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시작된
첫 숨의 순간처럼
나는 힘차게
숨을 내뿜었어.
그 모든 처음을 기억해."
나무자람새 그림책 17
나의 첫 숨 너의 노래
글 강그늘 | 그림 정은진
나무말미 | 2023.6.13.
내가 태어나
첫 번째 숨을 내뿜은
열대의 바다.
엄마는 내게
'첫 숨'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지.
어느 날 밤
한 번도 본 적 없는 환한 빛이
수면 위를 비추었지.
숨을 쉬러 올라가기가 무서워
몸을 웅크리자
엄마가 나를 밀어 올려 주었어.
머지않아 우리는
먼 곳으로 가는
긴 여정을 시작했지.
마침내 도착한 북극에서
처음 친구를 사귀었고
사냥하는 법도 배웠어.
모든 것이 시작된
그 모든 처음을 기억해.
모든 것이 시작된 '첫 숨'의 순간!
우리 아이들이 태어나
첫 숨을 통해 울음을 터트리던
그 순간이 생각났어요.
갓 태어난 혹등고래가
첫 숨을 쉬는 순간!
어미는 새끼에게 호흡하는 밥을
가르치기 위해,
머리와 몸으로 새끼를 수면 위까지
밀어올립니다.
혹등고래는 열대의 바다에서 태어나
엄마와 단둘이 지내면서
아름다운 유년기를 보냅니다.
머지않아 극지방으로 떠나는 긴 여정을
시작하게 되고,
마침내 도착한 북극의 바다에서
엄마를 떠나 독립할 준비를 합니다.
모든 것의 출발이였던 '첫 숨'
엄마를 떠나 혼자가 되었던 '첫 숨'
나의 아가를 위해 터트린 '첫 숨'
그 모든 소중한 순간들의 '첫 숨'은
살아가는데 힘이 되고
존재의 의미가 됩니다.
[나의 첫 숨 너의 노래]는
어린 시절부터 대양을 헤엄치는
큰 고래가 되는 상상을 즐겨하던
글 작가(강그늘)가
고래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첫 숨'에 대한 영감을 얻고
오래 전 써두었던 시에서
'고래의 숨'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합니다.
그림 작가(정은진)는
밤에는 심장 소리처럼 들려오는
고래들의 노랫소리에 이끌려
아름다운 바다와 하늘,
그리고 성장해가는 혹등고래를
그려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전체적으로 잔잔하지만
강인한 힘이 느껴지는
삶이 느껴지는 그림책입니다.
엄마 고래로부터 받은 '첫 숨'이
자기 자신을 거쳐
아기 고래에게까지 이어지는
긴 서사는 아름답기 그지 없었어요.
혹등고래의 탄생과 성장,
그 과정을 아름답게 그려낸
멋진 그림책 [나의 첫 숨 너의 노래]
바다 속을 유유히 헤엄치는
혹등고래와 함께
첫 숨의 위대함을 만나 보시길 추천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