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수프글. 송미경 그림. 장선환한림출판사 / 2026.5.7.오늘의 책은 <토끼가 되었어> 송미경 작가님의 신작! <당근 수프>입니다.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표지를 살펴봐요. 앞표지 뒤표지에 걸쳐 커다란 냄비에 당근 수프가 끓고 있어요. 입을 크게 벌려 하품을 하며 기지개를 켜는 토끼 한 마리도 있고요. 굵직한 선과 강렬한 색감, 쓱쓱 그려낸 듯한 터치감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네요. 제목은 <당근 수프>인데 과연 어떤 이야기일지 기대하며 첫 장을 넘겨봅니다.세상에나, 늑대가 두 마리나 등장했어요. 이름은 쿠쿠와 로이! 자루를 맞잡고 있는 요 녀석들, 늑대이긴 한데 어딘지 모르게 귀엽고 우스꽝스러운 느낌이 들어요. 뾰족한 이빨을 드러내고 있는데도요. 그런데 무얼 잡은 걸까요? 자루 바깥으로 귀가 보이네요. 토끼를 잡았나요? 궁금한 마음을 가득 안고 이야기를 만나보겠습니다.로이! 우리는 여기 이렇게 숨어 있으면 돼.저 언덕 너머로 토끼가 희끗거리며 나타날 거야.쫑긋한 귀가희고 풍성한 몸이작고 동그란 꼬리가 마침내 드러나겠지.그러면 우리는 토끼를 잡을 거야."어떻게?"우리는 여기 이렇게 숨어 있으면 돼.우리가 만들어 둔 그물에 토끼가 와서 걸릴 거야.긴 뒷다리와 꿈틀거리는 몸통이몸부림을 칠수록그물이 몸을 감쌀 거야.그때 우리가 이 자루에 토끼를 넣으면 돼."토끼를 자루에 넣다가 놓치면?"우리는 여기 이렇게 숨어 있으면 돼.여러분은 귀여움이 잔뜩 묻어나는 늑대를 본 적 있나요? 여기 풀숲에 숨어 토끼를 기다리는 로이와 쿠쿠가 있어요. 토끼가 나타나길 기다리며 둘은 토끼를 어떻게 잡을지 궁리 중이에요. "우리는 여기 이렇게 숨어 있으면 돼."라며 로이와 쿠쿠가 세운 토끼 사냥 계획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어져요. '정말 토끼가 나타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며 꼬꼬무 이야기에 빠져들어 신나게 읽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랐어요. 로이와 쿠쿠는 과연 토끼를 잡았을까요? 토끼를 기다리는 내내 둘은 토끼를 잡을 궁리에 빠져있어요. '기다림'이란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들은 그럴 새가 없어요. 끊임없이 상상하고 그다음 상황을 예측하느라 바빠요. 반복적인 글 구조와 리듬감으로 <당근 수프>를 읽는 아이들도 "그다음은요? 다음은요?"라며 이야기를 재촉했어요. 아이들의 풍부한 상상력을 자극해 주었지요.한편, <당근 수프>에서 토끼를 기다리는 로이와 쿠쿠는 인생 한가운데의 우리 모습과 닮아있다고 느꼈어요. "우리는 가만히 기다리면 돼요."라는 작가의 말처럼 우리의 인생은 '기다림의 연속'이 아닐까요. 누군가와의 만남을, 상황을. 불확실함 투성이지만 왠지 모르게 기대가 되는 그런 것들 말이에요. 인생의 모든 기다림을 함께 하는 분들과 <당근 수프>를 읽고 싶어요. 오늘, 기다림의 끝에 찾아온 무언가가 내가 예상한 것이 아니더라도 유연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아이와 어른이 함께 보기 좋은 그림책 <당근 수프>를 추천합니다!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지원받아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