속의 독립운동가를 바라보는 마음은 먹먹하다. 일제의 감시 대상 인물 카드 속의 사진들은 그들이 감내해야 했던 감시와 탄압의 시간을 실증하고 있으니 더욱 그렇다. (본문 중 76p) 


앳되고 해사한 얼굴 대신 어딘가 단호하고 조금은 서글퍼 보이기도 하는 표정은 그들이 겪어야 했던 녹록지 않은 역사적 상황과 스스로 마음먹은 어떠한 결단 때문일까. 책의 구성은 '1부. 돌아오지 못한 독립운동가들, 그 청춘의 초상' 과 '2부. 돌아온 독립운동가들, 그 청춘의 초상'으로 나뉘는데, 광복을 맞이한 조국으로의 귀환 여부로 인물들을 구분했다. 1부의 인물들은 사진 속 모습이 그들의 마지막 모습이거나 혹은 유일하게 남은 모습인 경우가 많아 마음이 먹먹했고, 2부에서의 인물들 중 몇몇은 '머리말'에서 저자가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중년 혹은 노년의 모습 대신 젊은 시절의 사진을 볼 수 있는 것이 새롭기도 했다.


대부분 어린 시절 학교에서 공부하며 독립운동가들의 이름과 얼굴을 익히게 된다. 어린 나이에 그들의 얼굴을 볼 때는 잘 느끼지 못했던 것 같은데, 사진 속 그들의 나이와 비슷하거나 그들의 나이를 지나버린 어른이 되어 다시 독립운동가들의 초상을 보니 그들의 젊음과 어린 모습이 더 눈에 들어오고 그래서 더 애잔해진다. 시험을 위해 배우는 독립운동은 그저 외울 것이 많아 힘들지 모르지만, 책을 통해 실제 독립운동가의 초상과 함께 한사람 한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더 많은 것이 와닿는 느낌이다.


책에서 소개되는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에는 익숙한 이름도, 낯선 이름도 꽤 있었다. 안창호, 윤봉길, 김구, 김원봉, 윤동주, 유관순, 권기옥 등등 이름과 얼굴 모두 꽤 알려진 독립운동가의 이야기와 함께 김란사, 김알렉산드라, 주세죽, 정정화 등 상대적으로 덜 기록되어왔고 덜 알려졌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도 함께 읽을 수 있어 더욱 좋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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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홀론 1~2 세트 - 전2권
제레미 오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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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과는 다른, 다크홀이 발견되고 극비리에 첫 유인 탐사가 시작된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하고 인기 있는 우주인 중 한 명인 루크 쇼는 캡틴으로 다크홀 탐사에 합류하게 되는데, 이번 탐사에 반대하는 여론을 막기 위해 공식적으로는 우주인의 탑승을 비밀로 한 사실 때문에 어린 딸에게 어디로 갈지 얼마나 걸릴지를 알리지 못한 게 못내 마음에 걸린다.



우주선의 발사와 동시에 시작된 위기는 끊임없이 루크를 덮치고, 이내 다크홀 너머의 세계 '라마'에 도착한 그는 80억 개의 지구를 보게 된다. 라마의 세계를 지배하는 가장 유력한 가설은 프로이트의 이론으로 의식과 무의식 개념이 핵심적이다. 각 지구에는 단 한 명의 의식이 있고, 그 의식적 존재가 다크홀을 통해 라마에 도착하면 그의 지구는 붕괴되고 만다. 인구수만큼의 지구가 존재하며 각 지구의 같은 존재(한 명의 의식과 수많은 무의식)들은 꿈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라마의 안내인은 이야기한다.


즉 로크는 자신이 살던 지구에서 유일한 의식적 존재였으며, 그가 다크홀을 통과함에 동시에 가족을 두고 온 그의 지구는 붕괴되었다는 것이다. 루크는 절망하지만, 그들의 설명대로라면 자신의 사랑하는 딸의 의식이 존재하는 지구가 있을 테니 라마를 탈출하여 그 지구를 찾아내 다시 딸과의 재회하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세운다.


"그러니까 내 정신이 80억 개의 지구에 널브러져 있는데, 의식은 한 군데만 있고 무의식은 나머지 79억여 개에 퍼져 있단 뜻인가요?"
"거의 근접했어요."

 (1권, 본문 중 110p)



1권에서는 라마의 독특한 세계관을 설명하고, 그 안에서의 질서를 유지하거나 권력을 취하려는 흑막 등의 인물이 나온다. 라마에 적응 기간을 거쳐 루크를 무사히 이주시키려는 안내인과 루크를 잠재적인 위험인물로 취급하며 제거하려는 이들 간의 암투가 벌어지고 라마에서의 탈주극이 주요 내용이다. 2권에서는 끊임없이 위기를 겪는 주인공이 여러 차원(지구)를 넘나들며 스릴 넘치는 모험극을 펼친다.



의식과 무의식은 진짜와 가짜가 아니고, 결국 같은 존재의 부분이자 전체인데 그 안에서의 치열한 경쟁과 힘을 가진 별개의 존재로 그려낸 세계관이 매우 독특했다. 매번 새로운 세계를 온몸으로 부딪혀 겪고 그 안에서의 일종의 규칙을 찾아내는 주인공의 기민함과 과감함 덕에 그의 여정은 늘 아슬아슬하다.(어쩌면 이게 라마인과 주인공 '루크 쇼'의 가장 큰 차이점일지도?) 


그리고 우주를 배경으로 스케일을 키워 여러 인물의 입을 통해 인간의 심리와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와중에도 루크 쇼는 단 하나의 목표에만 몰두한 점이 주인공스럽달까. 1권에 이어 2권에 가서도 새로운 설정과 변주가 계속되는 점은 조금 혼란스러울지 몰라도, 페이지가 술술 넘어가는 것만은 확실한 우주 활극. 우주과학과 심리학을 결합한 색다른 SF의 세계를 맛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나는 사실 이게 제일 궁금했어요. 하늘에 저렇게나 지구가 많은데, 왜 라마인들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1권, 본문 중 25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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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핫한 여행 : 버킷리스트 온천
고욱성 지음 / 창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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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은 것 같은데 우리나라의 온천에 관해서는 딱히 떠오르는 랜드마크가 몇 없다. 지하철 노선도만 봐도 국내에 온천이 있는 건 분명한데, 우리나라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는 곳은 어디에 있고 어떻게 즐길 수 있을까? <가장 핫한 여행: 버킷리스트 온천>은 우리나라의 대표 온천들 중 책의 저자가 직접 경험한 곳을 중심으로 소개해 주는 책이다.




첫 번째 파트인 '1. 죽기 전 가봐야 할 한국의 온천'은 여러 온천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경험 후기를 더해 본문이 쓰여있다. '머리말'에서 저자가 밝힌 대로 해당 온천시설의 내부 모습을 함부로 촬영하기 어려워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사진자료만 활용된 점은 아쉬웠지만, 권역별로 나눈 챕터가 끝날 때마다 권역별 온천지도가 제공되는 점은 좋았다.


우리나라에서 온천은 성분이나 지역의 이름을 따라 '00온천'이라는 이름을 걸고 운영되는 경우가 꽤 있지만, 온천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을 살펴보면 스파랜드, 사우나, 대중탕 등의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더 친숙하다. 호텔시설에서 온천수를 제공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대중탕, 목욕탕보다는 프라이빗 한 자쿠지, 스파 시설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에게 이 책에서 소개하는 온천은 조금 낯설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책의 두 번째 파트 '2. 온천과 목욕 이야기'도 있다. 목욕의 역사부터 온천욕의 효과를 높이는 팁까지 소소하지만 꽤 유익하고 읽기 쉬운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블로그나 SNS 등에서 볼 수 있는 사진이 잔뜩 첨부된 자세한 후기글은 아니지만, 직접 경험한 사람이 쓴 소개와 후기는 귀하다. 여행책자에서 보는 방문지 소개라기보다 온천과 목욕을 좋아하는 사람이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함께 나누고자 그동안 모아놓은 정보를 풀어놓은 것 같은 글이었다. 온천 그리고 온천 목욕이 궁금한 사람, 특히 한국의 온천 정보를 알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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