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어린이] 비가 내리고 풀은 자란다 / 이수연 글. 그림

비가 내리고 풀은 자란다 ㅣ 인생그림책 42
이수연 지음 / 길벗어린이 / 2025년 4월

"비 오는 날, 놀이터는 재미없지?"

"그럼 어디가 재미있는데?"

"나도 우산 없거든. 뛰어갈 건데 같이 갈래?

가는 길에 보여줄게."

"나는 심장이 콕콕거릴 때,

빗속에서 실컷 뛰면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아!"

"옷이 더러워지잖아! 봐봐, 나 지금 엉망이야."

"비가 매일 오는 것도 아닌데 좀 더러워지면 어떠냐?

우와!

하늘 좀 봐, 진짜 이상하게 생겼지?"

빗방울이 동그란 그림을 그렸다가 지우고, 또 그렸다.

인생그림책 42

비가 내리고 풀은 자란다

이수연 글.그림

길벗어린이 / 2025.4.14.

"그거 알아?

큰비가 내리고 나면,

풀은 몰라보게 키가 자란다는 거."

<비가 내리고 풀은 자란다> 중에서

비 내리는 날, 초록빛 풀내음이 가득한 그림책을 만났어요. 맑은 수채화로 표현된 비내리는 날, 숲, 나무, 풀은 더없이 청량한 느낌이에요. 주인공은 비오는 날을 좋아하지 않아요. 비가 오니 친구들과 놀던 운동장도 텅 비어있어요. 혼자 그림을 그리고 있던 아이에게 한 친구가 다가와요. 빗속을 뛰면 새로 산 흰 옷에 흙탕물이 튈까봐 걱정이 되었지만, 재미있는 곳을 알려주겠다는 그 친구를 따라 나서요.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도착한 곳은 버려진 맥주 공장 앞이었어요. 평소에 주인공이라면 절대 가지 않았을 그 곳, 어른들이 위험하다고 가지 못하게 했던 장소에서 두 아이는 친구가 되어갑니다. 친구는 아빠가 돌아가신 후 아빠 대신 찾던 이 숲에서의 이야기를 들려줘요. 친구가 되는 것은 마음대로 되지 않지만 나무에게 숨기지 않고 이야기했듯이 주인공에게도 마음을 드러내는 아이. 주인공은 그 마음에 응답하듯 담장을 함께 넘으며 그렇게 친구가 되어 가요.

두 아이가 숲에서 만난 커다란 오동나무 잎으로 비를 가리고, 신발을 벗고 흙길을 걸으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서로를 알아가는 모습은 신비스럽고 사랑스러워요. 숲길에서 뛰어 놀고, 버려진 공장의 담벼락을 넘으면서 커져만 가는 두 아이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기분도 들었어요. 조용하기만 했던 친구의 또 다른 모습, 우산 없이 비를 맞고 금지된 장소에 가게 된 주인공의 모습들을 통해 우리 친구들도 다양한 세상을 경험하고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빗방울처럼 맑고, 싱그러운 초록 향기가 나는 <비가 내리고 풀은 자란다> 함께 읽어 보세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