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실에는 마녀가 필요해 바다로 간 달팽이 25
이시카와 히로치카 지음, 송소정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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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멘토 청소년 문학 : 바다로 간 달팽이 025
보건실에는 마녀가 필요해

이시카와 히로치카 장편 소설
송소정 옮김
북멘토 / 2025.10.24.

​오바나 제일 중학교의 민 선생. 그녀는 마녀이자 보건 교사이다. 마녀라는 정체를 숨기고 인간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 중학교 보건 교사를 직업으로 선택한다. 중학생은 초등학생 시절과 달리 어른들의 보호를 순순히 받아들이기 정말 애매하다. 마냥 어리광 부리던 어린아이도, 어른으로 나아가는 길목에 선 고등학생도 아니니까. 오바나 제일 중학교의 보건실에는 다치거나 아파서 오는 학생들 외에 고민이 있거나 꾀병을 부리는 아이들도 수시로 드나든다. 그들은 각자의 비밀을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보건실에 오가는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다루기 힘든 아이가 많다. 비뚤어진 아이거나, 제대로 인사도 하지 못하는 아이거나, 무슨 이유로 보건실에 왔는지조차 알려주지 않는 아이도 있다. 무턱대고 어리광을 부리는 아이도 적지 않다. 그렇지만 그들은 모두 어딘가 쓸쓸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아이들은 대개 누군가에게 뭔가 말하고 싶어서 보건실에 오는 거라고 굳게 믿으며 나는 끈기 있게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보건실에는 마녀가 필요해> p. 9-10

보건실의 민 선생을 찾는 아이들이 쏟아내는 고민은 다양하다. 외모에 대한 불평, 친구 관계, 부모님과의 갈등……. 민 선생은 보건 교사로서 아이들의 고민을 성심껏 들어주고 마녀로서 주술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권한다. 그녀가 처방하는 주술은 단순히 저주를 퍼붓거나 섬뜩한 의식을 치르는 것이 아니다. 마녀가 만들어 낸 주술이 만능은 아니기에 주술을 행하는 즉시 아이들의 고민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민 선생은 그녀가 만들어낸 섬세하고도 인간적인 주술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각자의 고민을 정면으로 부딪혀 이겨내며 단단한 마음과 성숙한 변화를 이끌어낸다.

사실 인간 세상에는 민 선생 외에도 많은 마녀들이 살아가고 있고 몰래 자신들이 만든 주술을 퍼트린다. 인간들이 필요로 하는 주술을 많이 퍼뜨려 인간 세상이 좀 더 살기 좋아지면 마녀로서의 평판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수년간 열리는 '일곱 마녀 결정전'에서 일곱 마녀의 자리 중 비어 있는 한자리를 위해 마녀들은 주술을 생산하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 민 선생도 당연히 결정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남모르게 훈련하고 열심히 주술을 만든다.

<보건실에는 마녀가 필요해>에서 민 선생은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마녀의 이미지와는 느낌부터 다르다. 인간 세상에 뒤섞여 살아가서 그런지 마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도덕성을 가진 인물이라고 느껴진다. 비록 일곱 마녀 중 한 사람이 되기 위한 뚜렷한 목표가 있지만 분별력 없이 무자비한 주술을 만들어 유통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마녀의 힘을 올바르게 사용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민 선생은 어쩌면 인간 세상에 꼭 필요한 존재가 아닐까? 그래서 민 선생은 마녀이자 보건 교사이다. 보건실에는 마녀가 필요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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