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개져버린
아하 지음 / 아름드리미디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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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개져버린

글.그림 아하

길벗출판사 / 2024.7.10.



"눈병이 나서 안대를 썼더니,

갑자기 아싸에서 인싸가 되어 버렸다!"



빨강 바탕의 표지가 강렬하게 다가오는 <빨개져버린>을 소개합니다. 어느 날, 주인공 '나'는 눈이 빨개져 안과에 갑니다. 실핏줄이 터져 충혈된 눈, 신경이 쓰여 안대를 착용했지만 내 모습이 영 낯설기만 합니다. 안대를 쓰고 학교에 간 첫 날, 많은 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됩니다. 비록 다른 반이지만 나의 유일한 친구는 "약간…무서운 언니 같다" 고 했고, 평소에는 관심도 없던 반 친구들은 우르르 몰려들어 온갖 질문을 쏟아냅니다. 궁금해하는 애, 걱정하는 애, 징그러워 하는 애…. 왜 다쳤는지, 얼마나 눈이 빨간지 한 번만 보여달라는 아이들의 관심이 내심 좋았던 것 같습니다.




엄마는 시력에 문제가 없어 안심한 것 같고, 아빠는 별말 없었지만 오히려 선생님, 버스 기사 아저씨, 분식집 아주머니 등 다른 어른들까지 조심하라는 말을 건넵니다. 안대 하나로 갑자기 내 존재가 멋있게 느껴집니다. 존재감 없이 살아가던 '나'에게 안대는 없어서는 안될 무언가가 되어버립니다.

시간이 흘러 어느새 나의 눈은 점점 나아졌지만 '나'는 안대를 벗지 않습니다. 안대를 쓴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는 안대에 집착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나'는 주위의 관심과 애정이 더욱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안대를 벗어보라고 시비를 건 친구와 다투게 되면서 '나'의 거짓말도 들통이 납니다.




오랜만에 받은 관심이 내심 좋았던 나는 거짓말이 들통나 안대를 벗게 되자 아쉬움과 동시에 자유로움을 느낍니다. 이 상반된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나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을까요? 언젠가 거짓말이 들킬 걸 알고 있었지만 '안대'를 벗을 수 없었던 '나'에게 정말 필요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안대 하나로 인해 받았던 따뜻한 관심과 애정을 길게 유지하고 싶었던 '나'의 마음이 너무도 이해가 갑니다. 존재감 없었던 학교 생활, 무관심한 가족들로부터 불안하고 지루한 날들을 보냈을 주인공 '나'. 새삼 '나'의 진짜 모습은 어떤지가 궁금해집니다.

물건이나 외모가 아닌 진짜 나의 모습은 어떨까? 겉으로는 한껏 반항기를 내뿜지만 관심받고 사랑받고 싶어하는 사춘기 청소년의 뒤죽박죽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감정들을 만날 수 있는 <빨개져버린> 이었습니다. 강렬한 빨강의 기억으로 나를 드러내고 싶은 '나'를 만나 보세요. 우리 아이들의 마음도 어느새 빨갛게 물들어 있지 않은지 지금 들여다보아야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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