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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갈 거야 ㅣ 책가방 속 그림책
진보 지음, 하비에르 사발라 그림, 구본아 옮김 / 계수나무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표지 읽기
약간은 어둡고 짙은 색의 건물에 어디론가 통하는 문 혹은 창문이 그려져 있네요. 코끼리 모양으로 보이는 연 하나가 줄에 매달려 있고, 새 두 마리는 자유로이 날아가고 있네요. 어디로 날아갈 거라고 말하는 걸까요? 몽환적이고 독특한 표지에 이끌려 책장을 넘겨 봅니다.
줄 거 리
나이 들고 몸이 불편한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집 안에서 연을 만들며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할아버지가 만든 연은 줄이 없고 벽에 걸려 있기만 합니다.

할아버지 집 처마 밑에 사는 제비는 할아버지에게 묻습니다. "할아버지는 언제 연을 날려요?"
할아버지는 그저 창 밖을 바라만 볼 뿐이었어요.

봄바람이 살랑 불어 할아버지의 연을 흔듭니다.
제비는 할아버지의 연에게 날아보라고 합니다.
"나는 줄도 없고 어떻게 나는지도 몰라."
제비는 줄이 없어도 날 수 있다며 날개를 한 번 움직여 보라고 하죠.

할아버지의 연들은 날개를 조금씩 움직여 집안을 날아다니다
창밖으로 날아 갔어요.
집 안에 있던 연이 모두 밖으로 날아갔어요.
할아버지도 연을 따라 나갔습니다.

줄이 없이 자유롭게 날아오르는 연들을 보며
할아버지도 날아올랐습니다.
"날아갈 거야."

느낀 점
할아버지와 연은 서로 닮았어요. 늙고 몸이 불편한 할아버지는 집 밖을 나갈 수 없고, 줄이 없는 연은 날수가 없어요. 그러나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고, 연의 마음을 들썩이게 합니다. 용기를 낸 연은 조금씩 움직이면서 드디어 하늘 높이 날아 오르게 됩니다. 줄이 없기에 더 자유롭고 더 높이 날아갑니다. 할아버지의 연들 뿐만 아니라 줄을 달고 나는 다른 연들에게도 줄을 끊어버리고 자유롭게 날 수 있는 용기를 줍니다. 이를 바라보기만 했던 할아버지도 자신만의 굴레에서 벗어나 하늘로 날아갑니다. 할아버지와 연은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어디까지 날아올랐을까요?
어른이든 아이든 마음 속에 많은 꿈과 희망을 품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현실의 어떤 어려움에 부딪혀 잔뜩 웅크리고 생각만 하고 살아가고 있는 거죠. 이런 꿈들은 어느날 느닷없이 누군가의 격려, 위로, 조언 등의 작은 한마디에 행동으로 이어지고 마침내 꿈을 이루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죠. 줄이 없어서 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연이 날아오르고, 줄을 달고 날던 연들은 오히려 줄을 끊고 더 높이 자유롭게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작은 용기는 큰 바람을 만나 더 큰 용기로 큰 희망으로 번져 나갈 수 있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직 초등저학년인 아이들에게는 다소 어려운 그림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어른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그림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살아가면서 꿈꾸던 많은 꿈과 희망들을 포기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꺼내어 보라는 어른들에게 주는 희망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하늘을 날아오른 할아버지 처럼 우리 자신만의 꿈을 꺼내어 보는 건 어떨까요?
중국 작가의 그림책은 처음 접해 봅니다. 독특한 색감과 그림체가 돋보입니다. 중국 작가 진보와 스페인 일러스트레이터 하비에르 사발라의 글과 그림이 잘 어우러져 현실과 상상을 적절히 표현했어요. 서로 다른 꿈을 꾸는 사람들, 서로 다른 곳을 향해 날아가는 연과 새들을 표현한 그림들이 참 독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