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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왜 이래?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287
던킨 비디 지음, 서남희 옮김 / 국민서관 / 2024년 10월
평점 :
그런 날이 있습니다. 생각대로, 계획대로, 하루 종일 일이 안 풀리는 날. 정말로 엉망진창인 그런 날이 있습니다. 그런 하루를 보내고 나면 세상은 내 편이 아닌 것처럼 실망하고 좌절합니다.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길까,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을까,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져 나갑니다.
따사로운 햇살이 가득한 날 동물 친구들과 함께 모닥불 놀이를 하기로 했지만 땔감을 모으러 가는 것부터 순탄하지 않습니다. 발에는 가시가 박히고, 머리에는 혹이 생기고, 온몸은 진흙투성이가 됩니다. 몸도 마음도 엉망진창이 되어버렸을 때 누군가에게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다면 어떨까요? 과연 오늘은 정말 엉망진창인, 나쁜 날이기만 한 건지, 그림책 <오늘 왜 이래?> 만나보겠습니다.

국민서관 그림동화 287
오늘 왜 이래?
글.그림 덩컨 비디
서남희 옮김
국민서관 / 2024.10.15


곰이 동굴 밖으로 나오자 따사로운 햇살이
얼굴을 간지럽혔어요.
곰은 기분이 무척 좋았지요.
오늘 밤 숲에서 동물 친구들과
함께 놀 거예요.
곰은 아주 중요한 일을 맡았어요.
바로 모닥불을 피우는 일 말이죠!
먼저 곰은 땔감을 찾아 나섰어요.


불 피우기에 알맞아 보이는 나무토막이 곰의 눈에 띄었어요.
그것을 줍는 순간.
아얏! 아야야야야야!!!
앞발에 뾰족한 가시가 콕 박히고 말았어요.
진짜진짜 아팠죠!
곰은 쓸만한 땔감을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녔어요.
'숲 어딘가에 괜찮은 게 분명 있을 거야.'
곰은 생각했어요. 그때 갑자기…
"나무 넘어가요!"
"콰앙!"
나무가 기울어지며
곰의 머리를 세게 내리쳤어요.


"으악! 발에는 뾰족 가시가 박히고
머리에는 커다란 혹까지 났어!
오늘 아침엔 기분 좋았는데
이게 무슨 일이람…."
곰이 훌쩍였어요.
"흑흑, 개구리야!
오늘은 정말 힘든 날이야!"
곰은 그허허헝 눈물을 터뜨렸어요.
"걱정하지 마, 곰아."
개구리가 달래 주었어요.
"하나하나 해결하자."


여러분도 하루 종일 운이 나쁜 것 같은 느낌을 받아 본 적이 있겠죠? 곰에게도 오늘 하루는 유난히 일이 안 풀리는 날이었습니다. 오늘은 진짜 안 좋은 일만 생기는 날이라고.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의 운명을, 나의 운을 탓하며 나쁜 기분으로 남은 하루를 보내야 할까요?
곰은 개구리를 찾아갑니다. 개구리는 눈물을 쏟아내는 곰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줍니다. 다그치거나 섣부르게 위로하려 하지 않고 옆에 있어줍니다. 그리곤 조심스럽게 곰에게 이야기합니다.
"때때로 아주 작은 일들이
커다란 문제처럼 생각될 때가 있지.
하지만 찬찬히 생각해 보면,
사실 그렇게까지
큰 문제들은 아니야."
<오늘 왜 이래?> 본문 중에서
박혔던 가시를 빼내고, 작아진 혹을 어루만지고, 젖었던 땔감도 말라갈 때 즈음 불평불만으로 가득 찼던 마음이 차분해지며 한결 가벼워집니다. 안 좋았던 일들을 하나씩 들여다보면 그렇게 나쁜 하루가 아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생각을 조금 바꿨을 뿐인데, 그렇게까지 엉망진창인 날이 아니었습니다. 곰의 하루는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을 보며 행복하게 마무리되었습니다.
혹시 오늘 하루가 안 풀린다고 짜증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 있을까요? 생각을 바꿔보세요. 그래도 그렇게까지 엉망진창인 날은 아니었다고.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과 함께 이겨내보겠다고. 마법처럼 남은 시간은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 거예요. <오늘 왜 이래?>의 곰처럼 말이죠.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