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편의점 : 과학, 신을 꿈꾸는 인간 편 지식 편의점
이시한 지음 / 흐름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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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무기로 서로를 죽이고 해치는 전쟁, 환경오염으로 발생하는 기후 위기와 생태계 파괴, 이로 인해 발생하는 팬데믹 등 과학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는 것 같으면서도 재앙을 불러오기도 했다. 빠른 속도로 과학이 발전하는 현재, 미래를 앞둔 우리는 과학과의 동행이 앞으로도 가능할지, 우리는 결국 어떤 삶을 바라는지 물음을 던져보아야 한다.

이 책은 인류사에 과학이 미쳤던 영향을 살펴 보며 과연 우리가 앞으로도 과학과 함께할 수 있을지 의문을 던진다. 향후 과학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이 책은 철학자들에 의해 과학의 씨앗이 싹튼 고대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신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던 중세 시대에 페스트를 겪으며 사람들은 신의 존재를 의심하게 되고, 사람들의 관심은 과학으로 옮겨 간다. 과학의 시선으로 모든 것을 보기 시작하다가 결국 과학 또한 무조건 진리가 아님을 깨달으면서 사람들은 세상을 절대적이 아닌 확률적으로 보면서 가능성이 무한한 존재라고 인식한다. 이런 흐름을 살펴봄으로써 우리는 미래의 방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나의 마음 깊숙이 파고드는 문구를 만났다. '과학은 인간성을 희생양 삼아 인간을 그다음 단계로 올려놓을 듯합니다.'(-22p) 어쩌면 우리는 인류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다른 개체를 해치는 것에 둔감해진 게 아닐까? 이는 환경오염과도 연결되는 문제이다. 과학 기술의 발전은 필연적으로 환경 오염을 유발한다고 한다. 이와 관련된 환경 문제를 처음으로 일깨운 책이 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이다. 이 책의 출간 당시 레이철 카슨은 거대 기업에게 핍박을 받았다고 한다. 그녀가 전하는 경고가 기업의 이익에 해를 가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과학(과 그로 인한 이윤)이 인간성을 희생양으로 삼는다는 말을 내게 잘 납득시켜 주었다.

우리는 과학의 영광 뒤에 있는 '그림자'에 주목해야 한다. 끝없는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혜택을 받을 미래의 우리는 정말 행복할까? AI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면 우리는 편리함보다는 여러 면에서 AI에 대체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더 느끼지 않을까?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달하는 사회에서 사라져가는 자연을 보며 위기를 느끼지는 않을까? 이 책은 비록 불편할지라도 우리가 마주하고 논의해야 할 문제를 내세운다. 과학을 통해 미래의 우리가 누릴 혜택에 집중하기보다는 그 과정에서 일어날 문제들에 대한 경각심을 우리는 가져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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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이는 블록체인 그림책 - 2023 세종도서 학술부문 추천도서 한눈에 보이는 그림책
한선관.이정원.장명현 지음 / 성안당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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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현금과 동전 같은 실물화폐에서 페이나 신용 카드 같은 전자화폐로 흐름이 바뀌었다. 이제는 전자화폐에서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의 시대를 앞두고 있다. 한때 비트코인 투자 붐이 일어나 뉴스 기사에서 이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본 적이 있었다. 나는 과거 비트코인을 화폐보다는 단순한 투자라고 생각했지만, 미래에 맞이할 디지털 시대에 대한 책을 읽으면 꼭 등장하는 게 가상화폐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처럼 점점 가상화폐가 존재감을 드러내며 블록체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나또한 디지털시대를 대비하여 가상화폐의 토대가 되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학습하고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제목처럼 블록체인 그림책이다. 블록체인의 개념과 활용 사례, 이와 관련된 컴퓨터 과학 등을 그림을 이용하여 쉽게 설명한다. 나와는 별 접점이 없는 과학, 그중에서도 컴퓨터 과학 같은 낯설고 어려운 주제를 다룬 책을 읽으려고 할 때면 방대한 글의 분량이 부담스럽게 느껴져 쉽게 독서로 옮겨지지 않는데, 이 책은 이해를 도와주는 그림이 많고 상대적으로 글은 적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설명에는 핵심 개념과 쉬운 예시를 담아 학습하는 데 전혀 부족함을 느끼지 못했다.

사카시 나카모토라는 사람이 만든 블록체인의 등장은 중앙 서버가 해킹당하면 다수의 개인정보가 유출될 위험을 가진 중앙 집중화 시스템의 문제점을 보완했다. 탈중앙화, 분산화로 설명되는 블록체인은 철저한 보안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비트코인은 거래 방식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하는 계좌 송금과는 달랐다. 이 방식에 대한 설명도 책에서 예시를 들어 설명해 주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컴퓨터 과학 부분은 내게는 낯선 원리라 어려웠다. 그러나 이 책을 반복해서 읽으면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란 확신이 들 만큼 이 책은 입문자에게 적합하다.

이 책의 머리말에서 대부분의 경제학자와 미래학자는 가상화폐가 미래의 화폐 수단으로 대체될 거라고 한다. 이런 추세와 더불어 유통, 의료, 교통 등의 분야에서 보여지는 블록체인의 활용 사례를 봤을 때,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는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준비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이 곧 디지털 시대를 맞이할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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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철학 필독서 50 - 플라톤부터 마이클 샌델까지 2500년 철학 명저 50권을 한 권에 필독서 시리즈 2
톰 버틀러 보던 지음, 이시은 옮김 / 센시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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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라고 하면 당장 현실에 필요하지도 않고 실용성 떨어지는 느낌이 가득한 것 같다. 그러나 인간과 세상이 더 좋은 쪽으로 나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더 나아가 물질의 근본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찰하며 자신만의 사상을 내세운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 철학자들이다. 우리는 이들의 생각을 살펴봄으로써 우리의 사고를 넓힐 수도 있고, 더 나아가 그들의 사상을 토대로 나만의 고유한 세계관을 구축할 수도 있을 것이다.

더 좋은 삶과 세상을 고민하던 '모든' 철학자의 생각을 살펴보는 것은 힘들다. 그러나 철학의 세계를 누리고 싶어할 독자를 위해 이 책의 저자는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방대한 양의 철학을 이 책 한 권으로 압축하였다. 이 책에서는 50명의 철학자들과 그들의 저작을 소개한다. 이 책에는 각 저작의 소개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이 수록되어 있다. 책의 뒷부분에는 본문에는 소개되지 않은 50권의 철학 명저가 소개되어 있고, 생소할 법한 철학 용어도 설명되어 있다. 철학의 안내자 역할을 충실히 하는 이 책의 구성도 너무나 좋지만, 50인 철학자들의 핵심 사상을 간략하게 요약하고 전달하는 저자의 능력 또한 대단하다. 무언가를 요약하여 설명하려면 그 내용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필수이다. 저자는 깊고 어려운 철학을 본인의 해석을 담아 독자에게 쉽게 설명해 준다.

책에는 여러 다양한 사상이 소개되지만, 내게는 벤담의 공리주의가 특히 인상 깊게 다가왔다. 공리주의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원리는 이전부터 봐왔던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해석과 설명으로 접한 공리주의의 원리는 내게 새롭게 다가왔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강조하는 공리주의자 벤담은 행복을 양적으로만 계산한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전파한 공리주의의 의의는 벤담을 계승한 공리주의자 밀을 비롯하여 많은 이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공리주의의 핵심이 인간의 본성에 반한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나는 철학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평소 여러 철학자들의 사상을 접하고 그들의 저서를 기웃거리며, 이를 바탕으로 나만의 생각을 구축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내가 아는 철학자는 매우 한정적이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다뤄지는 50명의 철학자들 중 처음 알게 된 사람들도 꽤 있었다. 과거 철학계 주류에서 벗어나 있던 탓에 현재 우리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그렇지만 많은 이에게 큰 울림을 주었던 철학자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어 기뻤다. 이 책 덕분에 내 생각의 원천은 풍부해졌다. 이를 토대로 나는 계속해서 깊이 생각하고 철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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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배우는 경제사 - 부의 절대 법칙을 탄생시킨 유럽의 결정적 순간 29,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이강희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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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과거 예술 작품에서 당대의 생활상과 특징을 파악할 수 있다. 『그림으로 배우는 세계사』는 이러한 점에 주목한 듯, 과거의 상황을 잘 드러내는 그림과 함께 경제사를 전달한다. 이 책에서는 유럽을 배경으로 경제사에 획을 그은 재화와 사건들을 살펴 본다. 이 책에서 저자는 "역사는 외형은 다를 뿐 패턴은 반복된다"고 한다. 저자는 많은 독자가 경제사에서 드러나는 패턴을 익혀 불안정한 미래 경제에 대비할 수 있는 힘을 갖출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당시 환경의 영향으로 (지금은 우리에게 너무나 평범하지만) 과거에는 귀한 대접을 받았던 물건들이 한 나라의 불안정한 경제를 일으키기도 하고, 심지어는 나라를 자본과 금융의 중심지로 만들어버리는 상황에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처럼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제한적이면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는 가격 형성의 원리, 누군가 부를 얻으면 누군가는 잃는다는 제로섬 게임의 원리에 기반하여 경제사에서는 커다란 사건들이 일어났다.

특히 청어잡이로 부를 이룬 네덜란드의 경제사는 주목할 만하다. 어업으로 부를 이루고 확장해 나가던 네덜란드는 무역을 위해 최초의 주식회사인 동인도 회사를 세운다. 또한 이때 네덜란드에서 이루어진 돈거래는 오늘날의 금융 시장에서 보여지는 모습과 매우 비슷하다고 한다.. 네덜란드 이후 영국으로 이어진 금융혁명, 그 과정에서 영국의 어두운 민낯을 보여 주었던 아편 전쟁. 경제사에서 우리는 부에 대한 갈망이 얼마나 사람을 추악하게 만드는지 또한 알 수 있다.

국제 사회에서 국가 간의 의존도가 높아지며 한치도 예상할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나는 세계 경제. 불안정한 세계 경제를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저자의 바람처럼, 경제사를 통해 미래의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힘을 가지길 바라며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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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편지 웅진 세계그림책 232
기쿠치 치키 지음, 황진희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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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상징이자 우리에게 겨울이 다가옴을 알려 주는 단풍 편지. 이 책에 등장하는 개똥지빠귀, 생쥐, 다람쥐는 건너편 산에서 온 단풍 편지를 보고는 겨울이 올 것을 기대한다. 이어서 주인공 일동은 이 산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르는 단풍잎을 찾으러 다닌다. 겨울이 올 것을 한껏 기대하며 단풍 편지를 찾으러 다니는 이들의 모습은 마치 우리가 겨울을 기대하는 것과 같아 보인다.(겨울을 싫어한다면...예외) 이들은 단풍잎을 발견하길 기대하며 빨간 색을 띠는 것을 찾아 다닌다. 하지만 버섯, 여우 등 색깔만 빨간 다른 존재들과 마주하게 된다. 그렇게 계속되는 여정 끝에 마침내 단풍잎을 발견한다! 곧이어 빨간 색으로 가득한 단풍의 향연이 주인공 일행을 맞이한다. 이들은 말한다. '단풍 편지야 고마워. 겨울이 오는 걸 알려줘서 고마워.'.

단풍잎은 우리에게 겨울이 올 것을 알려 주며 추위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이런 단풍잎의 성질을 고려해 '단풍 편지'라고 표현한 것은 참으로 기발하다. 또한 책을 읽다 보면 왠지 비슷한 글자 수가 반복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 나도 모르게 리듬을 타면서 글을 읽게 만드는 이것은 바로 운율이다! 어린 친구들과 함께 읽으며 운율감이 주는 즐거움을 함께 느끼면 너무나 좋을 것 같다. 또한 단풍잎을 찾아 다니는 주인공 일행의 여정은 우리의 동심을 불러일으킨다.

우리도 한때는 길에 수북이 쌓인 단풍을 보며 형형색색의 아름다움에 감탄했을 것이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보며 경이롭다고 느낀 적이 있었을 것이다. 코를 훌쩍거리며 차가운 눈을 어루만지고, 눈사람을 만들기도 하던 그때. 바쁜 일상에서는 그다지 와닿지 않는 형형색색 단풍의 아름다움을 음미하던 그때. 그때가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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