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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라서 고마워
박일환 지음, 정지혜 그림 / 도토리숲 / 2023년 4월
평점 :
선글라스를 쓴 멋쟁이 토끼
렌즈에도 토끼들이 잔뜩이네요.
세상을 따스하게 감싸는 손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동시집을 소개해요.

박일환 동시집
토끼라서 고마워
박일환 동시
정지혜 그림
도토리숲 / 2023.4.28.
30년 동안 국어 선생님으로
아이들과 함께한 선생님 시인
박일환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
토끼라서 고마워 입니다.


시집은 총4부로 구성되어 있어요.
제1부. 볼 빨간 사과
제2부. 달나라 토끼의 외출
제3부. 내가 사는 마을
제4부. 꽃나무
재미있는 시가 한가득인 가운데
특히 2부는 토끼를 주인공으로 한
연작 동시로 구성되어 있어요.
초식동물 토끼는 약하고 겁이 많은 동물로
많이 묘사되죠.
이 세상에 강한 동물만 있다면 어떨까요?
겁 많은 토끼같은 존재도
자신의 모습 그대로 존중받으며
마음껏 뛰어다니며 살 수 있는 세상!
그것이 바로 평화로운 세상이라고
시인은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앞다투어 서로 경쟁하는 것 보다
위험에 처한 친구들에게
작은 손이라도 내밀어 줄 수 있는 세상!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며
시를 읽어봅니다.
볼 빨간 사과
나무에 주렁주렁 달려 있던 사과들이
마트 진열대로 이사를 왔더니!
왜 이렇게 비싸!
아줌마들이 들었다 놓고 그냥 간다.
마트 주인의 눈 흘김에
죄 없는 사과들의 볼이 더 빨개졌다.

토끼라서 고마워
나는 겨우 토끼야.
사자나 호랑이는 못 되고
하다 못해 너구리나 고양이도 못 되는
나는 그냥 겁 많은 토끼야.
나는 겨우 토끼야.
곰처럼 힘이 세지도 못하고
원숭이처럼 나무에도 못 올라가고
여우처럼 꾀가 많지도 않고
나는 그냥 한심한 토끼야.
그래도 나는 토끼라서 고마워.
깡충깡충 뛰어다니고
앞니로 홍당무를 갉아 먹고
두 귀를 쫑긋 세울 때
아무도 나를 무서워하지 않으니까.
토끼 보러 가자는 말은 해도
토끼를 피해 도망가자는 말은 안 하니까
누구에게나 친구가 될 수 있는
나는 토끼라서 정말 고마워.


유쾌하고 재미있는 웃음을 주기도 하고
우리 사회의 단면도 엿보며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동시집이에요.
가끔 많은 글밥에 지치거나
마음이 울적한 날에 꺼내어
한 편씩 속삭이듯 읽어본다면
정말 따스하게 감싸는 손길이 느껴질 것 같아요.

요즘 저희 아이들은 랩(RAP)에
열광하는 중인데
동시를 읽으면서도
운율을 맞추듯 라임을 맞추며
즐거워 하네요.
이토록 동시가 주는 즐거움
많은 친구들도 함께 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