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랑을 걱정하지 않는다 책고래숲 9
강태운 지음 / 책고래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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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에세이는 다양한 그림들을 소개받을 수 있고, 그 그림과 화가의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또 저자의 감상법을 배우거나 감상하는 이의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어서 좋다. 그림을 감상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나는 사랑을 걱정하지 않는다>의 저자가 여는 글에 제안한 '화삼독(畵三讀)'이라는 감상법에 동했고, 본문에서 다루고 있는 그림들이 취향에 맞아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림은 세 번 읽어야 한다.

그림을 읽고,

작가와 그 시대를 읽고,

마지막으로 나를 읽는다.

(여는 글, 14-15p)



본문에서는 28가지 명화를 다룬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렘브란트, 고흐, 고갱, 폴 세잔, 프리다 칼로, 천경자, 박수근, 김환기 등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작가들의 작품이 줄지어 나온다. 에바 알머슨, 다비드 자맹 등 비교적 최근 국내에서 전시를 볼 수 있었던 화가들의 이름도 보인다. (참고로 표지의 그림은 다비드 자맹의 '사랑(Amour)'이라는 작품이고, 이 책의 제목은 이 그림에 대한 꼭지의 제목과 같다.)



본문 하나당 하나의 그림만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고, 같은 작가의 다른 그림이나 관련된 다른 작가의 그림을 더해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 개인적으론 추상에 대한 감상이 어렵고 그 그림에 대한 이야기들이 궁금했는데 은근 비중이 있어서 좋았다. 파울 클레의 작품 '황금물고기'에 대한 글인 일곱 번째 이야기는 자신의 독서법을 적용해 마무리한 마지막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본래 알고 있던 화가와 그들의 작품을 다시 보는 것도 좋았지만, 몰랐던 화가와 작품을 만나는 것도 좋았다. 70세에 처음 캔버스를 만나 죽기 직전까지 8년 동안 그림을 그렸다는 크느그와레예의 이야기나, 자연과 종교의 결합을 그리며 인간의 존재를 작게 보았던 프리드리히가 결혼 후 인물(자신의 사랑스러운 아내를 포함하여!)을 중심에 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는 무척 흥미로웠다. 28가지 작품과 28명의 화가에 대해 저자가 자신의 방법대로 써 내려간 감상을 가볍게 따라가며 자신만의 감상을 하나씩 더해가기 좋은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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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다 절교할 뻔 - 예고 없이 서로에게 스며든 책들에 대하여
구선아.박훌륭 지음 / 그래도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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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을 운영하고 열심히 읽고 쓰는 나날을 공통점으로 하는 두 분이 주고받은 편지를 다듬어 낸 책. 본래 전달에 시간이 걸리는 편지글이지만, 일상에서 메시지도 주고받고 가끔 직접 만나기도 하는 두 사람이 주고받은 편지는 그 거리감이 매우 가까워 보인다. 하지만 짧지 않은 일 년이란 시간 동안 주고받은 편지들을 모았다고 한다. 그들의 편지는 책을 매개로 채워진다. 어떤 책을 읽었고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일상이나 책방 혹은 어떤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다 떠오른 책이나 문장들은 무엇인지, 책태기를 어떻게 극복하는지 등등.


기본적으로 읽고 쓰며 사는 삶을 지향하는 분들이라 그런지 서로의 첫만남을 언급하며 조심스레 시작된 첫 편지 이후로 두 사람의 편지는 금세 활기를 띠고 수많은 책과 문장들을 언급하며 자신의 경험과 삶과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글의 종류가 마감과 분량을 정해두고 쓰는 원고가 아니라 약간의 친밀감을 더해가며 쓰이는 편지라서인지 두 사람의 글은 확실히 편해 보인다. 읽기 쉬웠고 두 사람의 일상, 취향, 생각들을 조금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책의 제목 때문에 몇몇 글들은 격렬하게 주고받는 논쟁도 있을까 살짝 기대(?) 했는데 글의 내용들은 각자의 일상과 고민으로 치열하긴 했지만 평화로웠다ㅎㅎ​





서로가 언급하는 주제와 책에 관심을 보이는 것처럼 나도 함께 그 책들에 혹해 작가와 제목들을 메모해가며 읽었다. 서로에게 남긴 질문에 마치 내가 질문은 받은 양 나의 대답을 더해 적어보기도 했다. 함께 이야기할 거리가 많은 책들을 소개해 주는 편이라, 적어둔 많은 책들을 혼자 읽는 것보다 나도 독서모임에서 친구와 함께 읽고 싶었다. (책의 맨 뒤에 '이 책에서 소개한 책들'이라는 제목으로 리스트업이 되어있으니 참고.)



10대에는 과목 중 문학을 좋아했지만 책을 찾아읽는 사람은 아니었고, 대학생이 되어서야 독서량을 늘리고 책과 도서관을 점점 더 사랑하게 되었다. 20대 이후로는 귀하다는 책 친구를 소중히 여기며 간간이 이야기를 나누는데 만족했고, 요 몇 년 사이에는 친구들을 끌어들여 독서모임을 만들었다. 책을 사이에 두지 않아도 소중하고 감사한 친구들이지만, 책을 통해 더 다양한 이야기를 끌어내고 더 깊이 있는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이 책을 보며 친구들과 주고받는 '책편지'도 무척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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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 선생님, 내일은 뭐 할 거예요? - 20년 경력 도서관 사서가 들려주는 ‘도서관 프로그램의 힘’
이연수 지음 / 니어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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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어린이 도서관에서 20년간 사서로 일하며 운영하고 참여했던 프로그램들에 대한 기록들을 정리한 책. 도서관에서 하는 프로그램하면 생각나는 것들이 있는가? 영화관람이나 작가를 초대하는 북 콘서트, 문화공연을 위주로 하는 미니 콘서트나 취미활동을 독려하는 여러 프로그램들 및 동아리활동까지 꽤 다양한 것들이 떠오른다. 나는 어릴 때보다 성인이 되어서 도서관을 더 자주 다녔고 그래서 성인들 대상으로 하는 미니 콘서트나 취미개발 프로그램들에 더 익숙하다. 하지만 가끔 이건 성인 대상으로도 수업해 줬으면 좋겠다 하고 생각해버릴 정도로 아이들을 위해서도 다양하고 유익한 프로그램들이 존재한다는 건 안다.



차례를 보면 '도서관 프로그램은 ㅇㅇ이다' 라는 제목을 달고 책은 총 4장으로 구분되어 있다. 1장은 '책'과 도서관을 중심으로 한 비교적 익숙한 내용이었고, 2장은 '사람'이 모여 공연을 완성하고 체험해 내는 활동이 많았다. 도서관에서 어떤 공연을 이용자에게 제시할 때 어떤 단체를 초정해 완성된 공연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했는데, 이용자들 중 참여자(자원활동가)를 모집하고 직접 연극(동화극, 인형극, 그림자극 등)을 준비해 무대에 올리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3장에서는 후원금 모집, 민간단체 설립 등 도서관을 배경으로 모이는 사람들이 오히려 도서관을 더 나아가고 움직이게 만들 수 있는 활동의 주역으로 활동한 예와 도서관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4장은 도서관 프로그램 참여자이자 모임의 회원이었던 지역주민들이 더 나아가 하나의 단체로 독립하거나 더 큰 역할로서 '성장'하는 이야기로, 그들이 직접 쓴 개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 책은 보고서처럼 잘 정리된 글이라기보다는, 흐름에 따라 쓰인 일기 같기도 하고 도서관 프로그램에 대한 후기 모음집 같기도 하다. 프로그램 운영자의 입장에서 배경과 기획의도, 진행과정도 놓치지 않지만 그 와중에 느꼈던 감상과 감정들에도 솔직한 글이다. 더 나아갈 점들을 찾고 이번 프로그램을 찾아 성장한 점을 꼽아보기도 한다. 이 책은 차례부터 본문까지 '도서관은 성장하는 유기체다'라는 랑가나단 도서관학 5법칙이 절로 생각나게 했다.



내가 사랑하는 도서관은 책이 많은 곳이지만, 책만 있는 곳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사서를 비롯한 도서관 직원들은 도서관이 문제없이 굴러갈 수 있도록 하고, 이용자들이 도서관을 올바른 방법으로 더 잘 이용하도록 돕는 역할을 해주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도서관마다 다른 사정과 다른 모습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아이들을 비롯한 도서관 이용자들이 도서관을 잘 활용하고 즐길 수 있도록 애쓰는 이들이 있다. 도서관 프로그램도 그 일환의 예시라고 생각한다. 물론 도서관이 잘 운영되고 즐거운 곳으로 인식되기 위해서는 이 책의 내용처럼 이용자들의 참여와 도움 역시 필요하다. 많은 이들이 더 도서관을 즐거운 곳으로 여기고 도서관과 함께 성장해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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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예대의 천재들 - 이상하고 찬란한 예술학교의 나날
니노미야 아쓰토 지음, 문기업 옮김 / 현익출판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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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예대 출신의 아내에게 들은 학교 이야기, 그리고 가끔씩 목격하게 되는 아내의 평범하지 않은(?) 행동들을 계기로 동경예대가 궁금해진 작가가 쓴 이야기들. 여는 글에서 나온 이야기만으로도 생생하고 신기한데, 내 주변에 이런 사람이 있다면 나도 그들이 궁금해질 것 같다. 예술가들 중에 괴짜가 많다던데 과연 사실일까? 예술가들을 모아두고 키워내는 예술대학은 과연 어떤 곳일까?



이 책의 저자인 니노미야 아쓰토는 '독특한 발상과 적극적인 취재'를 바탕으로 탄탄한 글을 써낸다고 하는데, 이 책의 본문 역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취재한 것을 바탕으로 한듯 대화형식이 많아 쉽게 술술 읽힌다. 동경 예대 이야기, 그리고 동경 예대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는 평범한 것도 있고 비범한 것도 확실히 많았다. 예대에는 다양한 과가 있지만 주로 미술캠과 음악캠의 이야기가 가장 많이 등장한다. 개인적으로는 여러 가지 현실적인 이유로 (아내를 포함해) 예대생들이 듬직할 수밖에 없음을 은근히 어필하는 게 재미있었다.



본문 하나하나는 길지 않지만 예대의 입학하는 과정부터 재학 중의 에피소드, 졸업 후의 행보들까지 다양한 유형의 예술가들 이야기가 가득 담겨있다. 그들에겐 일상이지만 예대생을 제외한 이들에게는 신기한 학교생활은 물론 그들이 가진 경험과 예술에 대한 생각들을 자유로이 취재한 내용을 읽다 보면 '이상하고 찬란한 예술 학교의 나날'이라는 부제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흥미 위주로 읽기에도 재미있고 예술이 가진 특유의 자유로움과 괴짜스러움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나라 예대의 모습은 이와 얼마나 다르고 얼마나 비슷할까도 궁금해졌다. 인기리에 만화로도 제작되고 있다는 데 그 만화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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킵 서핑 - 파도와 친해지는 가장 쉬운 방법
김아영 지음 / 성안당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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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마다 찾아가는 바다에 서핑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왔고 작년 휴가 때 우연히 해볼 기회가 있었으나 '다음에~'라는 미루기가 발휘되며 무산되었다. 하지만 해볼 수도 있었다-라는 미미한 접점을 시작으로 서핑이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는 걸 느꼈고 서핑에 계속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다. 궁금하지만 모르는 것 투성이인 상태에서 '서핑의 모든 것!'이라는 문구가 무척 끌렸고, 이대로면 언젠가 도전해 보겠지 하는 마음이라 내가 잘하는 '책으로 먼저 배워보기'를 시도하기 위해 <킵 서핑>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나처럼 서핑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 그리고 이제 막 서핑을 시작한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기본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말한다. 목차를 보면 chapter 대신 level이라는 단어로 표기되어 총 4개의 레벨이 준비되어 있다. 서핑을 망설이는 이유, 여러 가지 서핑 장비와 입문 강습 내용이 담긴 레벨 1, 기본동작과 안전 수칙, 서핑의 룰과 매너 등을 배울 수 있는 레벨 2, 파도에 대한 공부를 돕는 레벨 3, 다양한 서핑 기술과 국내외 서핑 스팟을 알려주는 레벨 4까지. 아직은 읽는 것뿐이지만 게임하듯 레벨 업을 목표로 쭉쭉 읽어나가는 게 재미있었다.


레벨 3, 4의 내용은 실제 서핑을 하면서 점차 숙련되고 잘 하고 싶어지는 단계에서 알면 좋을 내용들이었고, 레벨 1,2는 기본적이지만 필수적인 내용이 많이 담겨있다고 느꼈다. 글 외에도 삽화나 사진이 많이 쓰였고 QR코드로 영상도 연결되어 있어 이해를 돕는다.



프롤로그에 나온 "서핑은 라이프 스타일이 아니라 라이프를 바꾼다"(프롤로그 중 10p)는 어느 서퍼의 말이 무척 인상적이다. 직접 해봐야 느낄 수 있겠지만 삶을 바꿔버릴만한 취미라니 말만 들어도 두근두근하다. 알듯 말듯 서핑의 매력이 궁금한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서핑을 즐기는 이들이 남긴 체험담이나 에세이는 종종 보았는데 서핑에 대해 총정리된 책은 수가 많지 않다. 입문자부터 숙련자까지 알아두면 좋을 서핑에 대한 많은 이야기(국내 서핑 스팟 포함!)가 담긴 최신 버전의 책을 찾는다면 <킵 서핑>이 제격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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