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철이 고정순 그림책방 4
고정순 지음 / 길벗어린이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로봇 철이가 있었습니다."

고정순 그림책방 4
로봇 철이

글.그림 고정순
길벗어린이 / 2025.11.7.

로봇 철이는 알전구를 만드는 작은 공장에서 일합니다. 공장 사람들과 함께 올빼미 등대에 쓰이는 알전구를 만듭니다. 전구에 불이 잘 들어오는지 알아보는 일이 로봇 철이에게 맡겨진 일입니다.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위험한 일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이 바로 로봇 철이랍니다. 로봇 철이가 두 손으로 알전구를 만지면 가슴에서 불이 들어옵니다. 적당한 밝기의 알전구가 만들어지면, 사람들은 알전구를 깨끗하게 닦지요. 사람들은 로봇 철이가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어쩌면 오래전부터 조금씩 일어나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점점 알전구를 닦는 사람들의 속도가 느려지더니 알전구 하나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깨지고 말았습니다.

<옥춘당>, <난독의 계절>의 고정순 작가님! 제가 정말 애정하는 작가님의 신작 <로봇 철이>입니다. 책을 받아들고 한참을 어루만지고 펼쳐보며 행복한 시간을 가졌어요. 사각사각 연필(?)로 작업하시는 소리가 들리는듯한 상상도 했지요. 흑백으로 만들어낸 부드러움과 따뜻함은 마음 깊은 곳까지 로봇 철이를 스며들게 했어요.

알전구를 만들고, 전구에 불이 잘 들어오는지 확인하며 매일 함께 일하고, 울고, 웃었던 공장 사람들과 로봇 철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변화를 느끼지 못하지만 늘 함께하며 세월은 흘러가요. 이마의 주름은 우리가 오랜 시간을 함께한 흔적이라며 웃음 지어 보이는 사람들을 보며 로봇 철이는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요? 언제부터였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공장 사람들과 늘 함께 했던 로봇 철이는 그들의 웃음과 주름을 닮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요? 로봇 철이는 스스로 얼굴에 주름을 그립니다. 공장 사람들과 함께 살아 숨 쉬었던 그 세월을 기억하기 위해서요.

여러분에게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저에게 함께 살아간다는 것, 함께 늙는다는 것은 서로의 시간을 나누어 갖는 일이에요. 서로의 시간을 나누며 함께 기대며 사는 삶은 정말 아름다울 테니까요 영원히 잊고 싶지 않은 소중한 시간들을 얼굴에 새기며 인간답길 바랐던 로봇 철이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그렇게 제 마음속에 오래 머무를 <로봇 철이>를 추천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