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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으로 들어가기
카롤리네 발 지음, 전은경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3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
다정하고 야무진 언니 틸다와 언제나 좋은 친구인 사마라가 있지만, 이다는 쉽사리 엄마의 죽음을 극복하지 못한다. 엄마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고 자신의 집으로 오라며 언니가 사준 기차표를 사용해 갈 수 있는 가장 먼 곳으로 도망친다. 발트해 빈츠, 뤼겐이라는 섬에 도착한 이다는 비행기 모드로 쏟아지는 연락을 차단하고 이곳에 머물 궁리를 한다.
속에 담긴 것을 풀지 못해 (언니에게 배운 대로)'고함지르기'위해 뛰어다니거나, 비 오는 날 숲속을 달리고, 싸우듯이 바다에 뛰어들어 기진맥진해질 때까지 수영을 하고 텅 빈 봉지처럼 파도에 쓸려 나오기를 반복하는 이다는 정말 위태로워 보인다. 이런 위태로움을 느낀 건지 섬에서 만난 사람들은 선뜻 이다에게 다가오고 도움을 준다. 특히 크누트와 마리안네는 일자리와 빈방을 내어주며 이다의 두서없는 이야기를 들어준다. 그리고 라이프를 만나며 이다는 다시 글을 쓸수 있게 된다.

" 언니에게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다. 혼자 있고 싶으면서도 혼자 있기 싫다. 이 빌어먹을 자기 학대의 이유를 모르겠다. " (본문 중 90p)
저자는 이다의 돌발적인 행동과 위태로운 마음속을 있는 그대로 그려낸다. 앞서 뤼겐에 도착하게 된 과정을 도망이라 썼지만, 읽을수록 이건 도망이나 도피이라기 보다 정면돌파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엄마의 죽음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 상태가 되었는데 그 마음 그대로 가라앉지 않기 위해, 우연히 도달한 뤼겐이라는 곳에서 무엇이든 하고 어디에든 온몸을 부딪히고 있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쌓여온 외로움과 엄마의 죽음이 남긴 트라우마로 고통스러워하던 주인공은 여기저기 부딪혀가며 자기 자신을 마주한다. 그리고 글을 쓴다. 누군가의 죽음을 실감하는 순간과 자기 안에 생긴 상처를 회복하는 시기는 모두가 다르다. 이 소설은 그 일련의 과정을 꽤 짧은 시간 안에 자기만의 방식으로 치열하게 겪어낸 한 소녀의 이야기다. 자기 자신을 포함하여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주인공 이다에게 빠져 한 번에 읽어내기 좋은 소설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남긴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