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커튼콜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34
이근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음과모음 청소년 문학 134
봄날의 커튼콜​
이근미 장편소설
자음과모음 / 2026.9.16.

고등학교 1학년 권희는 피시방에서 아빠와 함께 저녁을 해결해요. "아빠 결혼한다." 아빠는 쫄면을 먹으며 지나가는 말처럼 툭 내뱉었어요. 엄마와 아빠는 이혼했지만 엄마가 버젓이 있는데 아빠는 어떻게 저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걸까요... 권희는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엄마 아빠랑 지희랑 다시 살 수 있을 거란 기대가 한순간에 무너져 속상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어요. 그리고 며칠 후 권희 앞에 '새엄마'가 나타났어요.

동화나 소설 속의 '새엄마'는 대개 친엄마에 비해 못된 성품을 가진 나쁜 사람이죠. 현실에서 새엄마와 엇나가는 자녀의 모습은 비일비재하고요. 하지만 권희 앞에 나타난 새엄마는 조금 다른 듯해요. 권희에게 필요한 것들을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알뜰살뜰하게, 때로는 단호하게 짚어주네요. 권희는 자신에게 천사처럼 대해주는 새엄마에게 이끌리면서도 우울증을 앓으며 지희와 둘이 살고 있는 엄마의 힘든 모습에 괴로워해요. 엄마와 살 때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네. 네.'만을 반복했던 아빠가 할머니 앞에서 새엄마 편을 드는 모습도 권희에겐 낯설고 힘들게만 느껴져요. 새엄마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며 엄마에게 미안한 마음을 느끼는 권희의 모습이 정말 안타깝게 다가왔어요.

누구나 마음에 깊은 연못을 하나씩 갖고 있는 걸까. 친구들의 사연을 듣는 것만으로 위안되고 마음이 정화되는 건 무슨 연유일까. 나도 친구들 앞에서 내 연못의 물을 길어 올려, 탁 터놓고 얘기할 수 있을까.
<봄날의 커튼콜> p. 49

"너도 더 크면 알겠지만 마음 길이란 그대로 죽 가야지 되돌아오기 힘든 길이야. 빨리 가거나 힘없이 천천히 갈 수는 있지. 그래도 그냥 앞으로만 가는 거야. 아빠하고 엄마 마음은 이미 각자의 방향으로 멀리 가 버렸어. 사람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게 마음인데, 마음을 멀리 떼어 놓고 같은 집에 사는 게 무슨 소용일까." (...)
먼 길 떠나 이미 그 길에 익숙해진 마음들, 그 마음들이 가고픈 곳으로 가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봄날의 커튼콜> p. 175

한편 권희는 친구들의 권유로 교회 뮤지컬 창작팀을 들어가게 돼요. 그동안 가족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제대로 가져본 적이 없었는데 뮤지컬 넘버의 가사를 쓰고, 노래에 연기까지 해야 한다니 막막할 뿐이었어요. 하지만 함께하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많은 것들을 깨닫게 되었어요.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던 친구들도 각자의 사연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들은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줬어요.

아이가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그것을 누릴 수 없는 권희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읽고 제 마음속에 잔잔한 물결이 일렁거리는 것을 느꼈어요. 사랑과 존중이 필요한 우리 아이들이 어른들의 못난 이기심 때문에 상처받지 않기를... 그리고 인생의 험난한 과정 안에서 단단하고 따뜻한 응원을 보내줄 수 있는 어른들이 아직은 더 많다는 것을 잊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권희와 친구들의 성장 스토리가 더 궁금하신 분들은 지금 바로 <봄날의 커튼콜>과 함께 하세요. 서툴지만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우리 아이들의 새로운 시작을 함께 응원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