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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홀론 1~2 세트 - 전2권
제레미 오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5년 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블랙홀과는 다른, 다크홀이 발견되고 극비리에 첫 유인 탐사가 시작된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하고 인기 있는 우주인 중 한 명인 루크 쇼는 캡틴으로 다크홀 탐사에 합류하게 되는데, 이번 탐사에 반대하는 여론을 막기 위해 공식적으로는 우주인의 탑승을 비밀로 한 사실 때문에 어린 딸에게 어디로 갈지 얼마나 걸릴지를 알리지 못한 게 못내 마음에 걸린다.
우주선의 발사와 동시에 시작된 위기는 끊임없이 루크를 덮치고, 이내 다크홀 너머의 세계 '라마'에 도착한 그는 80억 개의 지구를 보게 된다. 라마의 세계를 지배하는 가장 유력한 가설은 프로이트의 이론으로 의식과 무의식 개념이 핵심적이다. 각 지구에는 단 한 명의 의식이 있고, 그 의식적 존재가 다크홀을 통해 라마에 도착하면 그의 지구는 붕괴되고 만다. 인구수만큼의 지구가 존재하며 각 지구의 같은 존재(한 명의 의식과 수많은 무의식)들은 꿈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라마의 안내인은 이야기한다.
즉 로크는 자신이 살던 지구에서 유일한 의식적 존재였으며, 그가 다크홀을 통과함에 동시에 가족을 두고 온 그의 지구는 붕괴되었다는 것이다. 루크는 절망하지만, 그들의 설명대로라면 자신의 사랑하는 딸의 의식이 존재하는 지구가 있을 테니 라마를 탈출하여 그 지구를 찾아내 다시 딸과의 재회하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세운다.
"그러니까 내 정신이 80억 개의 지구에 널브러져 있는데, 의식은 한 군데만 있고 무의식은 나머지 79억여 개에 퍼져 있단 뜻인가요?"
"거의 근접했어요."
(1권, 본문 중 110p)
1권에서는 라마의 독특한 세계관을 설명하고, 그 안에서의 질서를 유지하거나 권력을 취하려는 흑막 등의 인물이 나온다. 라마에 적응 기간을 거쳐 루크를 무사히 이주시키려는 안내인과 루크를 잠재적인 위험인물로 취급하며 제거하려는 이들 간의 암투가 벌어지고 라마에서의 탈주극이 주요 내용이다. 2권에서는 끊임없이 위기를 겪는 주인공이 여러 차원(지구)를 넘나들며 스릴 넘치는 모험극을 펼친다.
의식과 무의식은 진짜와 가짜가 아니고, 결국 같은 존재의 부분이자 전체인데 그 안에서의 치열한 경쟁과 힘을 가진 별개의 존재로 그려낸 세계관이 매우 독특했다. 매번 새로운 세계를 온몸으로 부딪혀 겪고 그 안에서의 일종의 규칙을 찾아내는 주인공의 기민함과 과감함 덕에 그의 여정은 늘 아슬아슬하다.(어쩌면 이게 라마인과 주인공 '루크 쇼'의 가장 큰 차이점일지도?)
그리고 우주를 배경으로 스케일을 키워 여러 인물의 입을 통해 인간의 심리와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와중에도 루크 쇼는 단 하나의 목표에만 몰두한 점이 주인공스럽달까. 1권에 이어 2권에 가서도 새로운 설정과 변주가 계속되는 점은 조금 혼란스러울지 몰라도, 페이지가 술술 넘어가는 것만은 확실한 우주 활극. 우주과학과 심리학을 결합한 색다른 SF의 세계를 맛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나는 사실 이게 제일 궁금했어요. 하늘에 저렇게나 지구가 많은데, 왜 라마인들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1권, 본문 중 255p)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